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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美 제약업계는 로비 삼매경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美 제약업계는 로비 삼매경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8.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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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사분기 美 로비 총액 4분의 1이 '의료 분야'에서 발생
로비 지출 상위 30개 기관 중 제약사가 '절반 이상' 차지해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전세계를 덮친 코로나19는 경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미국의 경우 사상 유례없었던 천문학적인 지원금을 시중에 풀었다. 이후 지원금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미국 연구팀이 의료분야, 특히 제약업계에서 로비 활동이 크게 늘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이다.

미국 브리검영대 경영대를 중심으로 존스홉킨스대, 콜롬비아대, 신시내티대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의료부문, 특히 제약산업에 대한 로비 활동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국제학술지 ‘일반내과의학회지(Journal of General Internal Medicine)’ 8월 12일자에 발표했다.

로비활동은 압력단체가 이익을 위해 의회에서 입법을 촉진·저지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원외 운동을 말한다.

미국은 우리나라나 유럽과는 달리 로비활동을 합법으로 간주한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 전문가는 “미국에서는 로비 공개법(lobbying disclosure act)에 따라 사용한 로비 자금의 출처와 로비 대상을 명확하게 밝히고 감독기관에 제출한다”며 “로비 활동의 흐름을 살펴보면 특정 사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올해 일사분기 의료부문 로비 비용은 총 2억4840만 달러로, 전체 로비활동의 4분의 1에 육박하는 금액이 로비에 투입됐다. 신규 로비스트 등록도 357건이나 있었다.

분석 결과, 올해 일사분기 의료부문 로비 지출은 지난 분기 대비 10% 이상 증가한 데 비해 기타 분야의 로비 지출은 1% 증가에 그쳤다. 또 의료분야에 신규 등록된 로비스트 수는 약 140% 증가했지만, 비 의료부문 등록은 63%에 그쳤다. 의료분야 사업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연구팀은 의료부문 로비 비용의 급증 원인으로 미국 정부가 진행 중인 천문학적인 부양책을 꼽았다.

연구를 주도한 빌 테일러 브리검영대 경영대 교수는 “상어가 피를 쫓고 꿀벌이 꿀을 쫓는 것처럼, 의회에서 많은 돈을 투자하기 때문에 로비스트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백신·치료제 개발 등에 투입하는 지원금을 확보하려는 제약업계의 로비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제약산업의 로비 비용 변화는 의료부문 중에서도 가장 극적이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로비 지출에서 상위 30개 기관 중 16개가 대형 제약사 등 의약품 관련 기관이었다.

다국적 제약사인 노바티스 인터내셔널과 애브비의 경우 올해 로비 지출이 각각 259%, 155% 증가했고, 바이오젠의 경우 로비에 344% 추가 지출하면서, 평소의 4배가 넘는 비용을 로비활동에 쏟아부었다.

로비 비용을 가장 많이 투입한 조직 또한 ‘미국 제약 연구 및 제조업체(PhRMA)’로 나타났다. PhRMA는 제약사들이 주로 후원하는 비영리무역협회로 올해 일사분기에만 1150만 달러의 로비 비용을 지출했다. 개발 지원금 확보를 위한 로비 경쟁이 치열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의료분야 및 제약업계의 로비 쏠림 현상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동저자인 존 배릭 브리검영대 경영대 교수도 “현재 미국 정부가 진행 중인 부양책은 역사상 최고 규모”라며 “로비에 사용된 비용은 분명 지원금 할당에 영향을 미친다. 옳든 그르든 시민들은 이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의 테일러 교수도 “로비 활동의 경우 일반적으로 크게 널뛰지는 않는 편이다. 의료분야와 제약업계의 로비 집중 현상은 경계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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