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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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을 놓고 연이어 손발을 맞추지 못하고 있다. 여권에서는 백신의 효율적 접종을 위해 필요한 특수 주사기는 국내 생산 중이라고 자화자찬했지만, 정작 중요한 화이자 백신은 아직도 코백스 퍼실리티 물량을 제외하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허가했지만, 질병관리청이 15일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보류한다고 발표하면서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전문가는 대안이 마땅찮은 상황에서 고위험군인 고령자에게 백신 접종을 허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후보인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14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앞두고 최소 잔량 특수 주사기에 대한 해외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은 “미국에서는 이미 1억8000만 개 주사기 주문이 들어왔고, 일본에서도 7500만 개를 요청했다”며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아마 질병청에서 이 주사기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일본에서는 이 특수 주사기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일본은 17일부터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고 14일 발표했는데, 문제는 최소 잔량 특수 주사기 물량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최대 1200만 명분의 백신이 폐기 위기에 놓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도 박 전 장관의 말처럼 자화자찬할 만한 형편은 아니다. 정작 가장 중요한 화이자 백신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까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제외하면 화이자‧모더나 등 현재 여러 국가에서 접종 중인 백신이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물론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들어오는 5만8500명 분(11만7000도즈)에 대한 식약처의 특례승인은 완료됐지만, 화이자와 계약한 1000만 명분과 모더나와 계약한 2000만 명분의 물량은 언제 들어올지 여전히 미지수다. 특히 모더나의 경우 여전히 심사도 시작하지 않은 상황이다.

엇박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질병청이 다음 주 접종을 개시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접종을 잠정 보류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주 식약처가 고령자 접종을 허가한 것에 상반하는 행보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브리핑을 통해 “65세 이상을 미루게 돼 방역당국 입장에서도 안타깝다”며 “사망률이 높고 중증도 많은 고위험군에 1차적으로 접종하는게 맞지만, 백신에 대한 신뢰‧수용성 부분을 일부 고려해 더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접종하는 게 맞다고 판단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10일 식약처 최종점검위원회의 결과와는 상반된 행보다. 식약처는 검증자문단‧중앙약사심의위원회‧최종점검위원회 등 3단계 자문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65세 이상에게 접종할 것을 허용했다. 물론 발표 당시 ‘질병청 예방접종위원회에서 논의 후 결정한다’는 단서를 달기는 했지만, 식약처가 삼중 자문을 통해 결정한 결과를 질병청이 뒤집은 셈이다.

학계는 다른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접종해야 할 고령층이 접종하지 못하게 된 데 따른 아쉬움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백신 전문가는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코백스 퍼실리티로 들어오는 소량의 화이자 백신을 제외하면 다른 백신은 언제 들어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물론 코백스 퍼실리티로 들여오는 화이자 백신을 대안으로 활용할 수도 있지만, 그 물량이 넉넉하지는 않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백신 접종이 가장 시급한 고연령층에 대한 접종을 보류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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