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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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세가 거세다. 10일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82명이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4만명’을 넘었고 최근 2주간 신규 확진자 수가 500~600명대를 유지하는 등 증가세가 점점 더 가팔라지고 있다. 

특히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깜깜이 환자’들이 전체 확진자의 20%가 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조용한 전파자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렇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치명적인 감염원이 될 수 있는 ‘무증상자’는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

팜뉴스는 국내외에서 발표된 연구 논문들을 바탕으로 코로나19 관련 ‘무증상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일지 살펴봤다.

우선, ‘무증상자’란 코로나19에 감염된 시점부터 완치되는 시점까지 별다른 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환자를 뜻한다. 잠복 기간인 4~5일 동안에는 징후가 없다가, 그 이후에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는 엄밀히 말해 무증상 환자가 아니라는 의미다.

주목할 점은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들 중에는 실제로 이러한 ‘무증상자’들이 존재하며, 이들의 바이러스 전파력이 유증상자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국내의 순천향대 중앙의료원 감염내과 연구진이 지난 8월에 미국의사협회지 JAMA(Journal of the 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무증상 확진자와 유증상 확진자의 바이러스 배출량(Ct, Cycle threshold) 값이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적게는 14일, 많게는 28일까지 전파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증상자일 경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 동안 환자 본인은 인지하지 못한 채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가 지금과 같은 팬데믹 국면으로 접어든 배경에는 이러한 무증상 감염자(조용한 전파자)의 역할이 꽤 컸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벨기에에선 지난 7월에 장기요양병원을 대상으로 약 28만명에 달하는 사람을 전수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무증상인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해당 연구에서는 ‘잠복기’인 환자와 ‘무증상’ 환자 간의 구분이 엄격하지 않았고 목감기와 같은 경미한 증상을 갖고 있는 확진자도 무증상자로 분류됐을 가능성이 있어, 70%라는 수치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의 전문의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에 있어 잠복기와 무증상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종단 자료(longitudinal study)’를 통한 분석이 중요하다”며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기 때문에 조사대상자와 상황의 변화, 또는 특정한 경향을 파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연구팀이 지난 9월에 미국내과학회지(Annals of Internal Medicine)에 발표한 ‘무증상 코로나19 감염의 유병률(Prevalence of Asymptomatic SARS-CoV-2 Infection)’에는 이러한 종단자료를 분석한 연구도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총 16개 나라의 코로나19 코호트 데이터를 분석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는데, 그중 5개 정도가 종단자료를 활용한 연구 논문이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전 국민의 절반가량을 검사했던 아이슬란드의 경우 무증상자 비율이 43%로 집계됐고 이탈리아의 ‘보(Vo)’라는 마을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연구에서는 무증상자가 41%로 확인됐다.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유람선’의 데이터에서는 무증상 감염자가 전체의 46%에 달했다.

연구팀은 “그간 ‘무증상자’들은 코로나바이러스가 대유행으로 번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됐지만, 그에 대한 상대적인 수나 효과는 불확실했다”며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 중에서 무증상자는 약 40~45%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이며, 이들은 14일 이상의 기간 동안 타인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튜브 ‘닥터프렌즈’ 채널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창윤 내과 전문의는 “임상에서는 일반적으로 전체 코로나19 환자 중 1/3 정도를 무증상(잠복기 포함)으로 보고 있다”며 “전체 중 30%는 무증상, 다른 30%는 발열 증상, 그리고 나머지 30%는 목 통증이나 후각‧미각 이상, 두통, 몸살 기운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이 발현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상황이든 손을 자주 씻고 마스크를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등 개인 방역을 철저히 해야한다는 결론이 나온다”며 “누가 무증상 확진자인지 아무도 알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코로나19에 걸려 치명적인 감염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또한 코로나19처럼 비특이적인 증상이 많은 질병일수록 감염자에 대한 혐오와 배제가 만연하기 쉬운데, 이렇게 되면 더더욱 질병의 확산을 막기 힘들어진다”며 “확진자를 배려하고 포용할 수 있는 사회 문화가 조성돼, 가벼운 증상만 있어도 자진해서 검사를 받고 스스로 조심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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