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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최강’ 백신 생산 기지, ‘GC녹십자 허브’는 누가 차지할까
아시아 ‘최강’ 백신 생산 기지, ‘GC녹십자 허브’는 누가 차지할까
  • 최선재 기자
  • 승인 2020.10.2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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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C 녹십자-감염병혁신연합 위탁생산 합의 ‘숨은일인치’
CEPI 전폭 지원 받은 모더나, 큐어백 등 6개사 ‘주목’
사진. GC녹십자 전경
사진. GC녹십자 전경

GC녹십자가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에 합의한 가운데 CEPI의 전격적인 지원을 받아온 글로벌 제약사들을 향해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모더나, 노바벡스 등이 향후 GC 녹십자를 통해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할 경우 아시아 시장 수요를 ‘싹쓸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2일 오전 업계가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GC녹십자가 최근 국제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과 코로나19 백신을 최대 5억 도즈(1도즈는 1회 접종량) 이상 생산하는 데 합의한 것. 코로나19 백신 위탁 생산 기간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5월까지로 정해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녹십자는 아시아에서 유일무이한 백신 생산 능력을 갖춘 제약사”라며 “아직 본계약 성사 전이라고 하지만 5억 도즈 생산 합의는 의미가 상당하다. K-방역이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점도 영향이 있었겠지만 무엇보다도 녹십자가 전 세계 독감 백신 생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닌 점을 높게 평가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9년 GC녹십자는 국내 최초로 독감 백신 상용화에 성공했다. 2년 뒤에는 아시아 최초로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독감 백신 사전 적격성 평가(PQ) 인증을 얻었다. 독감 백신을 총 45개 국가에 수출한 배경이다. 더구나 GC 녹십자는 세계 최대 백신 수요처 중 하나인 범미보건기구(PAHO)의 독감 백신 입찰에서 6년째 점유율 1위를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그렇다면 어떤 글로벌 제약사가 GC녹십자의 위탁 생산을 맡을까.

GC 녹십자 관계자는 “백신 제조사들이 감염병혁신연합과 생산시설 관련 계약을 맺으면 우리가 CEPI를 통해서 후보 업체와 본계약을 맺는 방식이다”며 “아직 백신 개발에 성공한 제약사들이 없기 때문에 어느 곳과 최종적으로 계약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GC 녹십자가 이번에 생산할 예정인 백신이 코백스(COVSX) 퍼실리티를 통해 전세계에 유통된다는 점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코백스 퍼실리티는 세계보건기구(WHO)·감염병혁신연합(CEPI)·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제 백신 공동 구매·배분을 위한 프로젝트다.

CEPI는 백신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고 있는 연합체로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각국 정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글로벌 제약사들의 백신 개발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이들이 GC 녹십자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위탁생산 계약을 맺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CEPI 공식 홈페이지에 의하면, 지원을 받은 주요 글로벌 제약사는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 이노비오, 큐어백,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모더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큐어백은 독일의 백신 기업으로 코로나19 백신의 1상 임상시험에 들어간 상태다. 영국의 GSK와 프랑스의 사노피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은 임상 1상과 2상에 돌입했다. 미국 바이오 기업 이노비오의 DNA 백신도 국내 환자 대상 1/2a상을 지난 6월 승인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노바벡스,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은 무서운 속도로 임상 3상 절차를 받았다. 노바벡스는 미국의 바이오 기업으로 지난 9월 임상 3상 시험에 착수했다. 모더나는 다음달, 임상 3상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줄 경우 오는 12월경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을 신청할 예정이다.

다만, 아스트라제네카는 지난 9월 횡단성 척수염 환자가 발생한 이후 미국을 제외한 영국과 브라질, 인도 등에서만 3상 시험을 진행해왔다. FDA가 안전성 조사를 마친 뒤 이번 주 내로 임상 재개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해당 임상 사례가 어떻게 규정될 것인지가 변수로 남아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제약사 중 한 곳이 백신 개발에 성공한 이후 ‘녹십자 백신 허브’ 올라탈 경우 아시아 백신 시장의 대규모 수요를 선점할 수 있다는 예측이 들리고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아시아에서 우리나라 말고는 제대로 된 백신이 나오는 나라가 없다”며 “미국이 중국과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에 중국 생산기지는 변동성도 적지 않을 뿐더러 품질을 제대로 보증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녹십자와 거래하면 향후 중국 시장을 겨냥하기도 수월할 것”이라며 “대만, 동남아 시장 공급도 수월해진다. 어떤 글로벌 제약사가 최종적인 주인공이 될지 알 수 없지만 GC녹십자를 디딤돌로 삼는다면, 코로나19 아시아 백신 수요를 전부 장악하는 포석을 쌓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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