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엔지켐생명과학 CI

국내 제약사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높은 벽을 뚫어냈다. 엔지캠생명과학과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등 공동 연구팀의 연구가 NASA 연구비 지원을 받는 데 성공한 것이다. 엔지캠생명과학의 신약후보물질 ‘EC-18’은 코로나19 임상2상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에는 NASA로부터 우주 질환용 신약 후보로 주목받으면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초 NASA가 공고한 ‘우주방사선 방어·치료제 개발 사업’에 자사 개발 면역조절제인 EC-18을 활용한 연구가 선정됐다고 26일 발표했다. 엔지캠생명과학 측에 따르면, NASA의 이번 사업에는 총 66개 팀이 지원했고, 이들 중 8개 연구만이 사업에 최종 선정돼 지원금을 받는다. NASA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업으로 선정된 8개 기관에 1~4년간 약 480만 달러의 연구비가 투입된다.

EC-18은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 중인 면역조절제로, 항암·항염증·감염병 예방 및 치료 등이 기대되는 물질이다. 녹용 내 약 0.002%가량 존재하는 지질성분의 저분자화합물인 PLAG(1-Palmitoyl-2-Linoleoyl-3-Aceltyl-rac-Glycerol)를 인공적으로 합성한 것으로, 경구 투여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EC-18의 주요 역할은 유형인식수용체 세포 내 재순환 촉진제(PETA)로 작용해 염증을 해소하고 세포 손상을 막아 면역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EC-18은 세포 내에서 유미입자(chylomicron)를 형성해 G-단백질 결합 수용체의 일종인 PLACR의 리간드로 기능한다. 이후 CD-14 발현을 상향 조절하고 엔도솜(endosome) 매개 신호를 통해 톨유사수용체 TLR4와 같은 유형인식수용체의 세포 내 이입을 가속화한다. 이를 통해 염증성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발현을 하향 조절하고 호중구(neutrophil) 침윤과 세포 손상을 막는다.

엔지캠생명과학은 이번 사업을 위해 셰릴 니커슨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바이오디자인 연구소 교수와 손을 잡았다. 연구 주제는 우주방사선 치료를 위한 ‘3D 생체모방 인간조직 모델을 이용한 우주 비행 아날로그 배양 살모넬라 감염에 대한 저선량 방사선 및 방사선 대책의 영향’으로, EC-18을 활용해 우주방사선 및 살모넬라균 감염으로 인한 장 조식 손상 및 염증에 대한 치료제로서 효능을 확인하는 연구다.

엔지캠생명과학은 그동안 미국국립보건원(NIH)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EC-18이 급성방사선증후군으로 인한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다는 사실을 미국 방사선학회에 지난해 10월 발표한 바 있다. 엔지캠생명과학은 현재 EC-18에 대한 급성방사선증후군 예방 및 치료에 대한 글로벌 특허도 출원했다.

엔지캠생명과학과 니커슨 교수의 공동 연구팀은 이번 사업으로 1년간 상당한 수준의 연구비를 지원받게 된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우리 연구사업의 경우 NASA가 연구비를 1년 동안 지원한다”며 “1년간 지원받는 연구비를 토대로 NASA에 제출한 계획에 맞춰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엔지캠생명과학은 EC-18에 대해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물질과 세계 최초 우주 방사선질환 치료제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것.

엔지캠생명과학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EC-18에 대한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이미 2상에 참가할 환자 모집은 마쳤고, 이제 투약 및 데이터 정리만 남은 상황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EC-18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바이러스 작용과 사이토카인 폭풍 같은 과도한 면역반응을 막는 항염증작용을 동시에 발휘한다”며 “이번 임상2상에서는 환자를 모집하면서 동시에 투약을 진행했고, 마지막으로 모집한 인원들도 다음 주 중에는 투약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 정리 및 분석에는 약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빠르면 2월 말에서 늦어도 3월 초까지는 EC-18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진정 효과가 있는지 확인해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결과 분석이 나오는 대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즉시 긴급사용승인 또는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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