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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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알레르기로 고통을 겪는 환자들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햇빛이 단시간 노출되어도 가려움증, 발진 등 극도의 통증을 겪기 때문에 환자들의 정신적 고통도 심각한 수준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특히 퀴놀론계 항생제가 햇빛 알레르기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환자들이 복용시 주의를 귀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햇빛 알레르기는 자외선에 노출된 후, 피부에 가려움이나 발진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증상이 심하지 않는 경우 치료 없이 사라질 수 있지만 심각한 경우 환자의 일상을 파괴할 정도로 무서운 질환이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일종의 ‘광과민질환’으로, 다형광발진, 만성광선피부염, 일광두드러기 등이 포함된다”며 “태양광선의 노출 부위에 구진이나, 물집, 습진등 다양한 형태로 발생하는데, 발생 시기나 정도는 환자마다 다르지만 주로 가려움을 동반한다”고 전했다.

이어 “증상이 심한 경우 크고 작은 홍반성이나 부종성의 구진들이 뭉쳐져 군집을 이룬다”며 “ 습진성 병변을 형성하고 심한 가려움을 동반하여 적절한 치료 없이 일상생활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햇빛 알레르기 환자들이 고통 호소하는 내용의 글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환자 A 씨는 지난해 8월경 알레르기 환자 온라인 대형 커뮤니티에 “햇볕을 받은 부위만 벌겋게 붓고 간지럽고 따갑다”며 “처음에는 1시간 정도면 가라앉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노출 시간이 짧아도 좋아지는 시간이 느려졌다. 이제는 3~4시간 정도 지나야 돌아온다”고 밝혔다.

이어 “여름에는 3분만 햇볕을 쬐면 가려움증이 올라온다”며 “온몸을 꽁꽁 싸매지 않고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수준이다. 5년째 고통스러운 생활을 반복하고 있는데 10년 이상 햇빛 알레르기를 앓게 된다고 상상하면 지긋지긋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는 항생제, 고혈압약, 당뇨약의 부작용으로 햇빛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임이석 원장은 “항생제, 심장약, 이뇨제, 항암제를 비롯한 다양한 약제는 물론 염색약, 향료 및 식품첨가제도 그 원인 물질이 될 수 있다”며 “광과민물질이 피부에 접촉되거나 복용이나 주사를 통해 체내에 들어가는 경우, 또는 체내에 들어간 약물의 신진대사에 의해서 효소를 증가시킨 이후 태양광선에 노출되면 광과민반응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퀴놀론계 항생제 부작용으로 햇빛 알레르기 증상이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퀴놀론계 항생제는 박테리아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쓰이는 약물이다.

익명을 요구한 약사는 “퀴놀론계 항생제는 장염, 방광염 등에 기본적으로 많이 사용한다”며 “광과민성 약물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햇빛 알레르기가 유독 심하다.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에서만 퀴놀론계 항생제가 널리 쓰이기 때문에 햇빛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많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도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 일본 오카야마 의과대학 연구진은 1998년 미국 국립보건원(NCBI) 저널에 “로메플록사신염산염(Lomefloxacin Hydrochloride)으로 인한 감광성 반응”이란 논문을 발표했다.

로메플록사신염산염은 퀴놀론계 항생제로 모낭염, 농포성 여드름, 종기, 큰종기 등에 적응증을 지닌 약물이다. 로메플록사신염산염 성분의 의약품은 한림제약, JW신약, 한굴콜마 등 다수의 제약사에서 유통 중이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일본 전역 100개 기관에서 1991년 10월부터 2년 동안 로메플록사신염산염을 투여받은 4284명의 환자 중 44명(1.03%)에서 광과민성 증상이 나타났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심하지 않았지만 치료 중단 이후 증상이 개선됐다.

이는 원인을 알지 못하고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햇빛 알레르기로 상당기간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진은 “모든 퀴놀론 약물은 잠재적으로 광독성이 있다. 로메플록사신염산염 복용 환자는 햇빛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퀴놀론계 항생제를 투약할 경우 반드시 의사나 약사에게 햇빛 알레르기 관련 부작용에 대해 물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앞서의 약사는 “의료진들이 보통 퀴놀론계 항생제를 처방할 경우 부작용에 대해 세세히 설명하지 않는 편”이라며 “환자들이 과거 햇빛 알레르기로 고통을 겪었거나, 향후 우려가 된다면 항생제 처방시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그것이 쉽지 않다면, 약국에 들러 어떤 종류의 약물인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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