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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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사협회(AMA)에서 백혈병 치료제 임브루비카의 심장 독성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다시 한 번 나왔다. 지난 해 학계에서는 임브루비카의 주성분인 이브루티닙이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나온데 이어, 올해에도 위험성이 제기된 것. 국내 전문가도 임브루비카의 부작용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마크 래테인 미국 시카고대 의대 종양학과 교수와 앨런 리처 미국 임상종양학회(ACS) 회장, 자비드 모슬레히 밴더빌트대 의대 심혈관의학과 교수 등은 이브루티닙의 심장 독성을 경고하는 기고문을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행하는 저널 중 하나인 ‘JAMA 온콜로지(oncology)’ 11월 25일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이부르티닙은 브루톤티로신카이네이스에 대한 비가역적 억제제로, 만성림프구성백혈병(CLL)을 포함한 다발성 혈액 악성 종양 치료에 쓰인다.

기고문에 따르면 이브루티닙은 CLL에 대한 전반적인 생존율을 증가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부 연구에서 약물과 관련된 치명적인 독성 효과가 발견됐고, 특히 CLL에 관한 연구 중 하나에서는 이브루티닙 투여군의 치료 중 또는 치료 이후 30일 이내 사망률이 대조군보다 7배 컸다는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브루티닙 관련 부작용은 해외 학계에서 이미 어느 정도 보고된 문제라는 반응을 보였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이부르티닙 임상 당시에는 경증 위주의 부작용이 나왔는데, 허가 이후 후향적 연구에서 심장 관련 부작용을 중심으로 중증 부작용이 많이 보고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부르티닙의 심장 관련 부작용에 대한 논문들은 지난해 여러 차례 학계에 발표됐다.

미국 제임스 암병원과 오하이오주립대 의대 등 공동 연구팀은 연구팀은 2009년부터 2016년까지 CNN으로 이브루티닙을 처방받은 56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고혈압 및 심혈관 질환 발생 현황을 관찰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블러드(Blood) 2019년 11월 28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브루티닙 처방 환자의 71.3%가 고혈압이 발생했고, 이중 17.7%가 수축기혈압 160mg 이상으로 높은 수준의 고혈압이 발견됐다. 연구팀은 또 이브루티닙으로 인한 고혈압으로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심부전, 심혈관 사망 등 주요 심혈관계 부작용 발생 가능성도 커졌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지난해 5월에는 캐나다 연구팀이 인간의 유도만능줄기세포(iPS)를 통해 만든 심방세포와 심근세포로 실험한 결과 이브루티닙이 심방세포에 영향을 미쳐 심방세동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포 수준에서 최초로 확인했다는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스템 셀 리포츠(Stem Cell Reports)’에 게재했다.

또 중국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브루티닙이 심방에서 심근섬유증을 유발하고 칼슘 이온 조절을 방해해 심방세동을 유도한다고 국제학술지 ‘하트 리듬(Heart Rhythm)’ 2019년 4월 5일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앞서의 전문의는 “일반적으로 임상시험의 경우 비교적 좋은 컨디션의 환자들을 선별해 진행하기 때문에 약의 효능이 좋게 나오거나 부작용도 적게 나타날 확률이 크다”며 “하지만 약물 사용 이후에는 심각한 환자들에게도 약을 투여하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발생하는 사례가 후향적으로 많이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또 “물론 항암제의 경우 부작용의 위험성보다 약을 먹지 않았을 때의 위험성이 더욱 큰, 안 먹을 수 없는 약”이라며 “임부르비카가 국내에서도 허가받은 약인만큼 앞으로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특히 임부르비카를 처방하는 의료진이 신경 써서 부작용에 대한 안내 및 관리를 철처히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와 달리 우리나라는 허가 이후 의약품의 효과를 확인하는 긍정적인 연구는 종종 있지만, 부작용을 후향적으로 관찰하는 연구는 부족한 편”이라며 “부작용 관리 차원에서 관련 연구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임브루비카 수입처인 한국얀센 측 관계자는 임브루비카의 심혈관계 부작용 관련 연구가 있는지 묻는 팜뉴스 취재진의 질문에 “본사 측에 관련 자료가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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