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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치료에 있어서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의 중요성
치매 치료에 있어서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의 중요성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11.1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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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인구 증가는 필연적 현상…‘꼭 필요한 치료’라는 인식 필요해
향후 과제는 경증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체계적 케어 시스템 구축

임원정 교수(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사진. 임원정 교수(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사진. 임원정 교수(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령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그에 따라 ‘치매’에 대한 사회적 관심도 함께 증가했다. 치매를 앓는 환자 개인은 물론 보호자와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인 고통도 상당할뿐 아니라 경제적인 부담도 적지 않은 것이 그 배경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75만 488명이며 그 중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사람은 11만 632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보다 6.4%(10만 9348명) 증가한 수치다.

이에 팜뉴스는 치매 전문가인 임원정 교수(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를 만나, 치매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치매 치료 방법 및 예방법, 향후 과제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 ‘치매’와 ‘건망증’의 차이에 관해 설명 부탁드린다.

흔히 ‘치매’와 치매 전 단계를 의미하는 ‘경도인지장애’나 노화에 따른 ‘건망증’을 혼동하는데, 이 셋은 분명히 다르다.

치매는 한 번 나빠진 인지기능이 돌아오지 않는다는 ‘비가역성’을 특징으로 한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으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가능성이 열려 있다. 정상적인 노화에 따른 건망증은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보다는 경증의 상태이다. 기억력이 떨어지기는 하나 힌트를 주어 상기시키면 정보를 기억해낼 수 있다.

치매는 정도에 따라 경증, 중등증, 중증 등으로 나뉘는데, 쉽게 설명하자면 초기, 중기, 말기의 단계를 의미한다.

초기 치매는 나빠진 기억력이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정상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상태를 뜻한다. 핸드폰을 냉장고에 두거나, 말하고 싶은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아 대명사로 말하거나, 가족의 이름을 헷갈리는 등 기억력 저하가 나타나지만 심하지 않은 상태이다.

중기 치매로 진행되면 치매임이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예를 들면, 음식을 잘하시던 분이 조미료를 잘못 넣어 음식 맛이 이상해지는 경우, 대화를 할 때 대답이 모호하거나 대답에 어려움을 느껴 버럭 화를 내는 경우, 계산을 잘하시던 분이 은행 업무에 갈피를 못 잡고, 시간 감각이 없어지는 등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들을 보여 가족들이 병원에 모시고 오는 상태가 주로 중기 치매이다.

말기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와 더불어 행동상의 문제가 나타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밤낮이 바뀌고, 해가 질 때부터 장애행동이 심해지고 흥분하는 황혼증후군(Sun downing) 증상이 나타나고, 먹는 것과 같은 본능적인 것에 집착하는 등 성격이 변한다. 또 가족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요실금, 변실금 등으로 인해 가족들의 부양 부담이 극에 달한다.

≫ 경증 치매에서 중등증이나 중증 치매로의 악화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나?

현재로서는 치매의 약물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한 환자의 사례를 예로 들면 정년 퇴임 후 굉장히 우울해하거나 멍한 상태를 보이고, 같은 말을 반복하고 평소와 달리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 가족들이 치매를 의심했고 실제로 치매 초기를 진단받아 치매 약물치료를 시작했다.

약물치료와 더불어 자녀들과 함께 놀러 가기도 하고, 노인복지회관에 다니기 시작하시면서 사람도 만나시면서 치매도 나쁜 쪽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현재 6~7년에 거쳐 약물치료를 진행하고 계시는데, 치매 진행이 심하지 않고 잠도 잘 주무시며 멍한 상태나 우울감 등이 덜 하다.

≫ 치매의 약물치료는 보호자들에게 어떤 편의를 제공하나?

치매의 약물치료는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를 막을 수는 없어도 늦출 수는 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치매는 비가역적 질환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중증 치매가 되면 잠을 안 자고 자꾸 배회한다거나,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 정신행동증상(Behavioral and Psychological Symptoms of Dementia, 이하 BPSD)이 나타난다. 정신행동증상은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에게 가장 큰 부담을 안겨주는 원인 1위이다. 그러나 정신행동증상은 약물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 가능한 영역이다.

≫ 치매 약물치료에 대해 보호자들이 거부감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는지

치매 환자와 보호자들이 병원을 방문할 때에는 약물치료를 어느 정도 각오하고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호자를 설득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다만 환자 본인이 치매 환자임을 부정하는 경우가 많고, 이미 먹고 있는 약이 많다며 약물 복용을 거부하시기도 한다.

하지만 치매의 특성상 인지기능 저하가 동반되기 때문에, 약물 복용 습관을 들이면 약을 먹지 않겠다던 다짐도 잊어버리고 잘 챙겨 드신다. 다만 본인 스스로 약물 복용을 챙기기에는 어려움이 있어, 보호자가 지속적으로 잘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 중증 치매 환자도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를 병행하여 치매를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인가?

