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전북대학교 약학대학 정재훈교수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으로 대표되는 이동전화기에 편리한 앱들이 장착되면서 헬스케어 관련 앱들도 앞 다투어 소개되고 있다. 그 중에서 혈당 또는 당뇨병 관련 프로그램이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의사의 처방이나 실시간 중재가 배제된 혈당 모니터링과 당뇨병 예방 교육, 생활 방식 안내와 같은 초보적인 프로그램이 제공되다가 상업적 목적을 가진 수백 종의 고도화된 혈당 관리 또는 당뇨병 예방 앱들이 개발되어 유료 방식으로 제공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프로그램의 증가는 미국의 당뇨치료전문가 대비 당뇨 환자 수의 증가(당뇨환자 3천만명 이상/ 내분비 전문의 5천∼6천명)와 관련이 있지만, 정보 통신 기술에 바이오기술을 효과적으로 접목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의 발전에 따른 결과이다. 생명 항상성의 지속적 유지 즉,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있어서 혈당의 조절 역시 혈압의 조절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혈당 조절에 위험요소를 가진 사람들의 혈당을 상시 모니터하여 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질환 발생들을 예방하거나 앓고 있는 질병들의 증상들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컬럼에서는 사례 중심으로 혈당 관리 또는 당뇨병과 연관된 디지털치료 기술의 과학적 진전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 당뇨병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 기술 예: Prevent,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과 CBT

Omada Health가 개발한 인터넷 기반 프로그램인 “Prevent(아래 그림)”에 대하여 S. Cameron Sepah등이 2012년 4월부터 2년간 임상시험을 실시하여 그 연구 결과를 발표한 논문의 자료이다.

그림1 . Prevent의 온라인 쇼셜 네트웤의 Screenshot. [출처: Diabetes Educ. 2014, 40(4):435-443]

이 연구는 미국의 CDC DPRP(질병관리센터의 당뇨병 예방·인지 프로그램) 기준에 따라 prediabetes(전당뇨병)로 진단받은 18세 이상이면서 body mass index(BMI)가 24 kg/m2 이상인 2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초기 평균 BMI가 36.6 kg/m2였다.

10∼15명 단위로 소셜-네트워크 군을 조성하고 매주 당뇨병 예방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온라인 상담과 육체 활동, 체중 감소 활동, 체중 변화 모니터와 군별 토론을 하게 하였다. 초기 16주간 체중을 줄이기위한 핵심 과목을 이수하고 36주간 지속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적극적 중재가 12개월간 지속되었다.

실시 후 6월과 12월, 24월 후에 당화혈색소(A1c)와 체중을 측정하였다. 최종적으로 33명은 0-3개 과제를 수행하였고, 32명은 4-8개 과제를 수행하였으며 155명은 9개 이상의 과제를 수행하였다. 그에 따른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출처: J Med Internet Res. 2015,17(4):e92]

4과제 이상 프로그램 이수자들은 1년 후 체중이 평균 4.7%(SD 0.4), 2년 후 4.2%(SD 0.8) 감소하였고, 당화혈색소는 1년 후 평균 0.38%(SD 0.07), 2년 후 0.43%(SD 0.08) 감소했다. 9개 이상 프로그램 완료자는 1년 후 체중이 평균 4.9%(SD 0.5), 2년 후 4.3%(SD 0.8) 감소하였고 당화혈색소는 1년 후 0.40%(SD 0.07), 2년 후 0.46%(SD 0.08) 감소하였다.

두 그룹 간이나 1과 2년 간의 체중 감소와 당화혈색소 결과 모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프로그램 참여자들의 체중과 당화혈색소는 유의적으로 감소되었고 그 감소는 2년간 지속되었다. 매년 전당뇨병상태의 약 4%가 당뇨병으로 진전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 결과는 고무적이다. 프로그램의 접근성과 순응도를 높인다면 당뇨병 예방을 위한 매우 유효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당뇨병 치료를 위한 다수의 후보 기술들이 임상시험 중에 있다. Better Therapeutics 사는 제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한 디지털치료제로서 “BT-001”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Pivotal Trial of a Digital Therapeutic for the Treatment of Type 2 Diabetes: Open-label, randomized and controlled study)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당뇨병협회(ADA) 기준에 따라 제2형 당뇨병으로 진단받았고 BMI 25 kg/m2 이상인 18∼75세의 남녀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4월에 시작하여 내년 2월에 종료할 예정이다. 이 기술은 Better Therapeutics사가 추진해온 영양인지행동요법(Nutritional Cognitive Behavioral Therapy, nutritional-CBT)의 일환으로서 AI-feedback loop를 장착하여 식이패턴과 라이프스타일, 운동, 정신건강 등을 상호소통방식으로 지도하고 관리하여 장기적으로 당뇨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그 기초 연구는 2017년부터 시작되었고, 소규모 12주간의 연구에서 얻어진 유효한 결과가 2018년 1월 JMIR Diabetes에 발표되었다.

