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약국]



"성남 산성역에 오셔서 사람들에게 전주약국을 물어보세요."

전주약국을 방문하기 위해 위치를 묻자 약국 측에서 한 대답이었다. 산성역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길가에 있는 약국이라고 추측했다.

방문하기로 한 날 산성역에 도착하자 전주약국이라는 간판은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서 이야기를 나누던 한 노인에게 전주약국의 위치를 물었다.

"저 쪽으로 내려가셔서요. 조금 올라가서 주택가로 가면 됩니다." 알려준 전주약국의 길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다.

길가에 위치해 있지도 않았고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니 전주약국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이 곳 사람들은 길 가르쳐 줄 때 전주약국을 기준으로 해서 설명해요" 전주약국은 성남 산성동의 이정표 역할을 하고 있었다.

동네 모든 가정사가 모이는 사랑방 역할



전주약국 송순애 약사가 산성동에서 약국을 개설한지 이제 28년이 되었다. 처음 12평정도로 시작되었던 약국의 크기도 25평으로 늘어났다.

"산성동에 살지는 않았어요. 처음 결혼하고 보건소 다니던 사람의 추천으로 이 곳에 약국을 개설하게 되었죠. 하지만 지금은 고향이나 마찬가지예요."

송 약사는 약국을 따라 이사를 오게 되었고 산성동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산성동은 사는 것이 그리 녹녹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곳이었다. 동네 사람들끼리, 아니면 가족끼리 싸우는 사람들이 많았고 연탄을 때던 시절일 때는 연탄가스를 맡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그때는 약국을 거의 24시간 연 것이나 마찬가지였어요. 새벽2-3시에도 사람들이 싸우고 다쳐서 약국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허다했죠."

아침 6시부터 밤 12시까지 약국문을 열었지만 새벽에 오는 불청객들로 인해 잠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았다. 그 지역에 병원과 약국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던 이유도 한 몫 했다.

그리고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이 사는 동네여서 병원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사람들의 잦은 이용때문 인지 사람들은 전주약국을 편히 드나들었다.

"동네 모든 사람들의 가정사까지 다 알아요. 약국에 와서 약만 사는 것이 아니라 고부갈등이나 법률상담까지 떨어놓죠. 의약분업 전에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저녁이라도 약을 구해 환자에게 처방

하지만 의약분업이 된 후에는 상황이 좀 변했다. 주변에 의원과 약국들이 들어서면서 단지 약만 지어가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수시로 약국을 드나들었지만 지금은 처방전이 몰리는 오후 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처음 의약분업이 된 후에는 약사회에서 제공하는 전문약으로 처방전을 준비했다. 약은 당연히 모자랐다. 하지만 환자들을 그냥 돌려보내지는 않았다. 약이 없으면 저녁이라도 약을 구해다가 환자들에게 조제해 주었다.

이런 노력때문인지 지금은 처방전에 맞게 약을 거의 구비해 놓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환자들이 동네에서 약을 지어야 한다며 처방전을 들고 오는 경우도 많다.

"같은 약이라도 아는 사람이 조제하닌까 잘 지어준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송 약사는 그동안 동네약국으로 쌓아온 인간관계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한방·건식·생식 등 매출 돌파구



의약분업 후 주변에 몇몇 약국과 의원들이 생겼지만 전주약국의 매출은 그리 줄지 않았다. 외부로부터 처방전을 들고 오는 동네 환자들이 있는 것도 원인이지만 한방, 생식과 건식 부분이 매출증대에 도움이 되었다. 거의 전체 매출의 40%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송 약사는 12년전부터 사상의학에 관심을 가졌다. 같은 관심을 가진 약사들끼리 모여 공부를 시작했다. 태양인, 태음인, 소양인, 소음인 등 4가지 체질로 나누어지는 사상의학을 케이스별로 나누어 발표하고 의견을 나눴다. 같이 모여 공부한 사람들 중에 한 지역에 한 사람이 약을 연구하고 그 부작용과 처방에 관한 내용을 교환했다.

하지만 어느 한분야 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한방, 양방, 건식 등 복합적으로 이용, 최고의 치료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을 골라서 사용했다.

"한방약은 동네 사람들에게 반응이 좋아요. 그래서 자신이 약을 지어 먹어보고 가족들을 위해 약을 지으러 오죠. 사상의학에 근거해서 체질별로 약을 지어주는 것이 효과가 있나봐요."

이를 위해 지금도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옵티마케어에서 열리는 강의와 세미나, 심포지움 등에 참석해 정보를 얻고 있다.

송 약사는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약사들에게 당부한다.

약국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공부를 하는 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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