치매의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치매 경과가 좋아지지 않는 환자분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사회적 교류가 적다는 것이다. 뇌가 활성화되기 위해선 새로운 걸 보고, 느끼고, 감정 교류를 하는 등 사회적 자극을 받아야 하는데, 사회적 교류가 적은 분들은 치매 유병률도 높을 뿐 아니라 치매에 걸렸을 때 진행 속도도 빠르다.

데이케어센터에 가면 주어진 환경에서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교류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뇌에 지속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 과거에는 환자분들께 노인정에 가셔서 친구분들과 고스톱을 치시라고 권유 드리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 없이 체계적인 기관 및 관리 시스템이 갖춰지고 있다.

이러한 기관을 활용하면 치매 환자 가족들도 환자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어 부담을 잠시나마 덜어낼 수 있다. 가족들의 안정된 상태가 환자의 질병 진행 및 상태에도 영향을 많이 미치기 때문에 보호자가 충분히 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 치매국가책임제 시행 이후 치매 환자 보호자들의 부담이 실제로 완화되었는지

데이케어센터 등 치매 환자 돌봄 시설이 확충되고 환자들의 접근성이 향상되면서 가족들의 부담을 일부 덜어주었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데이케어센터가 운영을 중단하고 치매의 중증도에 따라 중기 이상의 치매 환자만 받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때 환자 가족들이 데이케어센터를 이용할 수 없어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았다.

≫ 최근 치매 치료와 관련해 관심을 두는 분야가 있다면?

최근 관심사는 ‘치매 환자 가족들에 대한 체계적인 케어’와 ‘경증 치매 환자의 치료’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데이케어센터 등 관련 돌봄 기관을 확충해 환자 가족들이 쉴 수 시간을 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환자 가족의 치료에 대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상담했던 환자와 환자 가족 사례 중, 정신행동증상(BPSD)이 심하게 나타나는 환자에게 처방한 수면제를 보호자가 먹는 경우가 있었다. 이를 보면서 치매 환자뿐 아니라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에 대한 정신적 치료가 절실하다고 생각했다.

초기 치매 환자 돌봄 시, 환자 가족들은 사랑하는 부모님이 행복했던 추억을 잊어가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 하는 데서 오는 슬픔, 타인에게 부모님이 치매임을 밝히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고립감 및 우울감 등을 겪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치매가 악화될수록 힘든 간병 생활에 대해 짜증이 나는 본인에 대한 죄책감, 부모님의 요양병원 입소를 고민하며 느끼는 괴로움 등을 많이 호소한다. 이 외에도 자녀들이 치매에 걸린 부모님을 모실 때 가족 간의 갈등 등이 심각한 상태이다. 치매 환자 가족도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치매 환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치매 환자의 가족의 수 또한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핵가족화 및 저출산 현상으로 가족 규모가 축소되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실질적으로 환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족의 수는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이때, 국가와 가족이 어떻게 협업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치매 환자를 둔 가족들 본인이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여 관련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경증 치매는 좋은 약으로 치료를 잘하는 것도 좋지만, 다수의 경증 환자들에게 인지행동적, 심리적으로 접근을 통해 경증에서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버드 심리학과 엘렌 랭어 교수의 ‘시계 거꾸로 돌리기’라는 매우 유명한 연구가 있다. 생각하고 의식하며 행동하는 것만으로도 얼마든지 젊게 살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준 대표적인 연구인데, EBS에서 2013년 이 연구를 차용해 ‘황혼의 반란’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국내 노인 6명을 대상으로 7일간 30년 전 1982년으로 돌아가 그 시대에 맞게 생각 및 행동하게끔 하여 인지기능 검사, 신체기능 검사, 시력 검사 등을 진행한 결과, 6인의 노인 모두 신체, 정신적 기능뿐 아니라 피부까지 개선됐다.

이처럼 경증 치매일 때 인지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경증 치매 환자의 인지기능 저하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도록 집단 공동체를 만드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한다.

≫ 치매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치매 환자분들 중 진단 자체를 부정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치매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도록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제 전공의 시절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같은 치매 치료 약물이라도 효능이 더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는다. 치매가 환자와 환자 가족에게 힘든 병이기는 하지만, 이전과 달리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질환인 것은 확실하다. 의학적으로 완치 가능한 치매도 10%정도 되며, 치매이나 동반된 정신행동증상이 없어 소위 ‘예쁜 치매’라고 말하는 환자 사례도 있다.

-임원정 교수 주요 경력-

現) 이대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全)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화의대부속 동대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부교수
이화의대부속 동대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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