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고려대 안암병원 전경(출처:고려대 안암병원 홈페이지)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로부터 발생하는 ‘깜깜이 감염’이 심각한 상황이다. 팜뉴스 취재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인 고려대 안암병원도 코로나19 무증상 감염자로 인해 방역망이 뚫린 것으로 밝혀졌다. 고려대 안암병원과 질병관리본부, 서울시 모두 이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정작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들만 모르는 상황이다.

팜뉴스 취재진은 21일 익명을 요구한 의료진으로부터 제보를 받았다.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근무 중인 의료진이라고 밝힌 A씨는 “병원 내에서 입원 중이던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A씨에 따르면 외과 수술을 위해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 중이던 환자 B씨는 지난주 초 코로나19 증세를 보였고, 이후 검사를 통해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내부 역학조사에 따르면 무증상 감염된 보호자와 접촉해 옮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환자가 입원해 있던 병실은 1명의 간병인이 여러 환자를 돌보는 구조였다. 병원 내에서 집단 감염이 더욱 나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보건복지부가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한 병원 중 하나다. 국민안심병원이란 일반 환자와 호흡기 질환자의 진료 공간을 분리 운영하는 병원이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확진 사례가 발생하면서,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된 상급종합병원도 코로나19로부터 안심할 수 없게 된 것.

A씨는 “B씨 외에도 2명의 입원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병원 내 방역망까지 뚫린 심각한 상황이다. 국민이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고 말헀다.

팜뉴스 취재 결과 병원과 질본·지자체 모두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지만, 발표를 미뤘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려대 안암병원 측 관계자는 “본 병원에서 입원 중이던 환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확진자는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국가지정 병상으로 이송됐다. 이후 확진자와 접촉한 다른 입원 환자들과 간병인, 의료진들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진을 실시한결과 전원 음성이 나왔다. 이후 해당 병상에 대한 소독과 방역 조치를 마쳤다”고 밝혔다.

질본 측 관계자는 “질본은 현재 해당 사안에 대해 인지하고 있고, 서울시와 함께 현장 대응 중”이라며 “현재 전국적으로 다른 집단 발생 사례들이 많아 그동안 발표하지 못했다”며 “해당 사안에 대해 25일 진행 예정인 정례브리핑에 포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병원과 방역당국의 뒤늦은 대처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신우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병원과 방역당국이 해당 사안에 대해 발표를 미뤘다는 점이 실책”이라며 “다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병원 내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수칙은 잘 지켜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상급종합병원의 방역망이 뚫린 상황에서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민에게 빨리 알렸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이어 무증상 감염에 대비해 병원의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의 A씨는 “과거 의료진들은 코로나19 검사가 너무 엄격하다고 평가했다. 검사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쳐 중태에 빠진 환자들이 발생한 까닭”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더 강화해야 한다’ ‘환자들의 보호자까지 전수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무증상 감염자의 전파에 대비해 병원의 방역 조치를 폭넓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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