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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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계의 전망을 인공지능(AI)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떨까.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는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AI 모델을 바탕으로 미래 고성장 기술을 100종을 선정했다. 이들 중 바이오기술은 총 10가지로 생체 지표 분석부터 질병 원인 규명, 치료제 개발, 단백질 합성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이 선별됐다.

KISTI는 29일 과학기술 미래 성장가능성에 대한 딥러닝 기반 예측모형을 확립하고, 이를 활용해 2020년대 중반까지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큰 미래 고성장 과학기술 100선 및 7대 이슈를 선별했다고 밝혔다.

KISTI 미래기술분석센터 연구팀은 최근 14년 동안 전 세계에서 출판된 과학기술 관련 논문 약 2000만 건의 인용 관계를 분석했다. 이후 논문을 유사 주제로 묶인 ‘기술군’ 4500여 개로 분류했다. 이후 기술군의 연구내용과 연구 분야 정보 등을 AI로 수치화한 뒤 딥러닝을 통해 7년 뒤 성장가능성이 99.9%인 고성장 기술군 103종을 선별했다.

선별된 기술군 중 바이오기술에 속하는 기술군은 총 10종이었다. KISTI 관계자는 “바이오기술의 경우 의생명과학 및 보건과학 분야는 전체 기술군에서 40%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지만, 100선에 들어간 기술군은 10% 남짓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분야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큰 기술군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고성장 바이오 기술군 10종은 각각 ▲자폐증 원인 규명과 치료법 ▲뇌 미세혈관 장애 극복 기술 ▲단일세포 멀티오믹스 분석 ▲저소득국 복합미량영양소 결핍 소아의 영양개입 ▲면역세포에 의한 대사질환 조절(면역대사) 연구 ▲실시간 RT-PCR ▲골수유래 면역억제세포 활용 면역항암제 개발 ▲질병 예측의 유용한 생체 지표인 지질체 연구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반 약물부작용 감시 ▲단백질 대량 생산을 위한 무세포 단백질 합성(CFPS) 연구였다.

자폐증의 경우 여전히 원인에 대한 치료제가 전혀 없고 동반 증상에 대한 약물 치료만 있다는 점이 성장가능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자폐증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이나 치료를 돕는 AI로봇에 대한 연구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인으로 나왔다.

‘뇌 미세혈관 장애 극복 기술’은 기억력 및 지적능력 감퇴부터 혈관성 치매까지 뇌조직 내 미세환경의 손상으로 발생하는 각종 병리학적 기전을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반 기술을 말한다. 치매 발병률이 높아지고 피브리노겐 등 치매 관련 새로운 생체 지표와 치료 표적이 발굴되기 시작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왔다.

‘단일세포 멀티오믹스 분석’은 단일세포에서 여러 유전물질을 동시에 추출해 통합적으로 분석하는 기술로, 새로운 생명현상 발견이나 질병 연구에 필요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확인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기존 DNA 시퀀싱 기술의 한곌르 극복하고 맞춤치료 시대를 열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미량영양소는 미량이지만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비타민·무기질·항산화물질을 말한다. 장기간 결핍 시 빈혈, 실명, 인지장애, 면역력 저하, 성장 저하 등을 불러올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미량영양소 결핍인구가 약 20억 명에 달한다는 점과 기후변화로 결핍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 등이 성장가능성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면역대사란 비만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염증 및 면역 관련 물질에 의한 당뇨·동맥경화 등 대사질환에 관한 연구분야를 말한다. 비만 인구 증가와 더불어 대사질환이 급증하면서, 비만-대사질환 간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올해 다국적 제약사인 일라이릴리가 면역대사 조절 치료제 개발에 착수하는 등, 면역대사에 관한 제약사들의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실시간 RT-PCR은 코로나19와 함께 최근 다시 급부상했다. 바이러스 등 병원체를 확인하는 데 민감하고 정확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코로나19 창궐 이후 긴 처리시간·복잡한 과정·숙련된 인력 요구 등 문제점이 부각된 상황이다. 1월 질병관리본부(현 질병관리청)가 코로나19 실시간 RT-PCR 검사법을 개발한 것을 필두로 전 세계 여러 연구팀이 RT-PCR 기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골수유래면역억제세포(MDSC)는 미성숙한 골수성 세포의 집합을 말한다. 종양 미세환경에서의 면역억제 기전이 있어, MDSC의 역할을 제한해 암을 치료하는 면역항암제 개발이 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또 MDSC는 병적인 상태에서만 축적되는 까닭에, 정확한 역할을 규명하고 MDSC를 예후 지표로 활용하려고 하는 특이적 지표 발굴이 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지질체는 물에 녹지 않는 성질을 지닌 화합물로, 체내 다양한 대사 작용에 관여한다. 세포막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대사, 신호 전달 등 다양한 역할에 관여한다. 지질체는 대부분 장기와 혈류에 존재해 여러 질병의 예측 및 모니터링에 지표로 활용할 수 있어, 약물치료 효과 평가 및 신약 개발 표적 정보 제공 등 응용 범위가 다양하다.

약물부작용 감시의 경우 빅데이터와 AI를 만나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의약품의 이상 사례 및 안전성 관련 문제를 AI 기술을 통해 신속하게 확인·분석하는 것.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로슈, 다케다제약 등 다국적 제약사에서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해 치료 표적과 신약 개발, 진단 및 예측 기술 개발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나라도 대웅제약, 일동제약, 한미약품, 보령제약, 일양약품, 신풍제약, 신테카바이오 등 여러 제약사가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무세포 단백질 합성(CFPS)는 세포를 파쇄한 뒤 파쇄액 내 단백질 합성기구를 이용해 단백질을 발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세포 기반 재조합 단백질 발현과 달리 세포의 생장 조건에 영향을 받지 않아 보다 유연한 조건에서 단백질 합성이 가능하다. 2027년까지 시장규모가 3억1890만 달러(한화 약 3621억 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자세한 내용은 빅데이터 기반 과학기술산업 이슈 분석채널인 KISTI 데이터 인사이트(http://mirian.kisti.re.kr/ insight/insight.jsp)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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