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세포치료제 개발 회사인 GC녹십자랩셀이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3% 증가한 20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회사의 주력 사업 분야인 NK세포 플랫폼의 잠재력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녹십자랩셀의 주력 분야인 세포 치료제 사업은, 망가진 세포와 조직의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환자 본인이나 타인 혹은 동물로부터 살아있는 세포를 인체에 주입하는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분야다.

세포 치료제가 주목받은 배경에는 항암제 개발 트렌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초기 항암제는 빠르게 증식하는 종양세포의 특성을 이용해 분열하는 세포를 공격하는 화학항암제가 주를 이뤘다. 이후 종양세포의 특정 분자나 신호전달 체계를 특정해서 공격하는 표적항암제가 나왔고, 현재는 면역학적 방법을 통해 종양을 없애는 면역항암제가 주목받고 있다.

면역항암제 중에서 대표적인 세포 치료제로는 ‘CAR-T 세포 치료제’를 꼽을 수 있다. CAR-T 치료제란 환자 혈액으로부터 얻은 면역세포(T세포)와 암을 인지하는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결합해, 암세포를 추적·사멸하는 기전을 갖고 있다.

하지만 CAR-T는 신경독성과 관련된 한계점이 있다. 바로 심각한 이상반응 중 하나인 사이토카인 방출 증후군(cytokine release syndrome, CRS)이다.

이 부작용은 T세포가 면역 활성 물질을 과다하게 분비하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일부 환자에게서 고열과 근육통, 저혈압 및 저호흡 증상이 나타났다. 또한 T세포는 항원이 사라진 이후에도 메모리 T세포(memory T cell)로 체내에 남게 돼 불시에 CRS를 유발할 위험도 있다.

美제약사 주노(Juno Therapeutic)가 진행했던 초기 임상시험에서는 CRS 부작용으로 인해 2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또한 과거 CAR-T 치료제를 투여받은 성인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 5명이 연이어 사망한 사례가 나오면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반면에, 최근 CAR-T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NK세포 치료제는 상대적으로 메모리 기능이 약해 CRS에 대한 부작용이 적고, 별도의 유전자 공정 없이 동종 유래가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한 암세포가 암항원(TAA, Tumor Associated Antigen)의 발현을 감소시켜 CAR-T에 내성이 생긴 암종에도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다.

NK세포 치료제 플랫폼을 주력 분야로 삼고 있는 녹십자랩셀이 주목받는 까닭이다.

박재경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녹십자랩셀의 NK세포 치료제는 트렌드에 맞는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동종 세포치료제에 필요한 대량생산, 동결건조 기술과 CAR-NK 플랫폼을 기술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또한 균질한 생산과 원가 절감을 실현하는 iPSC(유도만능줄기세포, induced Pluripotent Stem Cell)과 같은 차세대 NK기반 기술을 개발 중에 있다”며 “다양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진출이 올해부터 가시화 될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녹십자랩셀은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아티바)를 통해 지난해 11월, NK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 AB101과 AB102를 기술이전 하는 데 성공했다. 녹십자랩셀이 개발한 NK세포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아티바를 통해 기술수출하고 로열티를 수령하는 구조다.

주목할 점은 아티바가 최근 대규모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아티바는 지난 6월 26일,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털 5AM, venBIO, RA Capital 등으로부터 7800만 달러 규모의 시리즈 A 투자(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해 받는 투자)를 받았다고 밝혔다.

앞서의 애널리스트는 “녹십자랩셀의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유치한 점을 볼 때, 플랫폼 기술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판단된다”며 “추가적인 파이프라인들의 아티브 향(向) 기술수출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티바는 투자금을 NK세포 치료제인 ‘AB101’과 차세대 ‘AB200’ 시리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특히 AB101은 항체 치료제 리툭산과의 병용 요법으로 재발·불응한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하반기 내에 FDA에 신청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뿐만이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NK세포 치료제 관련 잇따른 ‘빅딜’도 긍정적인 신호다.

지난해 11월 다케다는 MD 앤더슨 암센터의 CAR-NK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에 대한 계약 체결을 시작으로, 얀센과 페이트가 iPSC 기반 CAR-T, CAR-NK세포 치료제 공동연구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는 약 31억 달러로 확인됐다. 

녹십자랩셀 관계자는 “차세대 NK세포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 투자 기조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라며 “경영 효율화와 코로나19 영향 등으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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