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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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코로나19 감염자가 날마다 신기록을 경신하는 가운데 28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4423만명, 사망자는 117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미국과 유럽, 중동 지역에서의 2차 유행이 심화되며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최근 학계에서는 현재 사용되는 치료제들의 효과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전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둔 미국은 매주 80만명의 신규 확진자와 1만6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고, 유럽은 매주 40~50만명의 감염자가 새롭게 발생하며 2차 유행이 빠르게 진행 중에 있다. 치료제가 시급하지만, 현재로서는 기존에 활용되던 약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되는 연구 자료들을 살펴보면, 현재 사용되는 코로나19 치료제들의 ‘효과성’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사진. 길리어드 렘데시비르

먼저 길리어드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의 경우, 미국 국립보건원(NIH)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렘데시비르는 코로나19 치료 기간 단축과 사망률을 개선하는 결과를 보였다. 해당 연구는 FDA가 렘데시비르를 코로나19 치료제로 정식 승인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환자 1063명을 대상으로 렘데시비르를 투여한 결과, 코로나19 회복 기간이 15일에서 11일로 4일(31%) 단축되는 효과를 보였다. 단축 효과는 코로나19 중등도 환자에서 더 두드러졌는데 실험군은 위약군 대비 회복 기간이 47% 줄어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치료 기간 단축과 더불어 사망률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였는데, 렘데시비르를 2주 투여한 실험군의 사망률은 7.1%인 반면에 위약군은 11.9%로 집계됐다.

그러나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자체적으로 수행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렘데시비르 효과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WHO 연구진은 “코로나19 환자에게 시행한 렘데시비르와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및 인터페론 요법을 분석한 결과, 28일차 사망률이나 기계적 환기 시작 시점, 입원기간 등에 있어 거의 혹은 전혀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공호흡기를 달지 않은 환자들이나 다른 그룹의 특성들(연령이나 지역, 인공호흡기 유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사용 유무 등)에 따라 어떤 환자군에서도 렘데시비르를 포함한 다른 약물들도 현재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사망률을 줄일 수 있는 확실한 효과는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연구는 무작위실험연구로 설계됐으며, 전세계 30개국 405개 병원에서 1만1255명의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 동안 수행한 연구로, 렘데시비르를 투여받은 환자는 총 2750명이었다.

평가가 엇갈리는 약물은 이뿐만이 아니다. 로슈의 류머티즘 치료제 ‘토실리주맙’은 불과 하루 차이를 두고 상반되는 결론을 내린 서로 다른 연구 논문이 국제 의학 학술지에 게재된 것.

사진. 토실리주맙
사진. 로슈 토실리주맙

프랑스 파리 공공병원(APHP, Assistance Publique–Hôpitaux de Paris) 연구진은 지난 20일, 미국의사협회지(JAMA)에 토실리주맙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중증 폐렴환자의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프랑스 9개 대학병원의 코로나19 중등도 또는 중증 폐렴환자 131명을 대상으로 28일간 추적 관찰한 결과, 토실리주맙 투여군은 치료 14일까지 사망률 감소 효과가 있고, 기계적 및 비침습적 인공호흡치료의 필요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같은 날(20일), JAMA에는 토실리주맙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 위험을 30% 낮춘다는 논문이 게재됐다.

미국 하버드대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은 미국 내 68개 병원의 중환자실(ICU, Intensive Care Unit)에 입원한 코로나19 중증환자 3942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이들 중 토실리주맙을 투여받은 환자는 433명으로, 이들은 ICU에 옮겨진 이후 처음 이틀간 토실리주맙 주사를 맞았다. 그 결과, 토실리주맙을 맞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29%였던 반면에 주사를 맞지 않은 환자들의 사망률은 41%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토실리주맙의 사망률 감소 효과는 환자의 연령이나 성별, 증상의 중증도(severity)와 무관하게 일관성을 보였다”며 “또한 일반적 치료법인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여부와도 관련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들이 발표된 지 하루 만에 토실리주맙의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논문이 국제 의학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실렸다.

미국 하버드대 메사추세츠병원 연구진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토실리주맙이 코로나19 중증 환자의 사망률을 낮추거나 기관 내 삽관(intubation)을 예방하는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는 중증 코로나19 환자 243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 이중 맹검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토실리주맙·표준치료 실험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실험군에게는 체중 1kg당 8mg의 토실리주맙을 정맥투여했다.

연구 결과, 실험군의 사망 위험률은 위약군보다 17% 낮았지만 이에 대해 연구진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치료 14일이 지난 시점에서 코로나19 악화 정도를 측정한 결과, 실험군 18% 위약군 15%로 차이가 미미했다.

연구진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토실리주맙을 사용하는 것은 사망률이나 기관 내 삽관을 예방하는데 큰 효과가 없었다”며 “다만, 이번 연구는 효과를 비교하기 위해 신뢰구간( confidence intervals)을 넓게 잡았다는 한계점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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