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 인공지능(AI)를 활용하는 일은 이제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이미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 연구사업을 개시했다. 그렇다면 과연 인공지능이 열어갈 신약개발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는 6일 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컨퍼런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에서 주최하고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주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위해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진행됐다.

컨퍼런스 주제는 ‘AI for Biopharma in New Normal’이었다. 코로나19 창궐 이후 뉴 노멀(New normal·사회적으로 새로운 기준이 보편화되는 현상) 시대 속에서 인공지능이 신약개발을 비롯한 바이오제약 산업에 어떻게 쓰이는지 최신연구동향과 기술성과를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신약 연구를 진행 중인 산학계 전문가들 6인이 연사로 나서 기술성과와 연구동향을 제시했다.

컨퍼런스는 크게 2개 세션으로 나뉘었다. 오전에는 ‘코로나19 등장에 따른 데이터 주도 연구의 가속화’를, 오후에는 ‘바이오산업과 데이터의 융합’을 주제로 각 세션 당 3명의 연사가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 강연 중인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 [출처=인공지능 신약개발 플랫폼 구축사업 컨퍼런스 캡처]

전체 강연의 막을 연 연사는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갤럭스 대표)였다. 석 교수는 ‘SARS-CoV-2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spike protein)의 구조 예측에 활용된 단백질 구조 예측과 상호작용 예측방법’을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석 교수는 “3차원 단백질 구조 예측을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 표면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를 예측했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꺾이는 구조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차후 예측한 구조가 정확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아직 정식 발표되지 않은 논문이라 정확하게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제 곧 단백질 구조예측에 관한 문제를 해결한 논문이 곧 발표될 예정”이라며 “단백질 구조 예측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고 활성 부위에 대한 정확도 문제가 해결되면, 표적을 기반으로 한 저분자 신약 개발에도 활성화를 띨 것”이라고 말해다.

두 번째 강연은 백보람 디어젠 리더가 맡았다. 백 리더는 “코로나19 약물 재창출: 딥러닝 기반 약물-표적 상호작용의 적용”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백 리더는 “딥러닝에 기반한 시퀀싱 모델을 이용하면 약물의 효용성을 빠르게 예측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창궐 초기 인공지능을 이용해 약물 효용성을 예측했고, 이중 램데시비르 등은 현재 코로나19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을 이용해 약물 효용성을 예측하는 데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교한 빅데이터가 많이 모여야 한다”며 “앞으로 연구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오픈 소스 데이터 플랫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오전 마지막 강연은 렛미르 더다 48아워디스커버리(48 Hour Discovery) 대표가 맡았다. 더다 대표의 강연 주제는 ‘10억 개 규모로 유전적 인코딩된 라이브러리로부터 신규 리드물질을 발굴하는 데이터 기반 연구’였다.

오후 세션은 김완규 이화여대 생명과학과 교수의 강연으로 시작됐다. 김 교수는 ‘유전체 규모의 약물 작용에 대한 이해 - KMAP 프로젝트’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KMAP 프로젝트는 김 교수가 대표로 있는 카이팜이 한국파스퇴르연구소와 공동으로 수천 종의 전사체 표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프로젝트다.

김 교수는 “세포에 약물을 처리해 2만여 개 인간 유전자의 발현 패턴을 분석하면, 그 약물의 작용 기전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며 “개발 중인 약물의 전사체의 패턴 변화가 기존 약물 중 어떤 약물과 유사한지, 또 특정 질병 상태 패턴과 비교해 새로운 적응증도 찾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강연은 남병호 헤링스 대표가 맡았다. 남 대표는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 임상 디자인 전략’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남 대표는 플랫폼 임상시험의 효용성을 강조했다. 플랫폼 임상시험(platform clinical trial)이란 한 시험으로 여러 치료법을 동시에 평가하는 임상시험을 말한다. 기존과 달리 단일 치료법의 효용성보다는, 치료법 중 어느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 확인하는데 유용하다.

남 대표는 “규모나 비용 면에서 쉽지는 않지만, 플랫폼 임상 시험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같은 시간 안에 좋은 결과 여러 개를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고 “한 암에서도 여러 바이오마커가 나타날 수 있고, 플랫폼 임상시험은 이것들을 한번에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컨퍼런스의 마지막 강연은 김영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박사가 맡았다. 김 박사는 ‘구조 및 서열 정보를 이용한 펩티드-MHC 복합체 상호작용 딥러닝 연구’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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