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콜린알포세레이트’ 저격수를 자처했다. 그는 종합감사에서 임상 재평가에서 실패할 경우 제약사들에게 건강보험 급여를 환수해야 한다고 보건복지부를 압박했다. 제약업계는 사실상 여당과 정부가 콜린알포세레이트 퇴출을 밀어붙이고 있다면서, 건강보험공단 재정 확보를 위해 제약사 죽이기에 나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사진 출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블로그

남 의원은 국정감사 마지막날인 22일 종합감사 중 박능후 복지부 장관과의 질의에서 “지난 10월 8일자로 ‘건강보험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이 개정돼 기등재 의약품도 장관의 명령에 따라 건보공단과 제약사간 계약을 체결하고 임상 재평가에 따라 환수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장관이 행정명령을 발동해 제약사의 임상시험계획서 제출시한인 12월 23일 전까지 건보공단과 제약사 계약을 통해 ‘임상시험 실패 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임상시험을 실시하도록 한 날부터 삭제일까지의 건강보험 처방액 전액을 공단에 반환하도록 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법조계는 행정명령 발동이 비록 위법적인 사항은 없지만 앞으로 정부-제약업계 간 갈등을 더욱 심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의료법 전문가인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는 “남 의원이 요구한 행정명령은 국민건강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13조 6항에 의한 것”이라며 “이미 등록된 약제라 할지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장관 직권으로 건보공단과 제약사 간 약가 협상을 명령할 수 있다. 행정명령을 통해 급여 환수를 소급적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 의원의 말 자체는 법적으로 합당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이 조치는 결국 임상 재평가 완료 전까지 판매하지 말라는 소리로 들릴 수 있다. 업계가 느끼는 부담감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법조계 의견대로 제약업계는 이번 조치에 관해 큰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살 콜린알포세레이트 퇴출을 공언한 것과 다름 없다는 것.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변경이 집행 정지되자 이런 조치를 통해 퇴출을 도모하는 것”이라며 “임상 실패하면 다 환수하겠다는 것인데 제약업계에 대한 압박이 너무 심하다. 부작용이 나와서 처방 중단을 하는 것도 아니다. 약을 허가한 것은 식약처고, 처방한 것은 의료진이다. 잘잘못을 따지면 식약처와 의료진도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약가 협상에 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약가 협상 테이블에 앉는 순간 칼자루를 건보공단이 쥐게 돼 급여 환수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협상에 들어가게 되면 기한 내 협상이 안 될 경우, 약가가 삭제되면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며 “협상 테이블에 앉는 순간 건보공단은 갑이다. 사실상 협상이 아니라 통보가 이뤄진다. 임상 실패 시 급여 반환을 조항에 넣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최근 콜린알포세레이트 관련 사용량-약가연동 협상을 진행한 알리코제약, 경보제약, 하나제약 등 3개사의 경우, 협상 과정에서 ‘재평가 등으로 허가가 취소되면 해당 제약사는 식약처 임상시험 고시일로부터 급여 삭제일까지의 청구금액 전액을 건보공단에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약가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다른 제약사의 직원에 따르면, 결론이 정해져 있는 협상이었다고 한다”며 “만약 행정명령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되면, 결국 정부의 뜻대로 ‘임상 실패 시 급여 반환’ 항목을 조항에 포함할 수밖에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제약업계는 정부의 ’콜린알포세레이트 죽이기‘가 결국 건보공단 재정 확보를 위해 제약사에게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라는 입장이다.

앞서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건보공단에서 연일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정 건전성이 나빠지자 이를 타개하기 위해 처방이 많은 콜린알포세레이트를 급여에서 빼려고 하는 것”이라며 “의료계는 건드리기 어려우니 가장 만만한 제약업계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하소연했다.

앞서의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도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라며 “대형제약사들은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주력으로 판매하던 중소제약사는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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