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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응증 확대 중인 키트루다, 급여 확대는 여전히 '오리무중'
적응증 확대 중인 키트루다, 급여 확대는 여전히 '오리무중'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11.20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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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경부암·방광암 등 적응증 확대, 美 FDA 유방암도 적응증 포함해
우리나라는 폐암1차 급여확대 3년째 제자리, 이번에도 결론 못내
환자들 "돈 때문에 골든타임 놓치는 환자 많다. 급여 확대 결단해야"
사진. 키트루다 이미지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는 이미 그 효능을 인정받고 폐암뿐만 아니라 다양한 암으로 치료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하지만 급여 문제에서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반복하고 있다. 수년째 2차 치료에만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이 키트루다 처방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암질환심의위원회(이하 암질심)가 이번에도 급여 확대와 관련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연말까지 결정을 보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환자들은 환자의 생존권을 우선으로 생각해달라고 호소했다.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17일 암질환심의위원회 소위원회 격인 ‘면역관문억제제 급여확대 협의체(이하 협의체)’를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6월부터 결성됐던 협의체가 반년 가까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번 협의체는 8월 암질심에서 보류된 키트루다 재정분담안에 관한 재논의 차원에서 열렸다. 당시 암질심은 키트루다 제조사인 MSD의 키르투다 급여 재정분담안에서 즉각적인 재정절감 효과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로 MSD에게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지난 17일 협의체에서 논의된 사안이 바로 MSD가 다시 제출한 재정분담안이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협의체는 MSD가 재차 제출한 재정분담안에 대한 당장의 판단을 보류한 상황이다.

이번 협의체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면서, 당장 25일 예정된 올해 마지막 암질심에서는 폐암에 대한 1차 요법으로서 키트루다의 급여 확대 여부를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

일각에서는 키트루다 급여 확대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키트루다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여러 암에 대한 적응증을 확대하면서 새로운 암 치료법의 대세로 인정받고 까닭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키트루다의 적응증을 두경부암에 대한 1차 단독 및 병용요법으로 확대했다. 이어 8월에는 일부 방광암을 비롯해 치료에 불내성을 보인 자궁내막암·위암·소장암·난소암·췌장암·담도암 그리고 특정 치료 경험이 있는 직결장암에 대해서도 키트루다의 처방을 인정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키트루다의 활용 범위를 유방암까지 인정했다. 미국 FDA는 11월 삼중음성유방암 치료제로 키트루다를 가속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런 추세라면 키트루다가 다양한 암에 대한 치료제로 광범위하게 쓰일 가능성이 더욱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결국 재정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키트루다는 1회 접종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고가 약인 데다, 폐암 환자가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한번 1차 급여화가 되면 건강보험의 재정부담이 상당히 커질 확률이 높다”며 “이 때문에 재정분담안을 놓고 계속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우선 25일 열릴 암질심을 지켜봐야겠지만 키트루다 급여 확대안이 상정될 가능성이 크지는 않아 보인다. 내년으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일반적으로 급여 확대를 놓고 이렇게 오랜 기간 논의가 정체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인 일”이라며 “사안이 민감한 만큼 급여 확대를 바라는 제약사나 이를 심사하는 정부나 재정분담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어, 정확히 어떻게 협상이 이뤄질 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건보재정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제약사 측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폐암 1차 치료에 대한 키트루다 급여화가 올해도 어려워지자, 환자들은 정부를 향한 원망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건주 폐암환우회 회장은 취재진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안 그래도 오늘 세종시를 찾아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에 항의를 하고 왔다”며 “매년 2000여 명의 폐암 환자가 숨을 거두고 있는데 이들 중 상당수는 키트루다를 우선적으로 쓰고 싶어도 비용 문제로 쓰지 못한 경우다. 세계적으로 이미 표준으로 인정받은 치료법을 눈앞에 두고도 쓰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키트루다는 항암치료 이후 효과가 없어 2차 요법으로 투여할 때만 급여를 받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항암치료를 받다가 투여시기를 놓쳐서 또는 항암치료의 독성을 이기지 못하고 숨을 거두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적절한 때에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키트루다 급여 확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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