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보령제약 전경
사진. 보령제약 전경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지난 3~4월 무렵, 국내 제약업계는 대면 영업 중단과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도 오히려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제약사가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1월 무렵이었다. 당시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중국인이 입국하면서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했고, 2월 중순까지 소수의 확진자만 발생했었다. 하지만 2월 말이 되면서 대규모 지역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확진자가 수백 배로 치솟으면서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퍼지게 됐다.

이로 인해 당시 국내 제약업계는 매출 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전통적으로 중요시되던 ‘대면 영업’이 불가능해지고 환자들의 병원 및 약국 방문이 줄어들면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그 배경이었다.

당시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 수가 줄어 올해 제약‧바이오산업이 최소 1조 8000억원대의 매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협회는 이 같은 여파가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감소와 고용 위축 등 기업경영에 악영향이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내 헬스케어산업 시장조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제약업계 성장률이 작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 것이며 이에 따른 손실 규모는 약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정 지역 병원 폐쇄 및 전국적인 격리조치 ▲감염 예방 차원 등으로 내방환자 감소 ▲경제 활동 저하로 인한 헬스케어에 대한 소비 감소 등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 속에서도 지난 1~3분기 동안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며 호실적을 내는 제약사가 있다. 바로 ‘보령제약’이다.

보령제약은 지난달 27일, 올 3분기 영업 실적(잠정치)을 공시했다. 회사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454억원, 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 8.4% 늘어난 수치다. 당기순이익은 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증가했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외형 성장과 수익성 달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호실적’이 이번 연도 ‘내내’ 지속됐다는 것이다.

보령제약의 올 1~3분기 누적 매출액은 41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인 3853억원보다 7.5% 성장했다. 영업이익 역시 작년 1~3분기 기준 327억원에서 올해 360억원으로 10.1% 증가하며 수익성이 대폭 증가했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5.2% 감소했다.

이 같은 성과의 원동력에는 보령제약이 지난 2011년 출시한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가 있었다.

카나브는 보령제약이 자체 기술로 개발에 성공한 ARB(Angiotensin II Receptor Blocker) 제제의 고혈압치료제다. ARB는 혈관벽 세포에 있는 혈관 기능 조절물질인 ‘AT1(안지오텐신 타입1)’수용체를 활성화해 혈관을 확정시키는 작용을 통해 혈압 상승을 막아주는 기전을 갖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의 카나브 원외 처방액은 662억원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6~8월 월별 처방실적은 89억원, 91억원, 88억원으로 하반기에 월평균 90억원의 원외 처방규모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기간동안 이러한 처방실적을 유지한다면 연간 처방액이 1000억원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고혈압을 앓는 환자들은 당뇨병이나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며 “보령제약은 단일제인 카나브를 기반으로 복합제 ‘듀카브(성분명: 피마사르탄·암로디핀)’나 투베로(성분명: 피마사르탄·로수바스타틴)등을 출시하며 꾸준한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보령제약의 ‘카나브 패밀리’는 2014년부터 안정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데, 2014년 345억원에서 2015년 334억원 → 2016년 445억원 → 2017년 386억원 → 2018년 575억원 → 2019년 716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올 상반기에만 벌써 410억원의 매출을 확보한 상태로 확인됐다.

앞서의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환자들이 병원을 방문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하더라도,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은 오히려 장기처방이 증가하면서 ‘카나브 패밀리’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탄탄한 실적 때문일까. 보령제약은 올해 국내 증시를 휩쓸었던 ‘코로나 테마주’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지난 3월보다 주가가 2배 이상 올랐다.

회사의 주가는 올해 초 1만 4000원~5000원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다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3월에 8400원까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꾸준히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현재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만 5000원 선을 회복했다.

한편, 보령제약은 카나브 패밀리의 6번째 신제품인 ‘아카브(성분명: 피마사르탄·아토르바스타틴)’를 지난 9월 온라인을 통해 출시했다. 회사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비대면 영업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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