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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사딸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코로나19 백신, ‘사딸라’면 충분하지 않을까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11.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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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등 글로벌 빅파마 가격 논란 증폭
최대 37달러 수준. 약사 사회 “너무 비싸다”
업계 “유통 비용 포함, 더욱 높아질 것”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코로나19 백신을 향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백신 가격을 향한 논란이 일고 있다. 약사 사회에서는 일부 제약사들이 제시한 백신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도 유통과 관리비용을 포함할 경우 더욱 고가의 가격이 형성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우리 정부가 국민의 세금으로 초대형 제약사들과 고가의 계약을 체결할 경우 ‘글로벌 호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 상황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향한 질주의 ‘종착역’이 보이는 것일까. 화이자는 최근 임상 3상 시험에 대한 중간분석을 통해 백신 예방 효과가 95% 이상이라고 전했다. 모더나도 백신 후보 물질의 예방률을 94.5%로 발표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연이은 ‘낭보’를 전한 이후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개발’이 끝이 아니다. 아무리 효과가 좋은 백신이라도 고가의 가격이면 문제가 생긴다. 전 세계 인구의 6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않으면 펜데믹 종식이 어렵기 때문이다. ‘부자’든 ‘빈자’든 함께 백신을 맞아야 인류 전체가 살 수 있다. 비교적 예산을 적게 들이고,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공평한 접근을 보장할 만한 ‘가격선’은 각국 정부가 풀어야 할 공통의 난제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공언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진짜 선물 인지를 감별하기 위한 시선이 절실한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최근 공개된 코로나19 백신 가격은 약사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및 제약회사 에버사나(EVERSANA)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1회접종기준 백신 가격은 19.50달러(2만1750원)였다. 모더나 백신 가격은 32~37 달러(3만5692원~4만1269원) 수준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4달러(약 4500원)였다.

약사 사회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의 백신 가격 수준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격은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이해할 수 있지만 화이자와 모더나는 너무 비싸다”며 “이들 제약사들이 주도적으로 결정한 가격을 선공개했다는 것 자체가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전무후무한 공중 보건 위기를 이용해서 각국의 정부와 협상하려고 약 2~4만원의 높은 가격대를 설정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제약 업계에서는 화이자와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들린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은 국민 60% 이상이 반드시 맞아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무료로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이런 경우 국가가 유통할 수 있는 제약사를 결정하고 도매상을 통해 백신을 공급할 텐데 이들이 콜드 체인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화이자 백신은 영하 70도, 모더나는 영하 20도에서 보관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지만 현실적으로 규모가 큰 도매상이 아닌 이상 그런 시스템을 완벽하게 갖출 수 없다. 정부 지원이 필요한데 이 부분 역시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라며 “단순히 공짜라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계약을 진행할 경우 백신 단가가 지금 발표된 것보다 더욱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다. 상당히 우려스러운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도 관건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 데이터 검증에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백신의 효과성과 안전성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에 화이자와 모더나가 제시한 가격이 ‘합리적’일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의 약사는 “약효나 부작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상태도 아니고 이미 시판된 백신도 없다”며 “그런 상황에서 수십 달러 수준의 가격을 마치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하다. 의약품 가격은 임상적 가치에 기반에 결정해야 하는데 임상적 가치마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가격선에 문제의식을 지녀야 하는 이유”라고 경고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공적자금’의 수혜를 받은 제약사다. 화이자의 협력사 바이오엔테크는 독일 정부와 유럽투자은행(EIB)으로부터 각각 1억유로(1311억원)를, 3억7500만유로(4915억원)를 지원받았다. 모더나 역시 미국 정부의 공적 자금 지원 10억 달러를 활용 중이다.

우리 정부가 참여한 코박스 퍼실리티(국제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프로젝트)의 주축 연합체인 감염병혁신연합(CEPI)도 모더나에 공적 자금을 지원해왔다. 정부가 향후 공적자금이 지원된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모더나가 제시한 가격대로 백신 계약을 체결할 경우 국민 세금이 낭비될 수 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는 배경이다.

다른 약사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각국 정부의 공적 자금이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다. 제약사 입장에서 투자한 돈이 기존의 의약품과는 전혀 다르다는 얘기”라며 “그만큼 백신을 싸게 공급받아야 하는데 우리 정부가 ‘글로벌 호구’가 될 수 있어 걱정이다. 협상 국면의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 혈세가 무분별하게 쓰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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