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뉴스=김민건 기자] "자전거 많이 타면 전립선암에 걸리지 않나요?"

코로나19로 자전거 라이딩이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이와 같은 속설이 여전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성인 남성 10명 중 7명은 자신이 검색한 정보가 맞는지조차 모르는 현실이다. 전립선암은 2018년 국내 남성 암 유발률 4위로 50대 이상 중년 남성에서 발병이 잦다.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진: 게티이미지

 

9일 팜뉴스는 국내 50대 이상 남성에서 발생이 잦은 전립선암과 이들이 취미로 즐기는 자전거 라이딩 간의 발생 연관성을 확인했다. 세간에 떠도는 ‘자전거를 오래 타면 전립선 암에 걸릴까’라는 질문에 답을 구해봤다.

가장 최근인 2020년 'Journal of Clinical Urology' 실린 연구 결과를 보면 자전거와 전립선암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연구는 남성 사이클리스트 807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는데 응답자 중 0.57%만 "전립선암을 진단받았다"고 답했다. 자전거 라이딩과 전립선암과 연관성을 찾을 수 없었다는 결과다.

이에 대해 김정현 강원대 비뇨의학과 교수는 "자전거의 딱딱하고 좁은 안장에 회음부가 직접 닿기 때문에 전립선이 자극을 받기 쉽다. 자전거를 타고 난 직후 전립선특이항원(prostate specific antigen, 이하 PSA) 검사를 시행하면 수치가 일시적으로 높게 나타날 수 있다"며 오히려 전립선염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PSA란 전립선암 진단 방법을 말한다.

김 교수는 "전립선이 압박받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혈액순환장애를 일으켜 전립선염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전립선염 환자 60%가 우울증을 앓을 정도로 중년 남성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했다.

흔한 전립선염 증상으로는 배뇨 이상과 회음부 통증 등이 있다. 통증은 회음부, 치골 혹은 방광이 있는 아랫배 등 골반 여러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잦은 소변을 비롯해 소변량이 적어지거나 소변 줄기가 약해지는 등 증상도 있다. 무엇보다 성기능 관련 증상이 있다. 조루증이 심해지고 성욕과 발기 유지능 감소, 성관계 시 통증·불편감, 사정 시 쾌감 감소 등이 있다. 이 때문에 전립선염은 우울증으로 이어진다.

국내 병리학과 의사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전거 라이딩과 전립선암 발병에 견해를 밝혔다.

이 의사는 "2015년 자전거를 타는 5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매주 3.75시간 미만으로 타는 사람보다 주당 8시간 탄 사람에게서 전립선염이 증가했다는 연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전거는 심혈관 운동 이점으로 암 사망 위험을 감소시킨다. 또 체중을 줄이면 PSA 수치가 낮아지는 만큼 체중 감량과 매 시간 간단히 걷기 등 건강한 생활 방식을 유지하는 게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PSA 수치에 대해 자전거를 타면 올라가지만 오래 앉아 일하는 사람에서도 높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PSA가 높다고 전립선암 가능성이 높은 건 아니라고 했다. 정확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론은 자전거 라이딩이 건강에 도움을 주며 전립선암보다는 전립선염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처럼 자전거와 국내 남성 암 중 유일한 사망률 증가 질환인 전립선암 발병과는 연관성이 없지만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전립선암 정보 부재, 남성 10명 중 7명 '올바른 내용' 몰라

국립암센터의 1999~2018년 암등록 추이를 보면 전립선암 발병률 증가가 두드러진다. 1999~2011년 남성의 암발생률은 연평균 1.8%씩 증가한 이후 2011~2015년 매년 감소(-3.2%)했다. 이에 반해 전립선암은 2009년까지 연평균 13.2%씩 증가했다. 2015~2018년 이후부터는 매년 6.3%라는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암등록통계와 대한비뇨기학회 등 자료를 보면 전립선암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은 90% 이상이다. 다만, 이는 비전이일 경우로 전이성 전립선암은 사망률이 증가한다. 무엇보다 조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 주요 암발생 현황
2018년 국가암등록통계 주요 암발생 현황(단위: 명, %, 명/10만 명)

 

대한비뇨의학재단·대한비뇨기종양학회가 전립선암 인식 증진을 위한 블루리본 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일환으로 국내 50대 이상 성인 남성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결과를 보면 조기진단이 어려운 현실이 드러난다.

설문 응답자 4명 중 3명은 '전립선 암 의심 시 스스로 정보를 찾아본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 10명 중 7명은 '검색한 정보가 올바른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중년 남성은 전립선암 정보를 인터넷과 모바일로 가장 많이 확인했고 이 정보를 '신뢰한다'고 답한 이는 34.4%에 불과했다.

'가장 신뢰하는 전립선암 정보 획득 채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의료 전문인(9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그러나 '최근 1년 내 의료 전문인을 통해 정보를 획득했냐'는 질문에는 단 33.6%만 답했다. 3명 중 1명 꼴이다. 특히 전립선암 초기 증상이나 가족력, 국가암검진 포함 여부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저조했다.

곽철 서울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대한비뇨기종양학회 회장)는 "우리나라 전립선암 발생률은 2018년 남성 기준 10만 명당 58명으로 서구 국가에 비하면 높다고 할 수 없다. 다만, 연평균 발생률이 매년 증가하고 남성 암 중 유일한 사망률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정보 획득 행태와 전립선암 조기 검진 인식 개선에 여전히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곽 교수는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생존율이 높고 선택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다양하다. 50대 이상 남성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조사를 진행한 관계자는 "인터넷으로 전립선암 정보를 검색하지만 정확한 정보인지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올바른 정보라고 판단하는지, 그 정보를 얼마나 받아들이는 확인했다"며 설문조사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현재 허가된 전립선암 치료제로는 뉴베카(다로루타마이드), 엑스탄디(엔잘루타마이드) 등 제품이 있다. 비급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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