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최선재 기자] 지난해 유한양행은 ‘바이오 코리아’ 행사장 1번 출입구 바로 옆에 대형 부스를 차렸다. 토종 신약 ‘렉라자’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소개했다. 대웅제약과 종근당도 부스를 통해 코로나19 치료 후보물질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와 임상 단계별 성과를 알렸다. 제약업계 거물들이 바이오 코리아 행사 현장에 참여한 덕택에 당시 상당한 이목이 쏠렸다. 

하지만 올해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대형 제약사들을 찾을 수 없었다. 정부의 거리 두기 해제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렸지만 지난해 활약했던 제약사들은 자취를 감췄다. 참가자들은 부스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표정을 지었다.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나 유한양행처럼 규모에 맞는 기업이 참여하면 확실히 시너지가 생긴다”며 “올해는 대형 제약사들이 빠져 아쉽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도 “코로나19가 엔데믹으로 전환된 시점의 첫 번째 행사인데도 움츠러든 모습이다. 영문을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바이오 기업도 다르지 않았다. 레고켐바이오, 알테오젠 등 주요 바이오 기업의 부스도 찾아볼 수 없었다. 모습을 드러낸 바이오 기업은 에이비엘바이오와 헬릭스미스, 단 두 곳뿐이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바이오코리아 2022’란 위상에 맞지 않는 모습이었단 뜻이다. 

현장을 찾은 다른 임원은 “바이오 USA 또는 JP모건 컨퍼런스와 전혀 다른 모습”이라며 “그곳에서는 글로벌 회사들이 행사를 방문한 뒤 국내사들과 수많은 소통이 오가면서 M&A나 기술 수출이 이뤄진다. 늘 그런 기대로 출국한다. 하지만 바이오코리아는 그런 유인이나 필요성이 떨어졌다. 그만큼 바이오코리아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라고 토로했다.

그렇다면 행사의 ‘위상’은 어떻게 높여야 할까. 이를 위해 주최 측은 먼저 ‘KOREA(한국)’란 키워드에 주목해야 한다. 대한민국이란 이름을 걸고 해외에 내놓는 행사인 만큼 대형 제약사의 능동적인 참여를 다시 확보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것이 위상을 회복하는 방법이다. 

주최 측이 이를 명심하지 않는다면, 주요 제약 바이오 기업들은 앞으로도 바이오 코리아가 매년 열리는 코엑스로 향할 일은 없다. 오히려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날아가 바이오 USA 등 유명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훨씬 가슴 벅차고 신날 것이다. 그곳은 세계 최고의 위상을 가진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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