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08-03 18:00 (월)
코로나19 해외유입 폭증,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외국과 거리두기 필요
코로나19 해외유입 폭증, 사회적 거리두기 대신 외국과 거리두기 필요
  • 신용수 기자
  • 승인 2020.07.14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 중 절반 이상 해외유입
의료계는 해외유입 우려… 정작 정부는 ‘태평천하’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최근 코로나19 해외유입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해외유입을 원칙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뚜렷한 대책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는 사회적 거리두기처럼 단계적 강화 조치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는 해외 입국자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어 확산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안일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1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62명으로, 그중 43명이 해외에서 유입됐다. 지역감염으로 인한 확진자 19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인원이다.

코로나19 해외유입 환자는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일주일간 확진 판정을 받은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 343명인데, 이들 중 해외유입 환자는 180명이다. 국내에서 지역감염으로 발생한 163명보다 약 14.4% 많았다.

최근 2주간을 살펴봐도, 코로나19 해외유입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지난 2주간 발생한 코로나19 해외유입 1일 평균 확진자 수는 19.7명으로, 매일 20명에 가까운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로 유입되고 있다. 이는 그 전 2주간 발생한 1일 평균(14.3명)보다 5.4명 증가한 것이다.

해외유입 코로나19 확진자는 6월 셋째 주를 기점으로 폭증했다. 6월 14~20일 발생한 해외유입 확진자 수는 97명으로, 그 전 주(42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이후 3주간 발생한 일주일 단위 확진자 수는 103명, 118명, 160명이다. 이번 주(12~13일) 발생한 해외유입 확진자(66명)까지 계산하면 최근 한 달 동안 500명 이상의 확진자가 해외로부터 유입된 셈이다.

코로나19 해외유입을 우려해야하는 이유는 바이러스 자체에도 존재한다. 최근 해외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형이 창궐 초기 유행했던 바이러스 유형보다 전염성과 전파력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유전자 염기서열에 따른 아미노산의 변화를 기준으로 S, V, L, G, GH, GR, 기타 등 총 7개 유형으로 분류된다.

이중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할 당시 바이러스는 S그룹이었다. 이후 V그룹이 등장해 우리나라를 휩쓸었다. 신천지 대구교회를 비롯해 지난 겨울 발생했던 대규모 집단감염은 V그룹이 다수를 차지했다.

하지만 바이러스는 유럽과 미국을 거치면서 변이를 거듭했다. 현재 북미 지역을 휩쓸고 있는 바이러스는 GH그룹으로, 기존 S형에 비해 세포 내에서 더 빠르게 증식할뿐만 아니라 인체세포의 감염부위와 결합력도 커 전파력이 최고 6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GH그룹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도 마수를 뻗쳤다. 이태원 클럽과 경기도 부천 쿠팡물류센터, 수도권 개척교회, 서울 방문판매업체, 삼성서울병원, 양천구 탁구장, 도봉구 성심데이케어센터, 서울 시청역 안전요원 등, 최근 발생한 수도권 일대 집단감염은 대부분 GH그룹이었다. 즉, 최근 급격히 늘어난 집단감염의 원인은 대부분 해외로부터 비롯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코로나19 해외유입에 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1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따라 해외 유입을 통한 확진자 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모든 해외 입국자는 2주간 격리돼 입국 3일 이내에 전수 진단검사를 받고 있어서 해외 유입으로 인해 국내 지역사회로 확산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해외유입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기본적인 수칙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달리 코로나19를 이유로 해외에서 입국하는 외국인을 원천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다.

단계별로 관리하는 지역감염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정부는 6월 28일 지역감염자 수가 증가했을 때를 대비해, 사회적 거리두기 수칙을 재정비했다. 단계를 1~3단계로 나눠, 지역감염이 폭증할 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광주에서 지역감염이 급증하자, 2일 정부는 광주의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격상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모임 등을 제한한 바 있다.

물론 해외유입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3일 감염 위험도가 높은 방역강화 대상국가 외국인 입국자를 대상으로 출발일 48시간 이전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통한 음성 확인서를 의무 제출하는 규정을 신설했다.

하지만 원칙적으로 입국 자체를 막을 수 있는 규제책이 없다는 점은 코로나19 방역에 있어서 난관으로 지적되고 있다. 해외유입으로 인한 병상 소모와 인력 소모 등도 고려해야할 요소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의는 “이태원 집단감염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해외 입국자로 인한 집단감염 위험성은 존재할 수밖에 없다. 설령 철저한 관리로 해외유입이 국내 지역감염까지 퍼지지 않는다고 해도, 이로 인한 의료 자원 낭비도 무시할 수 없다”며 “입국 제한 등 해외유입을 원칙적으로 막을 수 있는 대비책도 필요하다. 적어도 지역감염처럼 해외유입 사례가 폭증할 경우 입국 제한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조치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