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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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백신 후보 ‘AZD1222’가 평균적으로 70%의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의문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계산 방식이 과학적인 접근이 아니란 이유에서다. 심지어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면역 효과를 부풀리기 위해 저용량을 투여받은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공개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들린다.

지난 23일 아스트라제네카가 평균 70%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측은 영국의 2/3상 COV002 연구와 브라질의 3상 COV003 연구에 참여한 1만1636명에서 코로나19 확진된 환자 131명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

참여자들은 두 그룹으로 나뉘었다. 한 그룹(n=2741)은 최소 한 달 간격으로, 첫 회에는 1회 접종량의 절반(~2.5 x1010 viral particles)을 투여하고, 두 번째에는 1회 접종량(~5x1010 viral particles)을 투여받은 결과 면역 효과는 90%였다.

1회 접종량(~5x1010 viral particles)을 2회 투여받은 다른 그룹(8895명)은 62%였다. 두 그룹에 대한 (n=11,636)의 분석 결과, 백신과 관련된 심각한 부작용이 없었고 평균 70.4%의 효능이 나타났다는 게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최종 결론이다.

국내 대다수 언론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최대 90% 효과 봤다” 또는 “예방률 70.4%,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팬데믹 탈출 열쇠인 이유”라는 내용의 보도를 쏟아낸 까닭이다. “저용량 백신이 효과가 더욱 좋다”는 식의 기사도 보도됐다.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CI
사진. 아스트라제네카 CI

하지만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발표를 ‘있는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평균 예방률 ‘70%’ 계산을 이해할 수 없다는 지적이 들린다. 용법이 다른, 두 개의 임상시험 데이터를 합산한 결과를 전혀 신뢰할 수 없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임상 전문가(전문의)는 “두 임상시험은 투여 요법이 다른데 이를 회사 측에서 평균을 낸 것”이라며 “굉장히 이례적인 발표로 상당히 문제가 큰 사안이다. 투여 요법이 다르다면 각각 범위 형태로 이해를 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합산해 약 70%라고 말하는 것은 비과학적인 접근이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 측 설명에 따르면, 이번 통합 분석에는 영국의 임상 2/3상 시험과 브라질의 임상 3상 시험의 데이터가 포함됐다. 영국의 임상시험 참가자들은 AZD1222를 1회 또는 2회분의 접종량의 절반(~2.5 x1010 viral particles)이나 1회 접종량(~5x1010 viral particles) 또는 위약을 받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브라질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2회에 걸쳐 1회 접종량(~5x1010 viral particles) 또는 위약을 투여했다. 결론적으로, 아스트라제네카가 투여 요법이 다른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1만1636명(8895+2741)으로 합산한 뒤, 평균 70%의 효능을 나타냈다고 ‘기적의 논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앞서 전문가의 지적이다.

‘최대 90%’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는 점도 다르지 않다.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90%의 면역 효과를 보였다고 제시한 그룹, 즉 저용량 투여군의 참가 수가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전문가는 “2741명은 좋고 나쁨을 평가할 수 없을 정도로 불충분한 숫자”라며 “더욱 적은 참여자 그룹(2741)에서 90%, 많은 참여자 그룹(8895)에서 62%였기 때문에, 오히려 데이터를 신뢰한다면 62%를 더욱 신뢰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합당하다, 그런데도 아스트라제네카는 N수가 훨씬 적은 군에서 예방 효과가 90%가 나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백신 허가를 위한 조건이 최소 3만명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저용량 투여군 2741명이 참가자는 터무니없이 부족한 숫자다. 약 10배 이상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이들에게 절반의 용량을 투여해야 FDA의 진입장벽을 넘을 수 있다는 것.

아스트라제네카 측의 ‘예방 효과 90%’ 발표에 ‘눈속임’ 전략이 숨어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는 까닭이다.

앞서의 임상 전문가는 “FDA가 3만명을 최소한의 기준으로 잡은 것은 그 이하일 경우 효과에 대한 신뢰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라며 “일반적으로 백신의 유효성을 평가할 때 3만명은 적은 수준의 숫자다. 하지만 펜데믹 국면의 심각성 때문에 예외적으로 3만명이라도 충족시키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는 3만명보다 훨씬 적고 10분의 1인 3000명도 되지 않는 약 2000여명의 저용량 투여군이 90%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며 “아무리 중간분석이라고 해도 3만명 기준 충족 없이 효과를 단언해서는 안 된다. 62%라는 숫자를 가리기 위해 신뢰할 수 없는 사례군, 즉 2741명을 끼워 넣어 면역 효과를 부풀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팜뉴스 취재진은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AZD1222를 심층 분석해왔다. 지난 10월 초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AZD1222의 임상 3상 중단 사유인 신경학적 증상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은 점(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임상 중단 미스터리)을 지적했다.

한 달 뒤 아스트라제네카 측은 AZD1222가 노인층에서도 청년층과 유사한 면역반응이 나타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데이터가 없다는 점도 후속 보도했다.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제쳤다’)

이는 주요 언론이 AZD1222의 효과를 아스트라제네카 측 발표를 ‘있는 그대로’ 보도하고, 회사 측이 밝히지 않은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깊이 있는 접근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스트라제네카 측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보인 ‘불투명성’에 대한 끊임없는 감시가 필요하다는 것이 팜뉴스 취재진의 판단이었다.

팜뉴스는 11월 24일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사업부 측에 이메일을 통해 ‘AZD1222’의 예방 효과 계산 방식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에 대한 질문지를 보냈다. 11월 25일 오후 6시 40분 현재 답변이 오지 않았지만 관련 해명을 받는 즉시 후속 보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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