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은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1982년 미국 위스콘신대 약리 생화학 박사(Ph.D)를 받은 이후 쉐링프라우 연구소에서 알러지·염증, 약물·약리학, 종양생물학 파트를 거치며 수석연구원으로 근무한 세계적인 신약 개발 전문가다. 

배 수석부사장의 또 다른 직업은 의약 칼럼리스트다. 한국경제 바이오인 등에서 수년 동안 약 400편의 전문 칼럼을 썼다. ’코로나19에서 사람을 살리는 Basic Story‘ 등 집필 활동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신약 개발 노하우을 미래 세대에게 전하기 위해서다. 

지난 3일, 배 수석부사장이 ‘바이오플러스 인터펙스’ 행사 현장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 청중의 이목이 쏠린 이유다. 본지가 한국바이오협회의 협조를 얻어 서울 강남 코엑스 전시홀에서 배 수석부사장에 대한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취재진과 자유로운 대화 형식으로 진행한 인터뷰 ‘上’편을 아래와 같이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배 수석부사장이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홀 전시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는 모습
배 수석부사장이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홀 전시관에서 본지와 인터뷰 하는 모습

# 한국바이오협회가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코리아 2022(BIX 2022)’ 행사에서 ‘타겟 단백질 분해와 활성’이라는 주제의 좌장을 맡았다. 좌장으로 참석한 계기가 궁금하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과 친분이 깊다. 이 부회장이 전화가 와서 부탁을 하면 딱! 하는 것이다. 협회가 원한 주제는 카티(Car-T)였지만 제가 프로탁(PROTAC·Proteolysis-targeting chimera 표적 단백질 분해 기술)을 역으로 제안했다. 

저는 바이오협회의 부탁이라면 전부 해드리고 있다.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까, 후배들에게 지식을 공유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400편이 넘는 칼럼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써왔다. 제 눈 높이로 쓰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전달하고 싶은 것이 저의 소원이고 바람이다.

# 그동안 쓰신 칼럼은 구글 검색창에서 자주 나오는 편이다. 구글 기사 검색란은 양질의 기사와 칼럼만을 가장 먼저 보여준다. 무엇보다도 “죽음의 키스, 프로탁 표적 단백질 분해하는 신개념 기술”, “프로탁이 만능 조커가 될 수 있을까?” 등의 칼럼을 보면 ‘죽음의 키스’, ‘만능 조커’ 등 색다른 비유와 특유의 키워드가 보인다. 저(기자)는 평소 칼럼을 읽으면서 배 부사장의 인문학적 소양이 상당히 깊다고 생각했다. 

제가 책을 많이 읽고 트레이닝을 받은 건 아니다. 하지만 유전자 속에 있는 것 같다. 저희 아버님이 일제시대 때 기자셨다. 

배 수석부사장이 좌장으로 참석한 행사 모습
배 수석부사장이 좌장으로 참석한 행사 모습

# 의약 칼럼을 쓸 때 ‘죽음의 키스’, ‘만능조커’ 등의 키워드를 먼저 떠올리고 시작하는가. 

사실 ‘죽음의 키스’는 사이언스지에 그림이 나왔다. 영어로 ‘Kiss of death’니까, 제가 죽음의 키스로 바꾼 것이다. 연구 논문들을 읽으면서 핵심을 간파하면 키워드가 보인다. 나이가 들어 경험을 많이 했으니 잡히는 것이다. 

칼럼을 읽은 분들이 ‘주제를 어떻게 잡느냐’고 물어보는데 저는 매일 아침마다 과학 관련 뉴스를 보면서 “오, 이 논문은 읽어봐야지”한다. 그러면서 관심이 깊은 논문을 읽는 편이다. 칼럼 주제의 대부분은 지금껏 관심이 있었고 연구를 많이 해온 주제였다. 

# 행사 현장의 좌장으로서 연사의 발표에 대해 “약동학(藥動學, pharmacokinetics, PK) 데이터를 보여달라”며 “보여주지 않으면 믿지 못하겠다”고 뼈 있는 농담을 하셨다. 굉장히 인상 깊어 보였는데 신약 개발 영역에서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우리는 evidence based(증거 기초)에 의해 판단하는 사람들이다. 누군가 이야기를 하면 이야기 자체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evidence based drug discovery(증거 기반 약물 발견)의 사고로 판단한다. 때문에 어떤 후보 물질이 신약의 가능성을 보여주려면 데이터가 중요하다. 

독자와 청중의 이해도가 높은 신약 후보 물질이라면 보통 “PK가 저렇게 좋네” 하는데 중요한 것은 데이터다. 저는 그것이 프로탁 영역에서 가장 어려운 점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발표 현장에서 데이터를 보여달라고 말한 배경이다. 제가 ‘과학은 의심이고 종교는 믿음이다’라는 주제의 글도 썼는데 과학은 의심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이후 데이터를 토대로 의심을 제거하는 것이다. 

[단독 인터뷰 下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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