[팜뉴스=김응민 기자] 포스트 팬데믹 시대가 다가오면서 제약사들이 전통적인 대면 방식과 비대면이 어우러진 '하이브리드형' 영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국내 제약회사들 역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요소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인 상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아이큐비아가 최근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고객 인게이지먼트에 대한 전망을 분석해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코로나 이후 효과적인 영업·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준비해야 할 전략들을 제시하고 있는 까닭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전통적으로 제약업계에서는 영업사원이 의사 및 약사 등과 서로 얼굴을 마주보는 형태의 '대면(Face to Face)' 영업방식을 고수해왔다. 의약품은 일반 소비재와는 달리 사람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다양한 정보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사람 간의 직접적인 접촉이 제한되면서 기존 방식에 어려움이 생겼다.

실제로 아이큐비아가 2019년 4분기부터 2021년 4분기까지의 제약업계 디테일 활동을 분석한 결과, 팬데믹 초기인 2020년 1~2분기에 1:1 대면 영업은 급감한 반면 디지털 영업(1:1 원격 상담)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큐비아는 "팬데믹 초기에 대면 미팅은 제한됐지만 홍보(프로모션)의 필요성은 여전히 중요한 가치 중 하나였다. 제약사들이 디지털 영업으로의 전환을 서두른 이유"라며 "이외에도 스케줄 관리의 유연함이나 기존 방식과의 차별성 등의 요소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전했다.

주목할 점은 팬데믹 기간 동안 디지털 방식의 영업활동이 지속되면서 고객들로부터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5개 국가의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사용자 서비스 추천지수(NPS, Net Promoter Score)'를 분석한 결과, 2019년에는 비추천고객(Detractors)과 추천고객(Promoters)의 비율이 각각 35%, 29%로 집계됐다.

그러나 팬데믹이 본격화되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2021년에는 비추천고객이 22%로 감소하고 추천고객이 38%로 크게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립고객(Passives)의 비중은 36%에서 40%로 증가했다.

국내 제약업계도 이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디지털 마케팅을 비추천하는 고객의 비율은 2019년 49%에서 2021년 45%로 4%p 감소한 반면, 추천하는 고객은 17%에서 21%로 4%p 늘어났다.
 

자료: 아이큐비아
자료: 아이큐비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유럽의 주요 국가들에서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의료진들의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15분 이상 지속하는 '장시간 디지털 방문(Call)'도 팬데믹 시작 이후 증가세를 보였다.

유럽 5개국의 디지털 방문 지속시간을 살펴보니 장시간 디지털 방문의 비중은 2019년 7%에서 2021년 13%로 6%p 증가했고, 국내도 같은 기간 6%에서 16%로 10%p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자료: 아이큐비아
자료: 아이큐비아

기존에 행해지던 전통적인 대면 방식에 더해 비대면 방식까지 모두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그렇다면 제약회사들은 앞으로 다가올 '포스트 팬데믹' 시대를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야 할까.

아이큐비아는 ▲채널 믹스 ▲컨텐츠 ▲고객 중심 ▲인적자원 ▲기술력 ▲전사적 변화 등 6가지 요소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채널 믹스'의 경우, 전통적인 대면(F2F) 방식의 상호작용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의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적재적소의 방법으로 고객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디지털 채널 활용이 증가하면 대규모 현장 기반의 영업인력을 배치하는 것에 비해 홍보 비용을 낮추고 영업사원들이 더 많은 고객을 심층적으로 방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진(고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양질의 '컨텐츠'를 만들어야 하며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고객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관련성 높은 대화형 채널을 컨텐츠별로 만들어 고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코로나 이전부터 강조된 '고객 중심'의 맞춤형 전략도 강조됐다. Push 전략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고객의 입장에서는 '디지털 피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Pull 방식을 통해 고객 중심의 접근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

특히 특정 고객 유형에 따른 '페르소나(Persona, 가면)'를 생성하고 고객의 관점에서 도움이 되는 제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한데, 다양한 사용자의 유형을 대표하는 특징을 정형화(定型化)해 이에 맞는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아이큐비아는 효과적인 고객 인게이지먼트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적자원'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가 '전사적 변화'를 추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변화는 하루아침에 일어나지 않는다. 디지털 변화를 추진할 책임자를 두고 명확한 목표 설정을 해야 한다"라며 "이와 동시에 조직 전체의 디지털 역량을 확장하고 구성원들에게 디지털 기술에 대한 교육 과정을 통해 탄력성과 유연성 등을 갖추게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또한 모든 비즈니스 시스템이 연결돼 고객과의 접점 전반에 걸쳐 응집력 있는 접근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라며 "디지털 기술 인프라에 투자하는 조직은 향후 강력한 경쟁 우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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