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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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의 주가 상승세에 빨간 불이 켜졌다. 상장 이후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상승가도’를 달렸으나 오름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것이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 2일 상장된 SK바이오팜의 주가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된 이후 사흘 연속 상한가를 치며 질주했지만, 어제(7일)는 전일 대비 0.47% 상승한 21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상장 이후 3일 동안 가격제한폭의 최대치인 30%씩 급등한 것에 비교했을 때, 오름세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시가총액 역시 주가 상승세에 영향을 받았다.
 
SK바이오팜의 시가 총액은 상장 첫날 9조 9458억원으로, 이틀 만에 7조원이 불어났다. 7일에는 장중 한때 시가총액 19조 6174억원을 기록하며 모기업인 SK(19조 676억원)와 SK텔레콤(18조 466억원)을 뛰어넘기도 했다. 하지만 주가가 하락하며 시총 17위(16조 9548억원)로 마감했다.

이러한 상황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7일, SK바이오팜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 종목은 한국거래소가 투기성이 짙거나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을 선정해서 공표하는 것을 뜻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장감시본부가 최근 주가가 급등한 SK바이오팜에 대해 투자자들에게 투자에 주의할 것을 알리는 차원에서 이러한 조치를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폭탄 돌리기’기 시작됐다는 우려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폭탄 돌리기란 투자자들이 주가가 낮은 종목에 몰려들어 주가 급등을 유도한 다음 단기간에 차익만 남기고 빠지는 행위를 말한다. 보통의 경우, 마지막에 폭탄을 받아 피해를 보는 것은 개인 투자자들로 귀결된다.

한 개인 투자자는 “아는 정보통에게 SK바이오팜 주가가 1주당 50만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정보를 접해 무조건적인 매수를 선택했다”며 “하지만 오늘(7일) 주가 상승 폭은 1%도 채 되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폭탄 돌리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SK바이오팜의 저조한 실적도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팜뉴스가 SK바이오팜의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지속했다. 

물론 SK바이오팜의 주력 분야인 중추신경계 약물 분야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팜의 가치평가를 기존 파이프라인 평가방식으로 하면 저평가될 수밖에 없다”라며 “주력인 중추신경계 약물은 출시부터 매출 도달까지 약 8~10년이 걸린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매년 20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와 판관비 등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초기 사업연도에서 적자를 기록할 수 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SK바이오팜이 지나치게 ‘고평가’ 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투자자는 “아무리 대기업 계열사라 하더라도, 5년 연속 적자인 기업이 어떻게 상장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며 “당장 SK바이오팜이 이익을 실현해도 누적된 손실로 발생된 결손금이 5000억원을 넘는다. 해마다 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더라도 5년이 지나야 배당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가 관계자는 “SK바이오팜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것은 기업가치 평가 측면보다는, 앞으로 회사의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투기적인 성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가 오른다고 해당 기업이 정상적인 가치를 평가받은 것은 결코 아니다.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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