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번약국 황해평약사
사진=일번약국 황해평 약사

황해평 약사(송파구 일번약국)

최근 황해평 약사가 운영하는 일번약국이 ‘2020년 상반기 의약품 부작용 보고’ 대한약사회 지역의약품안전센터 ‘우수약국’으로 선정됐다. 국민 건강을 위해 약의 부작용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은 결과다.

황해평 약사는 2012년부터 대한약사회의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통해 꾸준히 의약품 부작용을 보고해온 인물이다. 팜뉴스는 지난 20일 서울 송파구 인근에서 황해평 약사를 만났다.

≫ 의약품 부작용에 특별히 관심 갖게 된 계기

10년 전쯤이다. 그 당시 부작용 보고 관련 이야기를 듣고 보게 되면서 중요할 것 같다고 생각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에서는 ‘의약품 안전성 운동’과 ‘의약품 접근성 운동’을 축으로 오랫동안 한국 사회에서 목소리를 많이 냈다. 특히 의약품 안전성 운동은 부작용이 있는 약 또는 불합리한 문제가 있는 보건의료제도 등을 개선하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부작용 관련 기구인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만들어진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유럽이나 미국, 일본은 부작용 보고 시스템이 일찍부터 있었다. 우리나라는 2012년도에 공식적인 기구가 생겼다. 처음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전국에 있는 대형대학병원들을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해놓고 시작했다.

그 이후 대한약사회가 대형병원들 틈에 끼여서 지역의약품안전센터로 지정됐다. 대한약사회는 전국에 있는 약국 2만 개 정도를 상호협력하면서 관리한다. 지역별로 대형병원들이 부작용 보고서를 모아서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보고하거나 약국들이 대한약사회에 지역의약품안전센터를 통해 보고해왔다.

≫ 환자가 부작용을 알면 어떤 도움이 될까

지금까지는 대부분 약사가 환자에게 약을 판매하거나 처방된 약을 줄 때, 이 약이 어디에 사용하는 약인지 열심히 설명해준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이 약이 무슨 약인지는 알고 먹는다.

문제는 실제로 치료가 잘될 수도 있지만,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환자는 약을 먹고 부작용이 생겨도 부작용인지 모르고 그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다른 병원에 간다.

예를 들어 혈압약을 먹는 환자가 잇몸이 부어서 치과를 간다면 치과에서 치료해도 계속해서 부을 수 있다. 실제로는 혈압약에 일부 약이 잇몸이나 손목을 붓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약사가 환자에게 혈압약의 부작용을 미리 설명했다면 환자는 약 복용 중에 잇몸이 부은 것을 부작용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리고 약사에게 부작용을 설명하면 약 때문에 부작용이 나온 것일 수 있으니까, 약을 일시 중단하고 혈압약 처방받은 병원에 다시 가서 담당 의사 선생님과 상의를 해서 처방 변경 여부를 확인하라고 알려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일부 혈압약은 기침이 많이 나올 수 있다. 환자가 혈압약 복용 중 기침 때문에 이비인후과를 가도 낫지를 않는다. 약사가 미리 ‘기침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하면 환자는 혈압약을 처방한 의사나 약사에게 기침이 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처방하신 의사가 다른 계열의 약으로 처방을 변경할 수도 있다. 환자는 고생도 하지 않고 이비인후과나 다른 병원을 가지 않아도 되니까 돈도 아낄 수 있다.

≫ 또 다른 사례도 있을까

당뇨약을 복용하면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다. 어지럽고 소화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환자는 다른 약국에 가서 소화제를 사 먹거나 다른 병원도 갈 수 있다. 그래서 약을 줄 때부터 어지럽고 소화불량이 올 수도 있다고 미리 설명해주면 환자나 보호자가 이 약을 먹고 소화가 안 된다거나 어지러운 증상의 이유를 알 수 있다. 굳이 새로운 병원에 가서 새로운 질병으로 처방되는 약을 또 먹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환자와 약, 병원 사이 중개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은 실제로 ‘약사’밖에 없다. 환자는 여러 병원을 가기 때문에 약사는 중간에서 약에 관해 설명을 해주거나 환자의 증상을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것이다. 저는 병원에 가서 용량 등을 조절 가능하니까 의사에 물어보라고 조언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실제로 약물 관련 부작용은 우리 실생활에서 많이 일어난다.

≫ 약사들은 부작용 보고 내용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

병원, 의사, 약사가 부작용 보고를 많이 하면 어떤 약이 어떤 부작용이 많았다고 순위를 나열할 수 있게 된다. 어떤 부작용 증상이 많았는지도 알 수 있다. 강의나 세미나를 열면서 주위에 의사나 약사가 어떤 약이 어떤 보고가 있는지 알려줄 수 있다.

약사들이 부작용을 미리 안다면 본인 약국에서 취급하는 약을 먹은 환자들에게 부작용을 느꼈는지도 물어볼 수 있다. 환자들이 부작용을 느꼈다고 말하면 복용 약에 부작용일 수도 있다고 알려드려 걱정을 덜어드릴 수 있다.

≫ 부작용 보고가 반영된 것을 국민들이 어떻게 알 수 있나

실제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약 중 퇴출당한 약이 있다. 의사나 약사의 부작용 보고로 시작된 경우가 많다. 보고 후 추적 연구에 따라 부작용 사례가 많으면 FDA에서 퇴출하기도 한다.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과는 별개로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아무리 약이 좋아도 퇴출당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부작용 보고를 통해 제가 당장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은 아니다. 단지 보고가 올라오면 약물에 대해 적용 범위를 줄일 수 있으니까 국민 건강을 위해서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 약사들이 더 적극적으로 부작용 보고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현재 부작용 보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주로 참여 중이다. 정부의 수가지원은 약사들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약사들이 더 열심히 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

언론이나 국회가 약사의 노력 덕분에 환자들이 약 때문에 고통을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면 약사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다. 열심히 한 만큼 보상도 중요하다. 보상이 제대로 이뤄져야 제도가 활성화될 수 있다. 물론 정부가 제도를 만들고 활성화의 한 방편으로 수가지원을 하더라도 참여하는 의사나 약사의 ‘의지’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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