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답답할 정도로 신약 개발 진척이 느린 알츠하이머 치료제 탄생에 속도가 붙을지 모를 일이다. 최근 영국에서는 새로 알츠하이머를 일으킬 유전자를 발견했다며 치료제 개발에 단초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알츠하이머 치매는 현재 과학기술로 극복할 수 없는 난제다. 뇌 속에 아밀로이드 단백질 또는 타우 단백질이 과도하게 쌓여 신경세포를 손상시킴으로써 발병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22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 김지운 연구원은 영국치매연구소(UK Dementia Research Institute)의 잠재적 알츠하이머 유발 유전자 연구를 분석했다.

해당 내용은 알츠하이머 환자 11만1326건과 대조군 67만7663건의 DNA 염기 서열을 GWAS(Genome-Wide Association Study) 메타 분석으로 잠재적 후보 유전자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알츠하이머 발병과 관련해 75개의 유전자가 확인됐고 해당 유전자는 SORT1, ADAM17, PRKD3, CR1, NCK2, BIN1, WDR12, INPP5D, MME, IDUA, RHOH, CLNK/HS3ST1, ANKH, COX7C, TNIP1, RASGEF1C, CD2AP, HAL, TREM2, HS3ST5, UMAD1, ICA1, TMEM106B, JAZF1, NME8, SEC61G, ZCWPW1/NYAP1, EPHA1, CTSB, PTK2B, CLU 등이다. 이 중 42개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유전자였다.

영국치매연구소가 확인한 유전자 75개(클릭 시 확대)
영국치매연구소가 확인한 유전자 75개(클릭 시 확대)

보고서를 보면 알츠하이머 환자 대부분 60대 중반 이후 증상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형태다. 대표적인 유전자는 APOE로 변이가 있으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는 가장 흔형태의 치매로 유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가능성은 60~80% 정도로 평가된다. 알츠하이머의 강력한 유전성을 통해 예측이나 진단 마커, 새로운 치료 타겟을 확인할 수 있다.

GWAS 메타 분석으로 확인한 새로운 유전자도 알츠하이머 유발 가능성이 점쳐졌다. 신체 면역 체계와 염증 유발 종양 괴사인자(TNF-a) 유전자가 관련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새로 발견한 유전자가 뇌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제기됐다. 뇌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microglia)'와 연관됐다. 미세아교세포는 알츠하이머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감지해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 유전자 경로를 분석(Pathway enrichment analysis)해보니 염증·면역 반응 효소인 LUBAC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고서는 "알츠하이머 예방과 치료를 위해 뇌 면역세포 기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염증유발 종양 괴사 인자인 TNF-a와 관련한 유전자 클러스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TNF-a가 아밀로이드 플라그와 타우 인산화 감소에 영향을 미친다. 이에 TNF-a를 알츠하이머 원인인 신경 전달 손실 등 퇴행성 질환 치료 표적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는 "이와 연관해 최근 알츠하이머 치료 방향은 베타아밀로이드 형성과 분해 과정 등 면역 염증 반응 억제 방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유전자 우선 순위(클릭 시 확대)
영국치매연구소가 확인한 유전자 우선 순위(클릭 시 확대)

이번 연구 결과를 중요하게 보는 이유는 유전자 변이가 알츠하이머 유발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도 "유전자는 신체 세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유전자의 작은 변화 같은 문제가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유전자 변이 확인은 알츠하이머 같은 질병 치료와 예방에 효과적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알츠하이머 유발 위험 유전자를 새로 발견한 만큼 예방과 치료를 위한 유전적 지표 활용에 기대감을 갖고 있다. 

김 연구원은 "알츠하이머의 근본적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높지만, 현재 승인된 신약이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질병 유전자 후보군을 계속 발굴하는 것은 질환 발생 위험도 예측도를 높이고 신약 개발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1월 팜뉴스와 알츠하이머 치매 관련 인터뷰를 가진 김재겸 고대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가장 현실적인 방안으로 "조기에 치매를 발견하고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아직 치매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치료제가 전부이지만 초기부터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환자의 잔존 기능 보존에 있어 효과적이기 때문에 퇴행성 질환에 의한 치매 진단은 빠른 약물치료가 좋다"고 조언했다.

현재 치매 치료에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은 콜린에스테라아제 길항제인 도네페질, 갈란타민, 리바스티그민 등이다. 약물 치료 시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정도 치매 증상 발현과 진행을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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