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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퍼지는 멕시코산 ‘알리포텍’의 실체
‘독버섯’처럼 퍼지는 멕시코산 ‘알리포텍’의 실체
  • 최선재 기자·오현경 기자
  • 승인 2020.07.15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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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여성 너도나도 복용 다이어트약 ‘둔갑’
멕시코 보건당국 강력 경고한 ‘가짜약’인데도 ‘불티’
전문가 ‘심장독성 등 부작용 심각“ 식약처 미온적 태도

최근 여성들을 중심으로 멕시코산 약제인 ‘알리포텍’이 다이어트 효과를 이유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대형 포털 사이트에서는 천연 식품으로 홍보 중이다. 하지만 알리포텍은 식약처의 정식 허가를 받지 않은 식품이다. 멕시코 보건당국도 알리포텍의 위험성을 수년 전부터 경고 해왔다.

심지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알리포텍은 심장 독성은 물론 면역혈소판감소성자반증 등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당장 복용을 중단하고 유통을 근절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식약처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중이다.

대형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알리포텍’이란 키워드를 검색하면, 다수의 구매 사이트가 등장한다. 이들 중 다수는 “알리포텍의 원산지는 멕시코다”며 “산사나무 뿌리를 잘라 구워 말린 천연 다이어트 보조제다”라는 홍보 문구를 사용했다.

그러면서 “미국 멕시코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체중감량 제품이다”며 “근육조직 세포를 파괴하지 않고 혈중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제거하고 식욕도 대폭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일부 알리포텍 제품들은 리뷰 개수가 2700개에 달할 정도로 날개돋힌 듯이 팔리고 있다. 
 
하지만 알리포텍은 식약처 허가를 받은 ‘건기식’도 아니다. 물론 ‘의약품’도 아니다. ‘가짜’ 식품이란 뜻이다. 앞서 홍보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식약처 검색 포털 사이트인 ‘식품안전나라’ 또는 ‘의약품안전나라’에서도 알리포텍 관련 내용은 전혀 찾을 수 없다.

더욱 심각한 사실은 알리포텍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조차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미국 텍사스 대학 연구진(utep)은 약초(허브)에 대한 안전성 검증 사이트를 통해 “알리포텍이 FDA 로고를 부착한 채로 판매 중이다”며 “하지만 영어와 스페인어 관련 키워드인  ‘Crataegus’,‘tejocote’ 등을 FDA 공식 웹사이트에서 검색하면 허가와 관련된 증거를 찾아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또 “알리포텍이 혈중 콜레스테롤, 중성 지방 수치, 대장암 위험을 낮춘다는 식으로 홍보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만한 임상시험도 없다”고 덧붙였다. 알리포텍의 체중감량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알리포텍의 원산지인 멕시코에서는 어떨까.

팜뉴스 취재 결과, 멕시코 보건당국은 2017년 7월 28일 “알리포텍은 소비자를 속이는 제품이다”며 “알리포텍의 소비, 금기, 안전, 품질 및 사용 효능을 보장하는 관련 연구도 없다. 체중 조절 또는 비만 퇴치는 알리포텍의 효과가 아닐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런데도 알리포텍은 국내에서 20~30대 여성들 사이에서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체중 감소 후기들도 각종 카페와 블로그 등 곳곳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알리포텍을 2개월 이상 장기 복용한 이후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 됐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문제는 알리포텍의 부작용이다.

알리포텍 복용자들 중 일부는 당뇨, 설사, 기억상실부터 간독성 등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하고 있다. 부작용을 이유로 복용을 중단한 이들도 상당하다.

그런데도 판매업자들은 부작용과 관련 “알리포텍 부작용은 개인차가 크다. 부작용을 겪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칼륨 손실이 있을 수 있지만 바나나나 보조제를 먹으면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다”고 유혹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팜뉴스 취재 결과, 연구 논문이 언급한 알리포텍의 부작용은 앞서 후기들이 언급한 질환들과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

2019년 의학 독성학 저널 ‘Journal of Medical Toxicology volume’이 발표한 환자 사례보고서에 따르면 16세 소녀는 알리포텍 8개를 먹고 응급실에 입원한 이후 심근경색증을 겪었다.

연구진은 “알리포텍은 온라인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체중감량 보조제로 판매중이다”며 “하지만 과다 섭취했을 때 심각한 심장 독성을 보이는 경우가 있다. 산사나무(떼호꼬떼) 뿌리가 지닌 독성은 부정맥과 호흡 억제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뿐만이 아니다. 임상사례보고서 공개 사이트(Wiley online library)는 “알리포텍과 같은 보충제가 혈구 감소증은 물론 면역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등을 유발 시킨 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면역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자가항체나 면역기전이 혈소판을 파괴해서 발생하는 출혈성 질환이다. 만성 특발성(면역)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멍이 들고 피부에 점상 출혈반이 생길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알리포텍이 체중감량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는 약제이기 때문에 보건당국이 온라인 판매업자들에 대한 강력한 단속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의 이동근 팀장(약사)는 “알리포텍이 심혈관질환을 동반한 부작용의 우려가 있고 효능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면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맞다”며 “혈소판 저해나 부정맥 등 심장 독성은 생명을 위급하게 할 수 있는 부작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부작용을 뛰어넘는 효과가 있지 않다면 보건당국이 그 약이나 성분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식약처가 나서서 알리포텍의 부작용에 대해서 위험성을 경고하고 업자들을 단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식약처는 소극적인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멕시코 보건당국에 대한 조사는 물론 해외직구를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당장은 단속이 어렵겠지만 식약처 사이버조사단이나 수입유통안전과에 알리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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