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정재훈교수 (삼육대학교 융합연구센터장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
사진. 정재훈교수 (삼육대학교 융합연구센터장 (재)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 전문교육원장)

피부의 염증은 알러지성피부염과, 접촉성피부염, 건선, 여드름, 피부경화증, 피부근염 등과 같이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병리적 신호 전달은 매우 복잡하며 관여하는 인자들과 세포들 역시 혈소판과 림프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각질세포, cytokines, chemokines, growth factors 등과 같은 매우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아토피성 피부염은 치료가 어려운 만성질환이다. 2020년 7월 중증아토피성피부염에 신규 질병코드 L20.85를 부여하였고, 이 질환을 올해는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 및 중증난치성 질환으로 분류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21년 1월 1일부터 적정치료를 보장하기 위하여 산정특례 대상 희귀질환 및 중증난치질환을 확대했다.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되면 질환의 치료시 본인부담률이 기존의 입원 20%와 외래 30~60%에서 10%로 낮아진다.

대표적인 중증 아토피피부염 치료제로 interleukin-4 수용체를 무력화하는 단일클론항체인 ‘Duplimab(DupixentⓇ)’이 있지만 그 비용이 매우 비싼데, 산정특례 대상 확대에 따라 많은 환자들이 혜택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다수의 환자들은 기존 약물에 적절하게 반응하지 않고,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대마를 사용하는 나라들에선 의료 또는 비의료 환경에서 대마를 사용하고 있다.

이전 컬럼들에서 대마가 염증 반응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들은 이미 소개되었는데, 이번 컬럼에선 피부 염증에서 대마의 사용 가능성에 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피부에서 칸나비노이드의 기능

Eagelston 등은 2018년 발표한 고찰 논문에서 대마 추출물 또는 성분들이 시험관 또는 실험동물 모델에서 여드름과 알레르기성 접촉성피부염, 건성피부염, 아토피성피부염, 땀샘염, 카포시육종, 건선, 가려움증 등에 유효함을 정리하였다.

여러 연구에서 아토피성 피부염에서 칸나비노이드(CB)들이 내인성 카나비노이드(eCB)인 fatty acid amidehydrolase (FAAH)와 같은 anandamide 대사효소 들의 활성을 억제하여 eCB의 활성을 높이거나 CB2-수용체를 활성화하거나 염증싸이토카인의 생성을 억제함이 보고되었다.

Palmieri 등은 2019년 염증성 피부질환에 대한 CBD-연고의 임상적 치료효능을 보고하였다. 피부염증이 있는 20명의 지원자에게 대마 추출물에서 의존 등의 위험요소인 THC를 제거하고 대신에 CBD의 함유량을 높인 연고를 1일 2회 3개월간 도포한 후 그 결과를 분석한 결과, 보습과 피부 탄력성, 염증 증상들이 개선되었으며 피부 문제로 발생했던 삶의 질의 저하를 향상하였다.

피부에 CB를 도포하는 방식은 염증 부위에 유효하게 작용하면서 CB의 혈중 농도 증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연구자들은 주장하였다. Giacoppo 등은 EAE-처리 C57BL/6 생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CBD 1% 함유 크림이 도포 조직의 iNOS 발현을 감소시켜서 산화성 스트레스를 줄이고 항염 작용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Gaffal 등도 아토피성피부염 생쥐 모델을 활용한 시험에서 CBD가 IgE와 IgG 양과 면역세포의 침투를 감소시켜서 알레르기 반응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CB는 CB1-과 CB2-수용체 또는 다른 기전을 통하여 피부 상피세포와 각질형성세포, 멜라닌세포, 피지선 세포, 기타 면역세포의 항상성 조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eCB가 CB1-과 CB2-수용체와 상관없이 PPAR-γ와 GPR55에 작용하여 각질형성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였고 in vitro 시험에서 CB가 림프구의 증식을 억제하였다.

이처럼 CB는 용량에 따라 다양한 기전으로 피부염증의 발현과 진행의 억제에 관여할 수 있다. 2009년 Bíród와 2020년 Marks가 제시했던 피부염증에 대한 CB의 작용에 대한 설명을 아래 그림에 다시 정리하였다.

피부 염증에 대한 칸나비노이드의 작용

▶다양한 피부염증 질환에서 CBE를 포함한 칸나비노이드들의 작용

In vitro시험에서 CBD는 단핵구세포주성 단백-2(MCP-2) chemokine과 염증유발 cytokine(IL-6, IL-8, IL-17, TNF-α)을 억제하여 세포독성 없이 알러지성접촉성피부염의 염증 반응을 감소시켰다.

비장세포를 이용한 in vitro 시험에서 CBD는 T-와 B-세포 매개 반응을 감소시키고, IL-6와 –8, -17, TNF-α, IFN-γ의 유리를 억제하며, 도움T-17세포의 활성을 감소시켜서 항염작용을 나타내었다.

