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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심장이다’ 갑상샘저하증 레보티록신 무용론 재등판
‘이번엔 심장이다’ 갑상샘저하증 레보티록신 무용론 재등판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7.22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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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연구팀 “레보티록신, 갑상샘저하증 심장 이상 개선 도움 안돼”
65세 이상 노인·임산부 증상 개선 실패 연구결과도 있어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레보티록신(levothyroxine)은 갑상샘 호르몬 유사체로 갑상샘저하증 치료에 쓰인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레보티록신에 대한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되어왔다. 레보티록신이 실제 치료에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갑상샘저하증으로 인한 심장마비에 레보티록신이 효과가 없다는 연구가 나왔다. 한동안 레보티록신에 대한 학계의 의구심이 걷히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은 영국 내 6개 병원에서 실시한 이중 맹검 무작위 임상시험 결과, 레보티록신을 투여해도 갑상샘저하증으로 인한 심장 이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국제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7월 21일자에 발표했다.

레보티록신은 갑상샘에서 분비하는 호르몬인 티록신의 유사체로, 인공적으로 만든 합성 호르몬의 일종이다. 갑상샘저하증으로 체내 티록신 합성이 농도가 낮아진 환자에게 투여해, 부족한 티록신을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샘저하증의 증상으로는 만성피로와 식욕부진, 기억력 감퇴, 체중 증가, 변비 등의 증상이 대표적이다. 빈혈, 서맥, 심장비대, 고혈압 등 심혈관계 관련 증상도 있다. 관상동맥질환과 심근경색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심장에 이상이 있는 갑상샘저하증 환자 95명을 2개 집단으로 무작위 선별해, 한 집단(46명)에는 레보티록신을 투여하고 다른 집단(49명)에는 같은 생김새의 위약을 투여했다. 이중 맹검을 실시한 만큼,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와 의사 모두 위약 여부를 알지 못했다. 이후 12개월간 투약에 따른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1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두 집단 모두 심장 기능 개선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레보티록신을 투여한 환자들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 사이의 의미 있는 경과 차이를 확인하는 데는 실패했다. 레보티록신 처방이 갑상샘저하증으로 인한 심장 이상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는 점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학계는 이번 연구 외에도 레보티록신에 대한 무용론을 수차례 제기해왔다.

리마 딜론-스미스 영국 버밍엄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갑상샘저하증 가능성이 있는 여성이 임신 전 레보티록신을 복용하더라도 유산 및 조산 위험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해 2019년 미국내분비학회 연례학술대회(ENDO 2019에 발표한 바 있다.

갑상샘 기능이 정상이더라도, 항갑상샘 과산화효소 항체를 보유한 여성의 경우 임신 중 갑상생저하증에 걸릴 확률이 있고, 이로 인해 조산 및 유산을 겪을 위험성이 커진다.

연구팀은 영국 내 49개 의료기관에서 갑상샘 기능 검사와 항체 검사를 마친 여성 1만9585명 중 952명을 무작위 선별해 이들을 2개 집단으로 나눴다. 이후 한 집단에겐 레보티록신을, 다른 집단에겐 위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두 집단 중 임신에 성공한 여성들의 34주 후 생존 출생률은 레보티록신 집단이 37.4%, 위약 집단이 37.9%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유산율과 조산율 또한 각각 28.2%, 29.6%와 3.8%, 3.6%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레보티록신이 갑상샘저하증로 인한 유산 위험성 개선에 효과가 없던 것.

또 스위스 베른대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내과학연보(Annals of Internal Medicine)’ 5월 5일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레보티록신은 65세 이상 갑상샘저하증 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를 나타내지 못했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갑상샘저하증 환자 638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환자들을 2개 집단으로 나눠 한쪽에는 레보티록신을, 다른 한쪽에는 위약을 각각 1년간 투여했다.

시험 결과, 레보티록신을 투여한 환자들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 간 큰 증상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레보티록신이 갑상샘저하증 증상을 개선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

베른대 연구팀은 연구 결과가 레보티록신을 복용 중인 환자가 치료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특히 갑상샘저하증이 심장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레보티록신 투여를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한 바 있다.

하지만 레보티록신이 갑상샘저하증의 심장 증상 개선에 효과가 없었다는 뉴캐슬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라 레보티록신 무용론은 다시 한번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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