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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제네릭 경쟁력 강화? 실상은 Kill-제네릭!
K-제네릭 경쟁력 강화? 실상은 Kill-제네릭!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7.24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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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생산 제네릭의약품, 위탁자·수탁자에 GMP 중복 심사
제약업계, “경쟁력 강화가 아니라 제네릭 위탁생산 죽이기”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 제네릭의약품 경쟁력 강화방안을 들고나온 지 일주일가량 지났다. 식약처는 제네릭의 품질을 강화해 ‘K-제네릭’ 열풍을 일으키겠다는 장밋빛 미래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 따르면 식약처가 내놓은 대책들은 경쟁력 강화방안이 아니라, 제네릭의약품의 위탁생산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제네릭 죽이기’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식약처는 5월부터 약 2개월간 운영해온 ‘제네릭의약품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민관협의체’의 운영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민관협의체는 논의 결과 제네릭의약품의 품질신뢰성 제고, 정보제공 확대, 제품개발촉진, K-제네릭 해외진출 지원 등 4개 분야 21개 세부과제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민관협의체는 식약처를 비롯해 제약업계, 의·약사 단체, 학계, 환자단체 및 소비자단체 전문가등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제약업계의 반응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이번 정책은 제네릭 시장에 떨어진 핵폭탄이나 다름없다는 것.

업계는 제네릭의약품 품질신뢰성 제고의 방법으로 위탁생산에 제약을 가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식약처의 17일 발표에 따르면 제네릭의약품 품질신뢰성 제고를 위해 위탁제조 제네릭의약품에 대해 수탁생산업체뿐만 아니라 생산을 위탁하는 위탁업체도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격성 심사를 진행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결정했다. 또 품질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GMP 자료 요건을 강화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사실상 제네릭의약품 등급제를 시행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제약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위탁생산 제네릭의약품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것 같다”며 “제네릭을 생산하는 수탁업체에서 이미 생동성 시험이나 용출 시험 등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미 똑같은 검증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의약품에 다시 한번 GMP 검사를 요구하는 것은 위탁생산 제네릭의약품에 이중 규제를 거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위탁생산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차별대우는 시장에 대한 진입장벽을 높여 결국 전반적인 시장 축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의 관계자는 “위탁생산 제네릭의약품에 GMP 적격성 여부 심사가 추가되면, 위탁생산으로는 사실상 우선판매권을 획득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출시가 늦어지면서 약가 책정에서도 불리한 입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네릭의약품의 직접생산을 사실상 강제하는 제재 조치나 다름이 없다”고 말했다.

제약업계는 특히 이번 조치가 중소제약사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제네릭의약품 위탁생산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의 경우 이번 조치가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제약업체 관계자는 “중소제약사의 경우 설비를 가동하고 유지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직접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큰돈을 들이거나, 아니면 제네릭의약품 시장에서 발을 빼거나 양자택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제약사들도 사업 효율성을 위해 직접 생산 대신 위탁을 택하는 경우가 있다. 생산 설비를 무작정 모두 갖출 수는 없기 때문”이라며 “위탁생산 제네릭에 대한 제재는 중소제약사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으며, 대형 제약사들에게도 쉽게 대처하기 어려운 악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민관협의체의 목적 자체에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4월 규제개혁위원회에서 ‘1+3 공동생동 규제방안’이 고배를 마시자, 위탁생산을 억제하는 다른 조치를 내놓았다는 것이다.

1+3 공동생동 규제방안이란 특정 약의 제네릭의약품에 대한 공동생동시험을 진행할 때 1개의 원제조사와 3개 이내 위탁제조사만 참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제도를 말한다. 식약처는 2월  말 1+3 공동생동 규제방안을 실시하고 향후 공동생동 제도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규제개혁위원회가 제동을 걸면서 무산된 바 있다.

앞서의 관계자는 “민관협의체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번 결과는 업계의 입장보다 정부의 입김이 더 많이 작용했다고 한다”며 “결국 정부가 제네릭의약품 위탁생산을 억제하려다 실패하자, 다른 방식의 억제책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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