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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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스가 주름 개선 등 미용상 목적을 넘어 우울증까지 치료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열렸다. 미국 연구팀이 보톡스 주사요법을 통해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선보인 것. 연구팀은 현재 해당 연구를 임상적으로 검증하고자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루벤 애버지안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샌디에이고) 약대 교수와 타이그란 매컨츠 미국식품의약국(FDA) 연구원, 독일의 정신과 전문의인 막스 울머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보톡스 주사제가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 7월 30일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유해사례보고시스템(FAERS)에 등록된 보톡스 주사 이후 부작용 경험이 있는 4만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해 주사 이후 이들의 신체적 변화를 확인했다. 이들은 각자 이마, 목, 팔다리, 방광 등을 포함한 8가지 부위에 보톡스 주사를 맞았다. 연구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은 제외했다.

그 결과, 보톡스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보톡스 주사 외엔 비슷한 조건에서 치료 중인 다른 환자들보다 우울증 증상을 보일 확률이 현저히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데이터에 따르면, 8개 부위 중 이마를 포함한 6개 부위에 보톡스 주사를 맞은 환자들의 경우 우울증을 호소한 환자 비율이 최소 40%에서 최대 88%까지 감소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가 부위적 특성을 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특히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연구를 주도한 애버지안 교수는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보톡스 환자들의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 이유로 주름 개선 등 외관적인 자신감이 증가하면서 부정적인 감정이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이마뿐만 아니라 다른 신체 부위에 주사한 보톡스도 우울증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보톡스가 단순 심리적 요인이 아닌, 생리적인 기전을 통해 우울증을 개선할 가능성을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물론 보톡스가 주름 개선을 비롯해 요실금, 과도한 발한, 근육 경련, 편두통 등 다양한 증상 개선에 쓰이는 만큼, 증상이 호전되면서 환자들의 기분이 나아진 것일 수도 있다”며 “하지만 보톡스 성분이 기분과 감정을 주관하는 중추신경계에서 약리적 작용을 했을 가능성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분명한 한계점이 있다고 전했다. 데이터 자체가 보톡스와 우울증 간의 상관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목적으로 수집되지 않은 까닭이다.

논문 작성에 참여한 매컨츠 연구원은 “많은 환자를 포함한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한 결과인 만큼 신뢰성은 일정 부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며 “하지만 FAERS의 데이터는 부작용이 발생한 보톡스 사용자만 조사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또 항우울제 복용자는 연구에서 제외했지만 항우울제 외 다른 약물이 우울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했다. 앞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보톡스 성분과 우울증 간 상관관계를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보톡스 주사요법을 항우울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애버지안 교수는 “지금 진행 중인 임상시험을 주사 부위를 이마로만 한정했다. 보톡스 주사를 이마에 놓았을 때 우울증 개선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 연구에서 이마 외 다른 부위에 보톡스를 놓은 환자도 우울증 개선 효과를 보인 만큼, 앞으로 우울증을 개선하는 데 최적의 부위와 용량을 확인하기 위한 추가 임상시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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