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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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기업들의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가능성을 타진하는 소식이 속속들이 들려오고 있다. 이번 연구들은 정부출연연구기관이 검증한 영장류 모델을 바탕으로 한 결과로, 코로나19 3상에 대한 성공 기대감을 불러오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의 기세가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은 14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 범정부 지원위원회의 지원으로 추진된 생명연 보유 생물 안전 3등급 시설(ABSL-3)을 활용한 영장류 감염모델 실험에서 국내 바이오기업의 치료제·백신 후보물질에 대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생명연에 따르면, A 치료제 후보물질의 경우, 항체치료제의 일종으로 효능시험을 통해 치료제 투여 24시간 후 영장류에서 활동성이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또 B DNA백신 후보물질의 경우, 물질을 투여한 뒤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결과 대조군에 비해 발열 증상이 없고 48시간 이후부터는 바이러스가 주요 감염 경로인 상부기도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연이 개발한 영장류 모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생명연은 코로나19에 감염된 마카크(영장목 긴꼬리원숭이과의 일종)를 이용하면,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을 사람에게 투여하기 전에 안전성과 효능을 미리 시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실험 모델로 확립했다. 생명연은 해당 모델에 관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감염병저널(The Journal of Infectious Diseases) 8월 3일자에 게재하면서 학계 검증도 마쳤다.

류충민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장은 “임상시험을 위해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감염시키기는 어려우므로, 사람과 생물학적으로 유사한 조건을 갖춘 영장류를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미리 검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델은 특히 백신 효능 검증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백신의 경우 임상 1·2상에서는 주로 중화항체 생성 여부를 확인한 뒤 임상3상에서 효용성을 확인할 때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간 코로나19 감염 확률이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지 확인하는데, 임상시험을 위해 코로나19에 인위적으로 감염시킬 수는 없어 대규모 인원이 필요하다.

이때 생명연이 개발한 영장류 모델을 활용하면 바이러스에 감염된 영장류를 통해 백신의 효용성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임상 자체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영장류 모델로 임상3상의 결과를 ‘미리보기’할 수는 있는 것.

류 센터장은 “치료제의 경우 임상 1상부터 치료 효용성을 확인할 수 있지만, 백신의 경우 임상3상에서 실질적인 코로나19 방어능력을 확인할 수 있다”며 “영장류 모델을 활용하면 치료제의 경우 1상, 백신의 경우 3상의 결과를 미리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A 치료제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인 ‘CTP-59’, B 백신은 제넥신의 DNA 백신인 ‘GX-19’는 사실이 알려졌다.

CTP-59는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항체 기반 치료제로 현재 임상 1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7월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뒤, 충남대병원 내 건강한 피험자 32명을 대상으로 안전성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셀트리온 측 관계자는 “안전성 검증을 위해 건강한 피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 1상을 먼저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펠렛·햄스터 등을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으로 효과를 입증했는데, 영장류 모델에서도 효능을 입증해 고무적이다. 앞으로 임상시험에서도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돼 하루빨리 코로나19 치료 현장에 투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GX-19는 제넥신이 개발한 DNA 기반 백신이다. 지난 6월 11일 식약처로부터 임상 1·2a상에 대한 허가를 받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함께 6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제넥신 측 관계자는 “GX-19는 자사가 개발 중이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에 관한 원천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백신”이라며 “GX-19를 투여한 영장류가 대조군보다 림프구 감소가 적고 단시간에 회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앞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기대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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