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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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위 제약사들에 비해 상당수 중소제약사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한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소제약사들은 의원급 거래처를 대상으로 활발한 리베이트 영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제약사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아청소년과·이비인후과 등 특정 개원가 원장들이 경영난을 이유로 감기약 또는 항생제, 진해거담제 같은 비교적 교체가 쉬운 제품에 대해 리베이트를 지원해 주는 제약사 제품으로 교체하고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중소제약사 영업팀 관계자는 “요즘 감기 환자가 없다”며 “이비인후과나 소아과 쪽의 경영난이 심각한 이유다. 의사들도 인건비를 포함해 병원운영을 위한 운영비가 필요한데 환자가 없어 경영이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영에 문제가 생기니까 약을 교체하는 거 같다”며 “소모품은 단가가 싼 제품으로, 약은 리베이트 지원이 잘 되는 중소제약사 쪽을 선택하고 있다. 특히 감기약 등의 약물들은 리베이트를 더 주는 중소제약사의 브랜드로 바꾸고 있다. 코로나19 때문에 분만 건수도 적어서 산부인과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5월 4일 대한의사협회가 내과 청소년과 등 진료과 개원의 18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소아청소년과는 올해 2~4월 중 환자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0~79% 감소했다는 응답이 52%였다. 이비인후과도 60~79% 감소했다는 응답이 43%였다.

최근 코로나 재유행과 동시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점을 감안하면, 이비인후과와 소아과 환자의 감소세는 현재 진행형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코로나19 이후 환자가 감소한 이비인후과나 소아과 방문이 뜸해졌다. 재택근무의 이유도 있겠지만, 거래처 원장이 볼 때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열심히 방문하는 중소제약사 직원을 더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원장이 리베이트 명목으로 현금을 요구하면 대형 제약사는 들어주지 않는다. ‘환자가 줄었다’고 등한시 당하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그 약이 중소제약사 쪽으로 간다”라고 증언했다.

아울러 “이비인후과에서 특히 약을 많이 바꾸는데 제가 봤을 때는 항생제나 진해거담제 등의 80% 정도가 다른 브랜드로 갈아탔을 것”이라며 “비염이나 천식은 민감한 질환이기 때문에 처방 약을 섣부르게 바꾸기는 어렵지만 가벼운 질환 약물인 경우 약을 바꾸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리베이트의 형태도 현금을 비롯해 상품권, 식사권 등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CSO를 통한 영업도 한층 활발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중소제약사 관계자는 “거래처에서 월 500만원 정도 처방 시 15~20% 정도의 현금을 리베이트로 제공한다”며 “현금 외에도 상품권, 식사권 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실제로 최근 상위제약사들과의 거래를 정리하는 개원의들이 종종 있다”며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자들에게 처방하는 제품들은 예외로 하더라도 간단한 질환의 제품들은 많이 바뀌고 있는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모 제약사 CP관계자는 “앞으로 일부 중견 제약사들과 중소 제약사들 위주로 CSO영업이 더 확대될 거 같다”며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는 중소제약사나 환자가 없어 경영난을 겪는 개원가 모두 힘든 상황이다”며 영업환경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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