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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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사의 올 1분기 성적표가 공개되면서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다. 1년 넘게 지속되는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는 곳도 있는 반면,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을 받은 기업도 있는 것이 그 이유다.

팜뉴스가 지난 17일까지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28곳의 2021년 1분기 분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들의 총 매출 합계액은 5조 4917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 7444억원) 대비 14.6% 성장했고, 같은 기간 총 영업이익도 5628억원에서 8273억원으로 47%가량 증가했다.

다만, 기업별로 살펴보면 외형성장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모양새였다.
 

≫ 코로나19 '수혜 효과' 톡톡히 누린 바이오사, 셀트리온·삼바·씨젠

우선 조사기업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바이오 기업'들의 약진이었다.

지난해 매출액 1조 8491억원을 기록하며 업계 매출 '1위'를 달성한 셀트리온과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 클럽'에 합류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씨젠은 이번 1분기에도 외형성장과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했다.

특히 셀트리온은 올 1분기에 매출액 4569억원, 영업이익 2076억원을 달성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72.7% 증가한 수치이며 역대 1분기 기준 '최대 규모'다.

여기에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 등 주력 바이오시밀러 제품들의 안정적인 성장세와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및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글로벌 공략이 가속화되면서 올해는 업계 최초로 '2조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최근 모더나의 mRNA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수탁생산(CMO)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목받는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눈에 띄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매출액은 2607억원, 영업이익은 742억으로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 18.7% 증가했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상승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1분기 3공장 추정 가동률은 70% 이상이며 2분기부터는 '풀가동'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올해 실적개선은 3공장이 견인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가장 기대가 큰 부분은 4공장 관련 수주에 대한 부분"이라며 "과거에는 공장완공이 임박해서야 수주가 본격화됐지만, 그간 쌓아온 실적 덕분에 조기에 수주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4공장 수주만 조기에 확보하면 글로벌 CMO 시장에서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전통제약사 '자존심' 지킨 유한·종근당·한미

코로나19 장기화로 영업활동이 제한됐지만, 전통제약사들도 비교적 '선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이번 1분기에 매출액 3790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으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이는 OTC와 ETC, 생활건강사업부, 해외사업 부문 등 모든 주요 사업 영역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보인 것과 베링거인겔하임과 얀센, 길리어드 등으로부터 발생한 기술료 수익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종근당은 1분기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6.3% 증가한 311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18억원으로 전년 대비 15.4%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한미약품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보다 6.2% 줄어든 2703억원이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4.2% 늘어난 299억원을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의 'R&D에 대한 의지'다.

유한양행은 현재 개발 중인 3세대 EGFR TKI 치료제 '레이저티닙(렉라자)'의 글로벌 임상3상에 대한 데이터를 오는 6월에 개최되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약가 협상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올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종근당의 경우, 자가면역질환 신약후보물질 'CKD-506'이 특발성 폐섬유화증과 염증성 장질환 등에 대한 적응증으로 임상2상을 개시할 예정이며 이중항체 항암신약후보물질 'CKD-702'는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1상을 진행 중이며 대장암과 위암, 간암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글로벌 임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독감 치료제(한미플루)와 항생제 매출 감소로 타격을 입었던 한미약품은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 국내 제조 시설에 대한 FDA의 실사를 이번 5월에 진행할 예정이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롤론티스가 FDA로부터 시판허가를 획득하게 된다면, 2019년 11월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시판허가 이후 6번째 국내 개발 신약의 FDA 승인이다"라며 "이는 단순히 로열티 수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 플랜트에서 롤론티스의 원료를 생산하며 실적개선에 크게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분석했다.

≫ 실적 부진으로 '아쉬운' 성적표 받은 동아·녹십자·일동

앞서 기업들과는 다르게 부진한 실적을 보이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은 곳도 있었다.

동아에스티는 1분기 매출액 1409억, 영업이익 9억원을 기록했는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98.3% 줄어든 수치다. 특히 매출액 감소 폭은 조사대상 28곳 중에서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에 대해 동아에스티 측은 ETC 부문의 매출 감소와 임상시험 비용 및 판관비 증가가 실적 하락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녹십자는 이번 1분기에 2822억원의 매출액으로 지난해보다 8.3% 마이너스 성장했고, 영업이익도 전년보다 18.8% 줄어든 49억원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말 MSD의 HPV백신 '가다실'과 대상포진 백신 '조스타박스'의 판매 계약이 종료된 것과 남반구 국가에 공급하는 독감백신 공급 시기가 2분기로 조정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일동제약의 경우, 매출 역성장과 수익성 악화라는 '악재'가 겹쳤다. 일동제약의 1분기 매출액은 13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줄어들었고, 13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일동제약이 판매하던 위장약 '큐란'과 비만치료제 '벨빅'이 국내에서 판매 중지되며 매출이 감소한 것과, 자체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에 대한 R&D 투자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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