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상엽교수
양산부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이상엽교수

본격적인 여름철에 접어들면서 체중 감량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단기간에 체중을 감량하기 위해 금식 등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들 중 대다수가 다시 살이 찌는 요요현상을 겪기도 한다. 실제로 10% 이상 감량된 체중을 3년 동안 유지한 비율은 단 5%에 불과하며, 1년 동안 유지한 비율도 15%에 지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문제는 요요현상으로 인해 체중이 늘면 제지방보다 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늘어나기 때문에 체중을 빼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보다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으며
, 원래의 체중보다 더 찌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심장의 부담이 늘어나고 심혈관질환이나 신장질환 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지난 6월 한 웹심포지엄에서는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상엽 교수가 연자로 나서 ‘요요현상,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강의를 진행했다. 이 날 이교수는 요요현상의 원인과 예방에 대해 소개하며, 약물을 통한 비만 치료시 ‘적합한’ 약물을 ‘지속’ 투여하는 것이 요요현상 없이 체중을 감량하는 데 있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상엽 교수는 먼저 우리 몸과 연관지어 요요현상의 원인에 대해 설명했다. 우리의 몸은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려는 항산성을 띄고 있는데, 갑자기 체중이 줄어들 경우 이를 위협으로 간주해 섭취한 열량을 저장하고자 그렐린(ghrelin) 등 여러 식욕조절물질의 분비가 활발해진다. 그렐린이 증가하면 식욕이 증가하게 되고, 여기에 지방축적량도 늘어나기 때문에 요요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아울러 체중이 줄면 근육 역시 소모되게 되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의 저하로 이어져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게 되고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게 된다는 것이 이교수의 설명이다.

이교수는 “요요없는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비만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 비만의 원인을 환자의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고혈압이나 당뇨병의 원인을 해당 환자들의 탓이라고 말하지 않는 것처럼, 비만 환자들에게도 같은 잣대를 가지고 진료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하지만 의료진은 환자에게 비만이라는 질환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진단해야 한다. 비만에 대해 누구나 알고 있다고 지레짐작하거나, 환자가 상처받을 것을 고려해 질환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는 것은 비만의 성공적 치료를 더욱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의에서는 식이 및 운동요법 등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식사 조절을 통해 생체리듬(circadian rhythm)과 대사유연성(metabolic flexibility)의 회복 및 체중 감량을 이룰 수 있고,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내장지방을 감소시킴으로써 감량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교수는 마지막으로 약물을 통해 비만을 치료할 때에는 가이드라인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그 중에서도 ‘적합’한 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것이 요요현상을 막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비만 치료제는 말그대로 비만 환자에게 치료해야 효과가 있다. 비만하지 않으면 효과가 적을 수 밖에 없고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비만도(BMI)나 동반질환 등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리라글루티드를 투여한 환자들의 경우 지방 감량의 비율이 높았고, 제지방보다 체지방이, 피하지방보다 내장지방이 많이 감소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비만치료제 중에서 지속성이 가장 높은 것도 강점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비만치료제 투여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치료를 지속할 확률은 리라글루티드가 54.3%로 가장 높았으며,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는 38.1%,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는 34.9%에 그쳤다. 15개월이 지났을 때는 리라글루티드가 34.3%였고, 펜터민+토피라메이트 복합제와 날트렉손+부프로피온 복합제는 11.5%, 14.0%였다.

이교수는 강의를 마치며 “비만에 대한 많은 오해가 설명의 부족 때문에 발생한다. 우리는 ‘환자의 비만’이 아니라 ‘비만병을 가진 환자’를 돌보는 것이다. 환자를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최대한 질병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우리 의료진의 의무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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