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2-02 08:00 (수)
화이자 ‘mRNA’ 코로나19 백신, 백신계 新루트 여나
화이자 ‘mRNA’ 코로나19 백신, 백신계 新루트 여나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11.1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신 3상 중간분석 결과 90% 예방 성공
모더나·큐어백·사노피도 mRNA 백신 개발 중
새로운 백신 플랫폼 정착 위한 전략, 숙제는 극저온 콜드체인
출처=한국화이자, 게티이미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3상 중간보고를 통해 90% 이상 예방에 성공했다는 희망적인 소식을알리면서 전 세계가 요동쳤다. 이와 함께 mRNA 백신이 코로나19 백신 제작의 핵심기술로서 주목받고 있다. 화이자 외에도 모더나·큐어백·사노피 등 여러 제약사들이 mRNA 백신을 통해 코로나19 백신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학계에서는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mRNA라는 새로운 백신 폼팩터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하면서, 국내 생산이 어려운 만큼 극저온 콜드체인 체계가 백신 보급의 화두로 떠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화이자는 9일(현지시간)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3상 중간분석 결과, 미국 및 해외 5개국 총 4만3538명의 임상3상 참가자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94명의 확진자의 90% 이상이 플라시보(위약)를 투여한 실험군에서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백신을 투여한 실험군보다 10배가량 많이 발생한 것.

앨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는 “전 세계적 보건 위기를 끝내는 데 도움을 줄 돌파구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며 “터널 끝에서 마침내 빛을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 주 내 백신 안전성과 효과를 입증할 추가 데이터를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안전성 관련 데이터를 점검한 뒤 11월 셋째 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임상 소식과 함께, 화이자가 개발 중인 백신이 ‘mRNA 백신’이라는 점도 주목을 받고 있다. mRNA는 전달자RNA로도 불리는 유전물질로 체내에서 DNA의 정보를 전사해 단백질 합성효소에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mRNA 백신은 체내에 바이러스 mRNA를 투입하면 이 mRNA로 인해 생성된 단백질을 몸 속 면역체계가 인식해 항체를 발현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의 백신이다. 항원을 직접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생산해 이를 통해 항체 생성을 이끌어내는 것. 

mRNA 백신이 주목을 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그동안 백신업계에서 상업적으로 단 한 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아웃사이더’ 백신인 까닭이다.

하지만 mRNA 백신은 코로나19에서만큼은 ‘핵인싸’ 대접을 받는다. 임상3상 중간결과를 발표한 화이자를 비롯해 2상에서 중화항체 성능을 확인한 모더나, 2상 진행 중인 큐어백, 1/2상 진행 예정인 사노피 등 현재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진척을 보이는 다국적 제약사들은 모두 mRNA 백신을 개발 중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국내 mRNA 백신 전문가인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mRNA 백신은 기존 백신보다 제조 공정이 훨씬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며 “모더나의 경우 임상시험에 필요한 백신 분량을 약 2주 만에 생산해 내기도 했는데, 생산 기반만 갖춰져 있다면 개발 완료까지 시간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학계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코로나19 백신 개발 방법으로 mRNA 백신을 선택한 데는 ‘숨은 1인치’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 기회에 mRNA 백신을 백신 시장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정착시키겠다는 것.
 
남 교수는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모더나 등 코로나19 mRNA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을 살펴보면, 모두 암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단백질 백신이나 불활화 백신(사백신)이 주류인 감염병 백신과 달리, 암 백신의 경우 mRNA 백신 연구가 주를 이룬다. 암 백신 개발에 쓰던 기술을 곧바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적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mRNA 백신은 아직까지 현장에 투입된 적이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백신인 탓에 FDA 등 규제기관에서 쉽게 인허가를 받기는 어렵다는 뜻”이라며 “일상적인 상황이라면 mRNA 백신이 이처럼 빠르게 임상3상에 투입돼 성과를 내기 어렵다. 코로나19 상황이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약사들은 코로나19 백신 자체로 돈을 벌기보다는 코로나19를 통해 mRNA 백신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를 시장에 정착시키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며 “이미 수만 명이 임상에 참여해 mRNA 백신의 안정성과 효용성을 시험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을 선례 삼아 차후 암 백신 개발 때 인허가를 보다 쉽게 끌어내겠다는 것이 제약사의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코로나19 백신 표준으로 mRNA 백신이 자리 잡는다면, ‘극저온 콜드체인’이 국내 보급을 좌우할 열쇠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mRNA 백신의 경우 단일가닥 분자를 특성으로 인해 기존 백신보다 분자의 안정성이 훨씬 떨어진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이 때문에 화이자의 경우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보관 온도 기준을 영하 75도로 설정했고, 모더나는 영하 20도 보관을 기준으로 정했다.

앞서의 남 교수는 “현재 국내에서는 당장 mRNA 백신 생산 설비를 갖춘 곳이 없다. 결국 미국·독일 등 선진국의 생산 분량을 수입하는 수밖에 없다”며 “최소 영하 수십 도의 극저온 콜드체인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는 선진국에서도 유지하기 쉽지 않다. 또한 지역 병·의원에 보관이 불가능하므로 대형 병원에서만 접종이 가능하다는 문제도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발 완료 시점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코로나19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도 이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며 “아마 여러 온도로 백신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을 것이다. 현재로서는 안정적인 백신 보관 온도를 현재보다 얼마나 높이는지가 보급의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