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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 여파...제약 영업도 ‘부익부 빈익빈’
코로나19 재유행 여파...제약 영업도 ‘부익부 빈익빈’
  • 최선재 기자 · 오현경 기자
  • 승인 2020.09.03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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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제약사 영업직, 비대면 기반 재택근무 체계 신속 전환
중소제약사들 현장 영업 고수...온라인 시스템 ‘無’
업계 관계자 “메이커 약 없어 언택트 대응 더욱 어렵다”
사진=게티이미지

코로나19 재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본격화한 가운데 영업직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상위 제약사 영업직들은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지역의 의료기관 방문을 자제하거나 순환 재택근무 체제로 즉각 전환했다.

반면 대다수 중소제약사들은 여전히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대면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중소제약사들의 언택트 영업망이 협소하고 상위사에 비해 제품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대면 영업을 고집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들리고 있다.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상위 매출 제약사들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공장을 제외한 전직원이 재택 근무 중이다. 종근당은 본사 및 수도권과 부산지역 영업직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한미약품도 지역장 직권으로 영업 직원에 대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서울시 성북구 등 일부 지역에서 재택근무 실시 중이다”며 “나머지 전국 각 지역은 팀장 직권 재택근무 현장 자율 결정으로 운영 중이다”고 밝혔다. 서울 성북구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랑제일교회가 있는 지역이다.

중외제약 관계자도 “현장 영업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비대면 마케팅을 활성화하는 중이다”며 “병원 약국을 100% 가는 것은 아니다. 비대면 상황에서 온라인 활동이나 수금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미약품 중외제약뿐 아니라 다수의 상위 제약사들은 지난달 말부터 지체 없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중소제약사 영업직원들의 사정은 다르다. 팜뉴스 취재 결과, 주요 중소제약사 영업직들은 대부분 현장 ‘대면 영업’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D 제약 관계자는 “정부 방침상 사기업은 재택근무가 권고사항이다. 상위사들과 달리, 우리는 재택은 하지 않는다”며 “코로나19 재유행 이후 영업직들에게 ‘가급적 오지말라’고 하는 개원가들도 있지만 극소수다. 정상적으로 영업 활동을 하고 있다. 다만 발열체크와 소독,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영업 중이다”고 밝혔다. 

S 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영업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재택은 하지 않는다”며 “병원을 찾아가 의사를 만난다. 코로나 전후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A 제약 관계자 역시 “재택근무에 대한 지침을 따로 받지 않았다”며 “약국 영업을 주로 하고 있어 마스크를 착용하고 약사를 만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코로나19 전염병의 대유행 상황에서, 의사 또는 약사들을 직접 만나 영업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는 뭘까. 표면적인 이유는 ‘언택트 시스템의 부재’다. 

앞서 D 제약 관계자는 “상위사들은 온라인 학회 등 행사를 진행하는데 우리는 아니다”며 “상위사들은 언택트 영업이 가능하지만 중소제약사는 현실적 어렵다. 체계가 갖춰져 있지 않기 때문에 온라인 세미나나 학회 등을 활용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A 제약 관계자도 “내부적으로 언택트 시스템이 없어서 대면영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대형 제약사가 언택트 영업망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에 유리하다는 지적도 들리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중소제약사 영업 사원은 “대형 제약사들은 온라인 시스템을 굉장히 잘 갖췄다”며 “의사들이 온라인 강의 들으면 포인트를 준다. 그 포인트로 대형 제약사가 운영하는 쇼핑몰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주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지어 체계적이다. 일정표가 온라인 교육몰에 전부 나와 있다”며 “코로나19로 언택트 영업이 가능하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직접 만나도 괜찮은 이유다. 상위사는 이런 것들이 많다. 하지만 중소제약사 영업직들은 언택트 시스템이 없는 수준이기 때문에 온라인 영업을 할 수 없어 현장 대면 영업을 고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뿐만이 아니다. 제품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중소 제약사 영업직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영업을 뛸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앞서의 관계자는 “대형 제약사는 경쟁력 있는 약물이 많다. 더구나 상급종합병원 쪽은 약물을 한번 매칭하면 잘 쓰기 때문에 취급하는 약물을 쉽사리 바꾸지 않는다”며 “영업사원들이 자주 찾지 않아도 유지가 된다. 하지만 중소제약사는 약으로 승부를 보는 회사가 아니다. 상위사와 달리 메이커 약이 없다. 자주 찾지 않으면 약이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항생제도 마찬가지다. 항생제를 취급하는 상위사들은 영업을 안 한다. 영업을 안 해도 쓴다”며 “우리는 의사들 만나서 통계 뽑아서 설명해야 한다. 비대면이라도 만날 사람은 다 만나야 한다는 얘기다. 대형 제약사는 언택트영업을 하더라도 문제가 많지 않아 당장 부담이 적을 수 있지만, 중소제약사는 살기 위해서라도 대면 영업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제약사와 대형 제약사의 영업 환경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코로나19 재유행과 상관없이 대면 영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

대형 제약사가 중소제약 영업직원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상위 제약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라도 대면영업을 전혀 안할 수는 없다”며 “한국 사회는 만나서 이야기는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제가 의사여도 이름 있는 제약사 제품을 쓴다. 중소제약사 영업직은 현장 대면 영업을 이어가야 한다”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확진 소식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 6월경에는 대웅제약 영업사원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최근 다국적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 영업사원도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중소제약사의 영업직원들은 현장을 구둣발이 닳도록 뛰고 있다. 제약사 규모에 따라 영업직의 코로나19 노출 지수의 차이가 극명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중소제약 업계의 하소연이 들리고 있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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