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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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뉴스=김응민 기자] 올해 들어 대부분의 제약·바이오 종목들의 주가가 하락세를 기록하며 좀처럼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로 지난 1월에 이어 2월도 조정 국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2월 한 달간 코스피 의약품 지수와 코스닥 제약 지수는 각각 17조원과 5조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다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오히려 주가 상승을 이뤄내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끄는 기업이 있다.

팜뉴스는 지난 2월에 코스피 의약품 및 코스닥 제약 지수를 구성하는 종목들의 주가 수익률과 시가총액 증감률을 살펴봤다. 다만, 현재 거래정지 중인 셀루메드와 지난 2월 9일 코스닥에 상장된 원바이오젠은 조사대상에서 제외했다.

우선 ‘악재’ 속에서 주가 상승에 성공한 기업들은 조사기업 145곳 중에서 31곳으로 확인됐다. 지난 한 달간, 상장된 제약·바이오 기업 중 21%만이 ‘플러스(+)’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군계일학’ 중에서도 가장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메디톡스로 확인됐다.

메디톡스의 주가는 지난 2월 1일 12만 9000원에서 2월 26일 20만 2000원으로 상승하며 55.6%(7만 3000원↑)의 주가수익률을 기록했다. 회사의 시가총액 역시 이 기간에 7710억원에서 1조 2074억원으로 4300억원 넘게 증가했다.

이 같은 높은 주가상승률에는 대웅제약과 수년간 이어오던 ‘보톡스 전쟁’이 일단락된 것이 그 배경에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2월 19일(현지시간)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인 에볼루스는 보톡스균 도용을 둘러싼 지식 재산권 소송에 대해 합의하고, 메디톡스·앨러간(메디톡스의 미국 파트너사)과 3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에볼루스로부터 합의금 3500만달러(약 386억원)와 판매 로열티를 받고 미국에서 나보타 판매를 재개하는 데 합의했으며, 수년간 미국에서 이어오던 보톡스 균주 분쟁이 일단락됐다.

미국 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해소되자 주가는 즉각 우상향 그래프를 그렸다. 합의 발표가 난 다음 거래일인 22일 메디톡스의 주가는 30%(4만 5600원↑)가 오르며 상한가를 기록한 것.

증권가에서는 이번 합의가 약 1500억원에 잠재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합의로 메디톡스는 상당한 수준의 실익을 챙길 수 있을 것”이라며 “나보타 매출이 2021년 추정지만큼 발생한다면, 6%의 로열티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약 500만 달러의 기술료를 수령하게 될 것이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의 가치는 약 1490억원으로 계산되며, 메디톡스의 목표 주가도 종전 40만원에서 42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으로 높은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동구바이오제약으로 집계됐다.

동구바이오제약의 2월 1일 주가는 2만 3550원에서 26일 3만 6050원으로 53.1%(1만 2500원↑)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역시 2261억원에서 3462억원으로 1200억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회사가 상장 후 처음으로 실시하는 ‘무상증자’가 이번 주가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동구바이오제약은 지난 2월 15일, 보통주 1주당 신주 2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일반적으로 1주 이하를 발행하는 기존의 사례와는 달리, 이번 무상증자는 주당 2주의 대규모 신주발행으로 진행하며, 신주배정기준일은 3월 3일, 신주상장예정일은 오는 4월 5일이다.

이번 무상증자로 총 1886만주의 신주가 발행돼 동구바이오제약의 총 주식수는 2846만주가 되며, 신주발행에 소요되는 신주발행대금은 자본잉여금 94억원을 통해 자본 전입된다.

동구바이오제약 측은 “회사의 실적과 투자 성과, 미래 성장성 등을 고려했을 때 동구바이오제약은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라며 “이번 무상증자를 통해 더 많은 주주에게 회사를 소개하고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주주와 함께 발전하는 기업이 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부광약품의 주가수익률도 눈에 띄었다. 코스피 의약품 종목 중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수익률을 낸 것이다.

부광약품의 2월 1일 주가는 2만 2700원에서 26일 2만 7850원으로 22.7%(5150원↑)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1조 4718억원에서 3339억원 증가한 1조 8057억원으로 늘어났다.

이러한 주가 상승에는 회사가 개발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레보비르’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부광약품은 레보비르에 대한 임상2상 투약 및 관찰을 종료했으며, 데이터 정리와 분석만 남겨둔 것으로 확인됐다. 레보비르는 부광약품이 지난 2006년에 식약처로부터 B형간염 치료제로 판매 허가받은 항바이러스제다.

이 같은 소식에 주식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2월 마지막 거래일을 상한가로 장식한 것.

이외에도 젠큐릭스 23.5%(4100원↑), 지놈앤컴퍼니 18.9%(9700원↑), 이수앱지스 16.1%(1130원↑), 휴메딕스 11.6%(2400원↑), 한국비엔씨 11.1%(870원↑), 나이벡 10.4%(3400원↑), 현대약품 9.7%(690원↑), 화일약품 9.1%(1100원↑) 등의 순으로 주가수익률이 높았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조사기업 중에서 주가하락률이 가장 컸던 종목은 한올바이오파마로 확인됐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월 한 달 사이에 주가가 32.3%가 떨어졌는데, 이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후보물질 ‘HL161’의 임상중단에 따른 충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파트너사인 이뮤노반트는 갑상선안병증(TED) 임상 2b상에서 ‘IMVT-1401’을 투약한 환자의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콜레스테롤(LDL) 수치가 상승해 임상을 일시 중지한다고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밝혔다. IMVT-1401은 한올바이오파마가 HL161이란 이름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임상중단 소식에 3만원 초반대를 형성하던 회사의 주가는 지난 2월 3일 23.71%(7600원↓) 급락했고 1달째 충격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한올바이오파마는 지난 2월 4일, “이뮤노반트는 이른 시일 내에 임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해당 원인을 취합해 분석할 예정이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임상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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