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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보건의료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과 규제완화 속도의 불일치
[칼럼] 보건의료의 새로운 마케팅 수단과 규제완화 속도의 불일치
  • 한도형 변호사
  • 승인 2020.10.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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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적 리스크로 홍보·마케팅 방식 제한, 광고행위 다변화 추세에 부합 않해
불법한 광고행위는 차단, 새로운 홍보수단 도입에 합리적 가이드라인 제시 필요
사진. 한도형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사진. 한도형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플랫폼으로 경제활동이 활성화되는 소위 ‘플랫폼 경제’가 등장하면서, 개인 간의 소통은 물론 유통과 광고 역시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변화가 나타났다.

마케팅뿐만 아니라 업의 시행에서도 종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방식이 빠른 속도로 자리 잡게 되었고, 보건의료 관련 분야의 마케팅 역시 플랫폼 경제의 영역에 포섭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플랫폼을 이용한 마케팅이 보건의료·제약 분야의 엄격한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우려도 존재한다. 나아가 특히 의료 분야에서는 새로운 마케팅 방식이 현행법상 허용되는 적법한 의료광고행위인지 그렇지 않다면 위법한 유인행위인지에 대해서는 상반된 해석론까지 존재한다.

의료법은 금품 등을 제공하여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에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약사법도 시행규칙에서 부당한 방법이나 실제로 구입한 가격 미만으로 의약품을 판매하여 의약품 시장질서를 어지럽히거나 소비자를 유인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한편, 의료법도 약사법도 금지되는 광고행위의 유형만을 열거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광고를 규제할 뿐, 광고행위는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케팅이나 광고는 본질적으로 환자나 소비자를 유인하여 매출을 올리기 위한 행위이다. 의료법도 약사법도 광고는 허용하면서 유인행위는 금지하고 있는 모순적인 구조를 가진 셈이다.

마케팅의 방식이 다양화되며 광고인지 유인행위인지 그 경계가 모호해지는 사례들이 끊임없이 생기고 있으며 같은 사안에 대해 법원의 하급심과 상급심의 견해가 바뀌는 경우도 나타난다.

실제로 문제가 된 사례 중 웹사이트 운영자가 의료인과 체결한 광고계약의 이행으로 웹사이트 회원들에게 이벤트 광고 이메일을 발송한 사안에서, 상급심인 대법원은 하급심인 서울중앙지방법원과 결론을 달리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메일이 강한 유인력을 가지고 있고, 그러한 유인수단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의료인들로서는 동일한 방법으로 환자 유치를 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으며, 과당경쟁을 방치할 경우 단순한 저가 마케팅에 의하여 적절한 의료수준을 보장하지 못하게 되어 잘못된 치료에 따른 불필요한 국민총의료비의 증가만 불러온다는 이유에서, 문제된 이메일 발송행위를 위법한 유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반면 대법원은 문제된 이메일 발송행위를 위법한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대법원은 위법한 유인행위의 범위를 좁게 해석하여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

의료광고행위는 그 성질상 기본적으로 환자를 유인하는 성격을 가지고, 의료광고행위를 환자유인행위로 본다면 직업수행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 의료소비자의 알 권리, 의료인 사이의 경쟁을 통한 건전한 발전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는 제한적으로 해석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어서 의료광고행위가 의료법에서 명문으로 금지하는 개별적 행위유형에 준하는 것으로 평가될 수 있거나, 또는 의료시장 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인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환자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는 법리를 설시하면서, 해당 이메일 발송행위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한 의료광고에 해당하므로 유인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대법원의 판결은 의료광고행위에 관한 입법 취지와 의료광고행위 허용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환자유인행위의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원칙을 제시하는 한편, 그러한 고려를 바탕으로 의료법이 금지하는 환자유인행위의 요건을 제시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례에서 대법원이 설시한 법리만으로 의료광고행위와 유인행위를 구별해 내는 것은 간단한 일이 아니다. 동일한 매체와 형식을 취하는 경우에도 구체적인 광고내용에 따라 시장질서를 현저하게 해치는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고, 새로운 행위유형의 적법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 참고할 수 있는 판례가 축적되는 속도보다 의료제약 마케팅과 광고 방식의 다변화가 더욱 빨리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규제의 속도가 홍보·마케팅 수단의 발전속도를 따라가지 못하여 홍보 주체들이 법률적 위험을 감수해야만 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법률적 리스크로 홍보·마케팅 방식이 제한받는 것은 광고행위의 다변화 추세와 해외의 입법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결국, 국민의 건강 보호라는 이념에 따라 불법한 광고행위는 차단하되, 새로운 수단의 홍보방식이 도입됨에 어려움이 없도록 행정청의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제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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