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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색종 치료 암 백신, 분자 2개 넣었더니 효능도 2배
흑색종 치료 암 백신, 분자 2개 넣었더니 효능도 2배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11.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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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 11월 16일자 발표
임상2상 결과 병용요법 환자가 대조군 대비 항체 생성 효율 2배
사진. 게티이미지
사진. 게티이미지

최근 코로나19로 백신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암에 대항하는 항암 백신 분야에도 눈에 띄는 연구가 등장했다. 분자 2개를 첨가하는 것만으로도 치료용 암 백신의 효능을 2배로 끌어올린 것. 임상2상에서 유용성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치료용 암 백신 기술 발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마운트시나이 병원 아이칸 의대 티쉬 암 연구소 및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소, 제약사 셀덱스 등 공동 연구팀은 임상2상을 통해 특정 분자를 추가하면 흑색종 치료용 암 백신의 효능을 2배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캔서(Nature Cancer)’ 11월 16일자에 발표했다.

치료용 암 백신은 일반적인 백신과는 같은 듯 다르다. 기본적으로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한다는 점은 같다. 체내에서 항체 생산을 유도해 항원을 제거하는 백신의 기본 원리를 따른 것. 다만 치료용 백신의 경우 예방 목적의 기존 백신과 달리, 이미 발병한 암을 치료하는 데 쓴다는 차이점이 있다.
 
연구팀은 종양 치료용 암 백신인 CDX-1401의 효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CDX-1401은 셀덱스의 치료용 암 백신으로 흑색종을 비롯한 여러 암에서 발견되는 NY-ESO-1 항원을 인간 수지상세포에 발현된 DEC-205를 인지하는 항체에 융합시켜 제작했다. 수지상세포는 면역계에서 항원물질을 T세포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세포로, 백신은 수지상세포를 인식해 결합함으로써 수지상세포가 NY-ESO-1 항원을 인식할 가능성을 높인다.

연구팀은 CDX-1401의 효능을 끌어올리기 위해 ‘Flt3L’와 ‘폴리(poly)-ICLC’라는 2개의 분자를 이용했다. Flt3L는 조혈전구세포 표면에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인 Flt3((fms like tyrosine kinase)에 달라붙는 리간드(수용체 등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의 일종이다. poly-ICLC 역시 리간드의 일종으로 면역 자극제로 쓰인다.

연구팀은 2·3기 흑색종 환자 중 제거 수술을 마친 6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2상을 진행했다. 환자를 절반씩 2개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에는 CDX-1401 백신만 단독으로 접종했고, 다른 한 집단에는 백신과 함께 Flt3L과 poly-ICLC를 병용해 집단 별로 4개월간 4회씩 접종했다. 이후 연구팀은 두 집단의 T세포 및 항체 생성 효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CDX-1401 백신과 Flt3L, poly-ICLC을 병용한 환자 집단은 백신 단독 접종 집단보다 면역반응이 더 일찍 나타났고, 항체 생성량도 훨씬 많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병용요법을 시행한 환자 집단은 백신 단독 접종 집단보다 그 효능이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12주 이후 항체 유지력 면에서는 두 집단 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논문 제1저자인 니나 바드와즈 마운트시나이병원 아이칸 의대 혈액학 및 종양의학 교수는 “이번 연구는 Flt3L의 추가를 통해 암 백신의 면역 반응을 강화할 수 있는 최초의 무작위 임상시험”이라며 “치료용 암 백신을 이용한 면역요법은 증상이 심각한 전이성 흑색종에 상당히 효과적인 치료법이다. 앞으로 치료 효과를 더욱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를 주도한 스티브 플링 프레드 허친슨 암 연구소 수석연구원은 “NY-ESO-1가 흑색종뿐만 아니라 여러 암에서 발현되는 항원인 만큼, 이번 연구는 앞으로 다른 치료용 암 백신의 효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번 연구를 암 백신 개선뿐만 아니라 잠재적으로 다른 백신 플랫폼에도 적용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으로 연구팀은 임상2상에 참가한 환자들을 추적해, 암 재발 여부를 측정하고 백신 효능의 지속성을 확인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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