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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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코로나19와 인플루엔자(독감)에 함께 걸린 중복감염 사례가 나오기 시작해 비슷한 유형의 2가지 전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일명 ‘트윈데믹’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국가에서 지원하는 독감 예방접종 백신을 3가에서 4가로 확대하고, 코로나19와 독감을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진단키트의 임상을 승인하는 등 독감 방역에 대한 총력전에 나섰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9일 브리핑에서 “해외에서 (코로나19와 독감 바이러스) 중복감염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면서 “발생 비율은 낮지만 2개의 바이러스가 한 사람에게 동시에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한 병원에서 인플루엔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를 했을 때 2개 모두 양성이 나온 사례가 있다고 들었다”면서 “내용을 정확히 확인해 추후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내에서도 중복감염 사례가 발생하면서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 것.

이에 정부는 트윈데믹 사태를 막기 위해, 독감 방역에도 총력전을 기울일 것을 선언했다.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을 대폭 늘린 것.

질병관리본부는 8일 생후 6개월~만 18세 미성년자, 임신부 및 만 62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4가 백신을 무료접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무료접종은 12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노인만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중·고교 학생과 62~64세 노인, 임신부까지 무료접종 대상에 포함했다. 올해 무료접종 인원은 전 국민의 37%가량인 약 1900만 명으로 지난해 1381만 명 대비 37.6%가량 늘었다.

무료접종 백신도 ‘업그레이드’했다. 올해부터 지원 백신을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한 것.

독감백신은 크게 3가 백신와 4가 백신으로 나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연마다 올해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발표하는데, 이때 A형 2종(H1N1·H3N2)과 B형 2종(빅토리아·야마가타)을 공개한다. 3가 백신은 이중 A형 2종과 B형 1종(빅토리아)만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고, 4가 백신은 A형 2종과 B형 2종 모두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다.

그동안 정부는 줄곧 무료접종 백신으로 3가 백신만을 지원해왔다. 이로 인해 그동안 무료접종 대상이더라도 독감 예방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비로 4가 백신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2017년 겨울을 비롯해 여러 차례 간헐적으로 3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는 B형 야마가타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면서. 의료계에서는 백신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3가 백신으로 예방할 수 없는 야마가타 독감이 유행하면서 의료계에서는 꾸준히 4가 백신으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독감까지 유행하게 된다면 방역에 큰 혼란이 올 것이다. 3가에서 4가로 백신을 변경한 결정은 여러모로 옳은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독감 유행 자체를 막는 일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에 걸린 환자를 빠르게 선별하는 일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동시진단키트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한 것.

식품의약품안전처는 8일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동시에 진단하는 진단키트 1개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진단키트는 현재까지 2개 제조업체(씨젠·코젠바이오텍)에서 3개 제품을 개발 중인데, 식약처는 이들 중 코젠바이오텍의 1개 제품에 대한 임상시험 계획만 승인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앞으로 해당 진단키트가 임상시험에서 긍정적 결과를 보이면 신속히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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