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코트디부아르 국기 코로나 이미지

전 세계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국가별 ‘인구당 사망자 수’를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팜뉴스가 새로운 기준을 토대로 국가별 순위를 분석한 결과 뜻밖의 결과가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 대륙의 숨은 ‘반전’이다.  

‘통계의 함정’은 숨은 진실을 가리면, ‘팩트’를 은폐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이 아닌 다른 증거를 슬쩍 끼워 넣어 통계를 조작하면 자신이 원하는 결과를 입맛대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모으고 취합한 이후 이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주관적 감정이나 편견을 배제해야 하는 까닭이다.

코로나19도 다르지 않다. 코로나19 확산 초기 이후 우리의 모든 시선은 ‘확진자수’를 향하고 있다. 우리 방역 당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이 확진자를 중심으로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국가별 통계의 최우선순위가 ‘총 확진자’란 얘기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가장 치명적인 위협은 ‘사망’이다. 코로나19 경증이 중증 폐렴으로 발전하면서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는 것이 코로나19 최악의 결말이기 때문이다.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사망자 수’를 가장 앞줄에 놓고, 코로나19 국가별 순위를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사망자 숫자를 중요 지표로 삼아야 하는 시기”라며 “코로나19 초기에는 병상 가동률 때문에 확진자 수 추이가 중요했지만 3차 유행을 계기로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얼마나 줄이느냐가 화두로 자리 잡았다. 특히 인구 100만 명당 사망자 수를 중심으로 전체적인 국가 순위를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팜뉴스가 월드오미터(실시간 집계 사이트) 자료를 토대로, 확진자 수 상위 100개 국가들의 인구 100만명당 사망자수를 분석한 이유다. 그 결과 유럽 국가들이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죽음의 그림자가 유럽에 드리우고 있다는 의미다.

인구 100만명 당 사망자 수 1위의 주인공은 벨기에(1434명)였다. 벨기에는 주변국을 이동하기 위한 ‘유럽의 관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소용이 없는 나라다. 요양시설에 대한 방역관리도 부실한 탓에 사망자 수가 최근 더욱 급증하고 있다.

스페인(973명), 이탈리아(933명), 북마케도니아(860),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833명), 프랑스(819명)가 뒤를 이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다른 유럽의 국가들이 코로나19 1차 대확산의 반성적 경험 없이 부실한 방역 정책을 펼친 결과다. 유럽 대륙은 그야말로 최악의 2020년을 보내고 있다.

놀라운 사실은 최하위 10개국 중 5개국이 아프리카 대륙 소속이었다는 점이다. 우간다(4명)와 코트디부아르(5명)가 각각 99위와 98위를 기록했다. 나이지리아(6명)과 가나(10명), 에티오피아(15명)이 뒤를 이었다.

물론 아프리카 대륙의 검사량이 적고 개별 국가의 방역 수준이 낮은 점을 고려한다면, 이같은 해석이 설득력을 얻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팩트’는 다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아프리카의 비교적 젊은 인구 (25세 미만이 인구의 60% 이상)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코로나19가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에게 치명적인 것을 고려한다면 충분한 근거가 있는 해석이다.

세계적인 학술지 ‘사이언스’ 저널에 의하면, 스페인 카를로스III 보건 연구소(마드리드 위치)는 최근 “스페인의 평균 연령은 45세다”며 “하지만 케냐와 말라위에서는 각각 20세와 18세다. 젊은층은 코로나19로 심하게 아프거나 바이러스로 죽을 확률이 훨씬 낮다. 아프리카의 사망률이 낮은 점이 이런 이유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프리카가 다른 대륙에 비해 비교적 여행이 적고, 야외 생활이 많다는 점도 사망률이 낮은 중요 요인이다. 이른바 ‘3밀’ 공간 노출이 유럽과 달리 적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할 필요가 없는 환경 덕택에 사망자 수가 적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펜데믹 국면에서 아프리카는 더 이상 죽음의 대륙이 아니다. 생명이 숨을 쉬는 땅으로, 전 세계인들을 향해 강력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륙인 아프리카의 슬픈 ‘역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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