▶ 당뇨병 치료를 위한 기존 의약품과 디지털기술의 융합 예: 스마트인슐린펜(SIP)

인슐린 펜은 투약 시 투여량을 조절하여 간편하게 투약하기 위하여 개발된 인슐린 투약기인데, 여기에 디지털기술이 융합된 스마트 인슐린 펜이 도입되었다. 당뇨병 관리에 있어서 혈당의 모니터링과 그에 따른 적정량의 인슐린 투약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ICT기술을 접목하여 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스마트인슐린펜(SIP)이다.

SIP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디지털 투여량 캡쳐(digital dose capture)와 실시간 무선연결(real-time wireless connectivity), 혈당 감지장치와 실시간연결(real-time connectivity with glucose-sensing devices), 최적 인슐린 투여량 결정과 통합( integration with insulin-dosing decision support)이다.

과학적 근거에 기반하여 2017년 12월 “Companion InPen”이 SIP로서는 처음으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 InPen은 스마트폰앱-블루투스가 연결된 인슐린투약기로서 자동 데이터 캡쳐와 그 것에 기초한 정확한 연산기능이 핵심 원리이며, 혈당과 인슐린/탄수화물 비율, 인슐린 민감인자, 인슐린 작용기간을 알 수 있는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 David Kerr와 Hope Warshaw는 SIP의 로드맵을 아래 그림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림 2. 스마트인슐린펜의 로드맵 [출처: J. Diabetes Sci.Tech. 2021, 1932296820984490]

SIP를 환자의 당뇨관리 앱이 탑재된 스마트폰과 연동시킴으로서 단순히 혈당을 모니터링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전반적 정보에 기초하여 인슐린의 최적 투약 서비스가 진행될 수 있도록 진화하고 있다. SIP는 일차로 환자에게 개선된 안전성과 저혈당 위험성 감소, 실시간 혈당 상태, 근거기반 최적 투약 설계를 제공한다.

프로그램 제공자들은 자동으로 수집된 데이터를 재활용하고 AI의 기초자료로 활용함으로써 복잡한 당뇨병 병인의 해석과 진보된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료의 축적은 당뇨병의 예방과 치료, 관리를 위한 보건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SIP도 개인 맞춤형 최적 인슐린 요법을 지향하여 왔지만 조만간 그 범위를 넘어설 것이다.

Heinemann 등은 최근 발표한 문헌조사 기반 연구에서 SIP는 이미 당뇨병 관리의 단순화와 최적 투약 설계에 기여하였고 환자들의 신뢰와 선호도가 매우 높았으며, 환자 맞춤형 당뇨병 관리에 매우 희망적인 수단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20년 세계의 스마트인슐린펜 시장 규모가 약 1000억원이었는데 매년 11%의 성장이 예측되고 있다.

위에 예시된 두 종류의 시스템은 하나로 융합될 수 있다. Bio-와 IT의 융합 범위가 상상 이상의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다. 기본적 발상은 최적 투약을 위하여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었는데, 당뇨병 상태의 확인(진단) + 당뇨병치료제 투약 + 당뇨병의 예방과 관리를 종합적·개별적 방식으로 실시간 운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디지털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조만간 동반질환 관리와 병용약물의 최적 투약 설계로 이어질 것이다. 마치 스마트폰과 블루투수에 간단한 장치를 하나 더하면 개인맞춤형 종합 진료시스템이 설치되는 것이다.

필요한 앱이 설치된 스마트폰이 있으면 공공이 인정하고 있는 전문인에 의해 통제되던 고도의 전문성을 누구나 향유할 수 있도록 의약료를 일반화하는 세상이 오고 있다. 전 컬럼에서 제시했던 바와 같이 만성질환의 치료·관리를 위한 환자 맞춤형 디지털치료 기술이 의료 현장뿐만 아니라 각 가정으로 도입될 날이 머지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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