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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부활이 아닌, ‘사랑의 부활’을 그렸다” (상편)
“사람의 부활이 아닌, ‘사랑의 부활’을 그렸다” (상편)
  • 김응민 기자
  • 승인 2020.08.20 06: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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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태석 신부 선종 10주기 기념 영화 ‘부활’의 감독
제도가 아닌 ‘사람’이 바뀌길 바라는 진정한 ‘저널리스트’

구수환 감독(저널리스트·영화감독·다큐멘터리 PD)

사진. 구수환 감독
사진. 구수환 감독

‘남수단의 슈바이처’라 불리는 고(故) 이태석 신부의 삶을 다룬 영화 <울지마 톤즈>는 지난 2010년에 개봉했다. <울지마 톤즈>는 개봉 당시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선사하며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로부터 꼭 10년이 지난 지금. 당시 연출을 맡았던 구수환 감독이 다시 한 번 나섰다. 이번에는 이태석 신부가 떠난 후에 남아 있는 톤즈 마을의 모습과 이 신부가 생전에 가르쳤던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를 담았다. 영화 <부활>의 내용이다.

≫ 부고 기사로 시작된 고(故) 이태석 신부와의 인연

아이러니하게도 이태석 신부를 알게 된 것은 그분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면서였다. 가톨릭 신자가 아닌지라 다른 내용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당시 부고 기사 중에서 유독 ‘남수단’이 시선을 끌었다.

다른 곳도 아닌, 왜 ‘남수단’을 택했을까. 여기에서부터 궁금증이 생겨 이태석 신부의 삶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고(故) 이태석 신부는 가난한 가정 형편에도 불구하고 의과대학에 진학하면서 집안의 희망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군의관으로 복무하며 신앙의 불씨가 살아나 성직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고 로마 유학을 거쳐 2001년에 사제 서품을 받았다.

이 신부가 남수단으로 향한 계기는 그가 서품받기 전인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학생이었던 이태석은 방학 때 선교 체험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에 방문한다. 그곳에서 남수단에서 활동하고 있던 신부를 만나 톤즈로 가게 됐고, 이때 자신의 일생을 톤즈에 헌신할 것을 결심했다고 한다.

≫ <울지마 톤즈>를 연출하게 된 계기

사진. 영화 '부활' 포스터
사진. 영화 '부활' 포스터

사실, 영화를 연출할 당시만 해도 이태석 신부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었다. 우선 이태석 신부를 아는 사람도 거의 없었을 뿐더러, 관련 기사도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 결코 순탄치 않은 과정이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이 신부의 가까운 지인과 연락이 돼 가족을 만날 수 있었고, 이태석 신부가 톤즈에서 생활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접하게 됐다.

그 영상은 이 신부와 함께 톤즈 마을에서 머무르며 봉사했던 동료 신부가 촬영한 것이었다. 영상의 음질이나 화질은 조악했지만, 내가 주목했던 부분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이 영상은 톤즈에서 이 신부와 함께 동고동락한 동료가 찍었다는 점이다.

가족같이 가까운 사람이 촬영했기에, 영상에서의 이태석 신부는 ‘날 것’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깨달았다. 이태석 신부의 삶은 ‘진짜’라는 것을.

그길로 이태석 신부의 사진을 챙겨 수단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톤즈 마을에 가서 만나는 사람보다 이 신부의 사진을 보여주며 그를 기억하는 주민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영화 <울지마 톤즈>는 이태석 신부의 지인과 톤즈 주민들의 증언, 현장을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만든 것이다.

≫ 시사 고발성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며 발견한 ‘숨은 일인치’

KBS에서 재직하면서 추적60분이나 KBS스페셜과 같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주로 연출했다. 수많은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시사 고발성 프로그램을 통해 다뤘던 사회 문제들이 일정 ‘주기’로 반복된다는 점이었다.

개선이 필요한 사회 문제들을 찾아 그것을 집중 조명하고 알리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면,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며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곤 했지만 언제나 ‘그 순간’ 뿐이었다. 몇 년 지나지 않아 비슷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했고 이러한 현상은 늘 반복됐다.

그러던 중에 이태석 신부를 알게 됐고, 거기에서 앞서 언급한 현상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 사회적 문제, ‘제도’가 아닌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제작했던 다큐멘터리 KBS스페셜 중에 북유럽 국가들이 ‘행복지수가 높은 이유’를 다룬 편이 있었다. 해마다 핀란드나 노르웨이 덴마크 등의 나라들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는데 이들 국가는 어떤 이유로 행복지수가 높을까 하는 궁금증이 제작의 원인이었다.

프로그램 취재를 하며 놀라운 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이들 북유럽 국가의 ‘정치인들’에서 이태석 신부의 모습이 보인다는 점이었다.

미국의 리더십 연구소인 ‘그리니프 연구센터’에 따르면, 이태석 신부의 삶은 5가지 모습으로 요약된다. 이른바 ‘섬김의 리더십’이라 불리는 ①경청 ②공감 능력 ③치유 능력 ④개념화(비전 제시) ⑤공동체 형성이다.

앞서 언급한 북유럽의 국회의원이나 고위 공무원들도 바로 이러한 태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이태석 신부와 북유럽의 정치인들 외에서도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이 신부가 톤즈 마을에서 가르쳤던 학생들이다.

(구수환 감독 기획 인터뷰 ‘하편’으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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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 2020-08-26 19:25:44
감동적인 글 감사합니다

간나 2020-08-26 15:04:09
이태석 신부님은 대한민국에 자랑이십니다. 우리나라 의료진분들이 이태석 신부님처럼 멋진 분들만 계셔서 너무나도 뿌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