α-OOS를 활용한 시험에서 CB1-수용체 효능제도 항염작용을 나타내었고, 그 항염작용에 비만세포 하향조절과 PPARs 활성화, IFN-γ와 CCL2, CCL8, CXL10의 생성 억제 등이 관여한다.

반면 CB2-수용체의 반응은 이중적이다. CB2-수용체 길항제가 CB-불활성화를 통해 염증을 감소시킬 수도 있지만 CB2-수용체 길항제의 장기적 처치는 알러지성접촉성피부염에서 염증 요소를 증가시킨다.

건선은 자가면역의 장애로 발생하는 만성질환인데, 식물성 CB가 각질세포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 요소를 조절하여 건선을 개선할 수 있는 유망한 후보로 제시되었다.

사람피부 세포 배양 시험에서 합성 CB1-수용체 효능제인 ACEA가 각질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였고 K6와 K16발현을 감소 시켰다. THC와 CBD는 Th1/Th2 균형을 회복시켰고 각질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였다.

이 작용은 PPARγ를 경유한 작용으로 확인되었다. 2019년 한 특허는 CBD와 CBG가 염증 싸이토카인을 억제하고 Th1/Th2 균형을 회복시켜서 건선에 유효하다는 주장을 하였다.

TPA로 생쥐 피부에 홍진을 유발한 모델에서 식물성 CB가 홍진을 감소시켰다. CBD는 피지 생성을 줄이고 피지세포 증식을 억제하며 염증유발 싸이토카인 발현을 감소시켰다.

CBD는 TRPV1과 3, 4 활성화를 통하여 피지세포 증식과 피지 분비를 억제하였다. A2A 아데노신 수용체에 대한 작용과 연계된 p65 NF-κB 경로를 억제하여 항염작용을 나타내었다.

반면 CBG와 CBGV는 TRP통로와 CB 수용체에 작용하여 피지 분비를 증가시켰다. 이는 CB들이 CB-수용체와 TRP-통로에 다르게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파키스탄에서 20∼35세의 11명 남성을 대상으로 3% 대마씨 추출물을 1일 2회 12주간 도포한 후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였다. 시험물질 처치 시 안전성을 의심할 만한 유의적인 변화는 관찰되지 않았고, 홍진과 피지의 분비는 유의적으로 감소하였다.

미국에서 360여명의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5% CBD 액의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서 이 결과에 따라 CBD의 유용성이 달라질 수 있다.

합성 CB인 WIN55와 212-2가 bleomycin에 의해 유도된 피부 섬유화를 억제하였다. TGF-β와 혈소판-유도 성장인자-BB(PDGF-BB), 결체조직성장인자(CTGF)와 같은 성장인자를 억제하고 섬유 모세포의 활성화를 억제하였다.

다른 합성 CB인 VCE-004.8도 피부경화증 생쥐 모델에서 콜라겐 축적과 섬유모세포의 증식과 이주를 억제하고 TGF-β 생성과 IL-1β 분비를 억제하였다. CB2-수용체에 작용하여 대식세포의 IL-1β 분비를 억제하고 염증인자 침투를 감소시키며 PPARγ-조정 반응을 통하여 TGF-β 생성을 억제하고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낸다.

실험동물에서 합성 CB인 Ajulemin산은 CB2-수용체에 높은 친화력을 나타내어 eicosanoid 유리를 억제하고 TNF-α와 IFN-α, IFN-β의 생성을 억제하여 염증을 줄이고 피분근염을 개선하였다.

피부근염환자에서 적출한 세포 시험에서도 이 합성 CB가 염증유발 싸이토카인 분비를 감소시켰다. 이러한 결과들에 근거하여 2019년 피부근염 치료를 위한 임상3상 시험이 시작되었다. 이상에서 설명한 피부염증들에 대한 cannabinoid의 작용에 관한 연구 결과들을 아래 표에 정리하였다.

피부 염증에 대한 CBD와 그 유사체의 효용성 근거 [출처: Molecules 2020, 25(3): 652.]

대마를 사용하였을 때 피부에 나타나는 주요 부작용들은 피부 건조와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이다. 이들 반응들도 국소적 적용보다 대마 흡입이나 섭취 시에 유발되고 국소적용 시에는 매우 드믈게 나타난다.

즉, 피부질환에 국소적으로 대마를 활용할 경우 과민반응을 제외한 우려할 만한 부작용은 유발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대마의 장기적 사용시 Pro-tumor 효과의 발생을 염려한다.

여전히 많은 대마연구자들이 난치성 피부질환의 치료를 위한 대마의 연구에 희망을 걸고 있다. 전신 투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매우 적고,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대마추출물과 CB들의 물성과 가격은 극복해야 할 장벽이다. 우리나라는 여기에 한가지 장벽, 즉 대마의 재배와 소재에 대한 규제가 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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