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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료기기광고·의료기기법 사전심의제도 ‘위헌결정’ 의미와 ‘부활’ 가능성
[칼럼] 의료기기광고·의료기기법 사전심의제도 ‘위헌결정’ 의미와 ‘부활’ 가능성
  •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 승인 2020.09.29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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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기, 의료와 마찬가지 국민 건강에 중요한 영향 미치는 분야
불법 광고 범람 방지차원에서 사전심의제도는 ‘고려할만한 조치’
사진. 정혜승변호사(법무법인 반우)
사진.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

헌법재판소는 2020년 8월 28일에 일정 방법으로 의료기기광고를 시행하고자 할 때 반드시 사전심의를 거치도록 한 의료기기법조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면 그 즉시 해당 법률의 효력이 상실되지만, 그렇다고 의료기기 표시나 광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기법에서는 의료기기 표시나 광고에 대하여 두 가지 종류의 제한을 하고 있는데 한 가지는 의료기기 표시나 광고를 할 때 해서는 아니 되는 내용들(금지행위)을 규정한 것이고, 다른 한 가지가 바로 금지행위를 하지 않았는지 광고 시행 전에 사전심의를 받도록 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한 것은 후자일 뿐이므로 여전히 의료기기법에서 금지한 표시나 광고를 하면 형사처벌 및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

의료기기법이 2006년 10월 4일 개정될 때 의료기기 과대광고 등에 대한 사전적 예방조치로서 의료기기 광고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청장의 사전심의제도가 도입되었다. 광고의 사전심의제도는 의료와 제약, 건강기능식품에 거의 동일하게 존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5년 12월 의료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제도가 위헌이라고 판단하였고 2018년 6월에는 건강기능식품 광고 사전심의제도도 위헌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동안 의료기기와 제약 광고 사전심의제도는 아직 사건이 헌법재판소에 제기되지만 않았을 뿐(우리나라 헌법재판제도는 실제 사건이 벌어지기 전에 헌법재판소가 선제적으로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건만 생긴다면 헌법재판소가 위헌으로 결정하리라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의료기기광고 사전심의제도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근거는 의료광고, 건강기능식품 광고 결정 때와 동일하다. 우리나라 헌법은 제21조 제1항에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고, 동조 제2항에서는 표현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서 말하는 검열은 ‘그 명칭이나 형식과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을 발표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우리나라에도 과거 음반이나 영화를 발표하기 이전에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검열을 하고, 허가받은 범위 내에서만 발표를 할 수 있었던 제도도 있었으나 헌법재판소가 모두 위헌으로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광고라 하더라도 헌법이 보호하는 표현의 자유의 영역에 속한다고 보았다. 의료기기광고 사전심의제도의 경우 행정권에 속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사전심의를 할 권한을 가지고 구체적인 업무만을 의료기기산업협회에 위탁하였을 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위원의 구성에도 관여하며 심의기준도 정한다. 나아가 업무를 수행할 수탁자를 마음대로 변경할 수도 있다. 그리고 광고를 사전에 제출하여 심의를 받지 아니하면 광고를 할 수 없으며, 허가받지 않거나 심의 받은 내용과 다른 광고를 하게 되면 해당 의료기기에 대한 판매정지처분 등의 행정처분은 물론이고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다.

헌법재판소는 의료기기광고 사전심의제도는 행정권에 의하여 허가받지 않은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 즉 검열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헌법재판소가 위헌 판단을 하였기에 당장은 의료기기광고를 할 때 사전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사전심의제도가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 같다. 의료광고의 경우, 사전심의제도가 위헌판단을 받아 잠시 중단되기는 하였지만, 2018. 법개정으로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를 부활시켰기 때문이다.

의료는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직결되는 분야이기에 의료광고는 신중하게 행해져야 하는데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가 사라졌던 기간 동안 불법 의료광고가 범람하여 그 폐해가 컸다. 결국 국회는 의료법을 개정하여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를 부활시키되, 사전심의의 주체를 ‘행정권’이 아닌 의료 관련 자율기구로 변경하였다.

그리고 복수의 심의기관이 사전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의료기기법도 2020년 9월 25일자로 국회에 개정안이 제출되었다. 조응천 의원 등 10인이 의료법과 동일한 구조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아닌 자율기구들이 원한다면 사전심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 빠르게 마련한 것이다.

의료기기 역시 의료와 마찬가지로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분야이기에 불법 광고가 범람하지 않도록 사전심의제도를 두는 것은 고려해볼 만하다.

그러나 개정된 의료법에 따른 의료광고 사전심의제도도, 의료기기법 개정안의 사전심의제도도 사전심의의 주체를 자율기구로 변경하였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전심의를 받지 아니한 광고의 시행은 금지된다.

또한, 심의 받지 않고 광고를 하였을 때에는 행정처분, 형사처벌도 거의 동일하게 이루어진다. 게다가 사전심의를 시행할 주체도 말이 자율기구일 뿐, 과거 행정권의 위탁을 받아 심의를 했던 협회가 동일하게 이어서 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자율적으로 심의를 할 복수의 심의기구가 마련되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헌법재판소는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검열을 하는지 여부를 형식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판단해왔다.

이에 따르면 의료기기법이 개정되어 사전심의제도가 변경되더라도 위헌 논란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기에 의료기기법 개정 과정에서 위헌적 요소를 없애기 위한 보다 세밀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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