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펜데믹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코로나19.com’ 등 관련 한글과 영문 도메인 구매가 앞다투어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 확산 초기 백신, corona19 등 코로나19 키워드가 담긴 도메인들이 순식간에 팔린 것. 팜뉴스가 도메인 구매 사이트를 토대로 코로나19 도메인 구매 현황을 분석했다.

2014년 에볼라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휩쓸었을 당시 도메인 매매전문회사 ‘블루스트링벤처스’는 에볼라닷컴(Ebola.com) 도메인을 15만 달러(한화 약 1억 7000만원)에 매물로 내놓았다. 2008년 초기 매입가인 1만 3500달러(1584만원) 에서 무려 10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회사는 조류독감닷컴(Birdflu.com), 치쿤구니야닷컴(Chikungunya.com) 등의 특수한 전염병 관련 도메인도 선점한 상태였다. 인터넷 주소는 곧 기업의 브랜드를 보여주는 창이자 얼굴이다. 그만큼 시대상을 반영하는 핵심 키워드가 있는 도메인의 가치는 상당히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 관련 도메인들의 ‘현재’는 어떨까.

도메인 구매 사이트 ‘후이즈(whois.co.kr)’에 따르면 전염병 시대의 대표적인 영문 도메인 ‘corona19.com’이 올해 2월 12일 미국에서 구매된 것으로 나타났다. ‘corona19.net’,  ‘corona19.shop’, ‘corona19.org’ 등도 같은 시기에 팔렸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월 31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직후였다.

한글 도메인도 다르지 않았다. ‘대구발 신천지 집단 감염’ 영향으로 국내 일일 확진자가 800명대로 폭증한 2월 24일 전후로 ‘코로나19.한국’, ‘코로나19.kr’ 등 한글 도메인 구입이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일부 국민은 ‘코로나. 한국’, ‘코로나.net’ 관련 등 한글 도메인을 같은 기간 집중적으로 구매했다. ‘코로나19’와 달리 ‘19’란 숫자가 빠졌는데도 도메인 확보에 나선 셈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체 역시 2월 26일 ‘코로나.닷컴’을 사들였다. 2월 26일은 대구 집단 감염 확산이 정점을 찍은 날이었다.

도메인 사재기 정황도 보였다. A 씨가 ‘코로나, 한국’을 구매한 이후 3월 10일 ‘코로나바이러스.한국’을, 5일 뒤 다시 ‘전염병.한국’을 구매했다. 3개의 도메인을 한꺼번에 구입한 것.

B 씨 역시 2월 7일 ‘신종코로나바이러스.kr’와 ‘코로나바이러스.kr’를 샀다. C 씨는 국내 영문 도메인인 ‘corona19.kr’ ‘corona19.co.kr’을 2월 12일 선점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들 도메인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 코로나19 유행을 계기로 도메인 관련 차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구의 반대편 국가 ‘파나마’에서도 코로나19 한글 도메인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1월 28일 파나마에서 ‘우한폐렴.com’ ‘신종코로나.com’ ‘신종코로나바이러스.com’ ‘코로나.com’, 총 4개의 한글 도메인이 팔렸다. 중국 우한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폭증할 당시 국내 도메인을 사들인 것이다.

코로나19 백신 관련 영문 도메인도 인기가 높았다. 1월 10일 미국의 기업도 ‘coronavaccine.com’이란 영문 도메인을 구매했다. 그 이후 ‘coronavaccine.net’ , ‘coronavaccine.shop’ ,‘corona19vaccine.com’이 팔렸다. 3월경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워싱턴 주를 중심으로 폭증했을 당시 도메인 구입 횟수가 늘어난 셈이다.

백신 관련 한글 도메인 구매는 뒤늦게 시작됐다. 8월 18일과 22일 각각 ‘코로나백신.com’와 ‘코로나백신.net’이 팔렸다. 8월 18일은 광화문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여파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가 235명을 기록한 날이다. 수도권 집단 감염으로 백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을 때 백신 관련 한글 도메인을 구입했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 린여성병원이 ‘corona.kr’ 등의 도메인을 2013년 6월 20일에 구입했다는 점이다. 린여성병원은 ‘corona.co.kr’ 역시 2017년 3월 15일 구입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전 가격이지만 핵심 키워드가 들어있기 때문에 도메인 거래는 당시에 비해 소폭 올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vaccine.kr’과 ‘vaccine.co.kr’ 소유주의 주인공은 SK케미칼이다.

SK케미칼은 1999년 6월 26일 ‘vaccine.kr’를 구매한 뒤 20년이 흐른 지금까지 도메인을 소유하고 있다. 2007년 3월 5일부터 사들인 ‘vaccine.co.kr’도 다르지 않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독감 백신, 대상포진 백신 등을 판매하는 제약 바이오 기업이다.

SK케미칼의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최근 빌 게이츠가 설립한 빌&멀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코로나19 백신 개발 지원금 360만달러를 지원받았다. SK케미칼이 지닌 백신 관련 도메인을 활용한다면 향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경우 상당한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세간의 시선이 SK케미칼의 도메인을 향하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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