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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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제외하면, 제약업계를 휩쓴 키워드는 ‘콜린알포세레이트’라 할 수 있다. 급여 재평가로 인해 치매를 제외한 나머지 적응증에 대한 본인부담금이 30%에서 80%로 늘어난 것. 콜린알포세레이트 매출 비중이 큰 제약사들에게 일대 비상이 걸린 이유다.

국정감사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는 도마 위에 올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콜린알포세레이트 급여 적정성을 놓고 맹공을 퍼붓는 가운데, 제약사들은 2개월 남은 콜린알포세레이트 임상 재평가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분위기다.

팜뉴스 취재진은 올해 발표된 콜린알포세레이트 관련 학술 논문을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 재평가에 대한 전망을 진단했다. 콜린알포세레이트는 과연 제약업계의 바람대로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반격의 신호탄이 될 만한 연구가 보였다. 콜린알포세레이트가 경도인지장애 개선 및 뇌 보호 등 예방적 효능이 있다는 논문이 발표된 것. 다만 논문마다 약점이 있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전망이 꼭 희망적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이탈리아 라퀼라대 보건 및 환경과학과 연구팀은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신경세포 사멸을 막고 초기 치매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술지 ‘셀 바이올로지 인터내셔널’ 4월 2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실험실 환경에서 진행한 세포 수준 실험을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한 신경세포 사멸을 줄이고 뉴런 형태를 보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를 주도한 클라우디오 페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매 초기 단계를 모방한 체외 모델을 이용해 콜린알포세레이트의 신경세포 사멸 방지 효능을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콜린알포세레이트가 베타아밀로이드에 의한 악영향을 상쇄해 신경세포 사멸을 줄이고 뉴런 형태를 보전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치매 초기 단계에서 예방적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연구팀의 연구도 있었다. 양동원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교수팀은 동물 실험을 통해 콜린알포세레이트가 스트레스로부터 뇌 인지기능과 신경생성 기능을 보호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 게재 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6월 1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소음과 구속을 활용한 이중 스트레스 모델 실험을 고안했다. 실험용 쥐에게 7일간 110dB(데시벨)의 백색소음을 들려주고 하루 3시간씩 감금해, 스트레스를 이중으로 부여하는 방식이다. 이후 실험용 쥐를 대조군과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리군, 이중 스트레스 처리군, 스트레스 및 콜린알포세레이트 동시 처리군 등 4개 그룹으로 무작위 분류해 이들의 뇌 인지기능 변화를 확인했다.

그 결과 이중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 중 콜린알포세레이트를 처리한 그룹이 물체 인식 테스트에서 스트레스만 부과한 그룹에 비해 기억 기능이 더 활발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마 분석에서도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리군이 이중 스트레스군에 비해 콜린아세틸트랜스퍼레이스와 뇌유래신경영양인자(BDNF) 발현이 더 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콜린아세틸트랜스퍼레이스는 기억을 관장하는 신경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합성하는 효소다. 또 콜린알포세레이트 처리군은 신경아세포 발현도 스트레스 처리군에 비해 더 활발했다.

다만 앞서의 두 연구 모두 임상을 거치지 않았다는 약점이 있어, 임상적인 효과를 검증한 추가 연구가 등장하기까지는 제약업계의 승전보를 낙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콜린알포세레이트의 효능을 세포 수준 또는 동물시험으로 증명한 연구는 기존에도 몇 차례 있었다”며 “임상 결과가 승부처가 될 것이다. 임상을 통한 결과가 나와야 급여화 문제도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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