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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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에서 제약·바이오 종목의 활약이 돋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올 상반기 종합주가지수는 하락한 반면, 코스피·코스닥 시장 제약·바이오 관련 지수는 오히려 상승했다. 특히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라이징스타’에 제약·바이오 종목들이 대거 합류하며 위상을 떨치는 모양새다.

한국거래소(KRX)는 지난 1일, ‘2020 코스닥시장 라이징스타’에 선정된 35개 기업을 발표했다. 코스닥 상장기업 중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을 보유해 향후 전망이 기대되는 업체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제약·바이오 종목이라는 것이다.

전체 35개 회사 중 20%에 해당하는 7곳이 제약·바이오 기업에 해당하고 특히 그중 6곳은 이번에 새로 진입한 ‘뉴페이스’다.

이는 올 상반기, 코로나19로 국내 종합주가지수가 4% 하락에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제약·바이오 종목의 활약상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스피 의약품지수는 상반기에만 55% 급등했고 코스닥 제약지수 역시 31%가 상승했다.

6일 팜뉴스는 기업별 분기·사업 보고서를 토대로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제약·바이오 ‘라이징스타’ 기업들의 지난 실적과 현황에 대해 살펴봤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라이징스타에 선정된 클래시스는 피부 미용기기 ‘슈링크’를 주력 제품으로 보유한 의료기기 전문업체다. 회사는 코로나19 영향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기준 매출액 200억원대를 유지했으며, 1분기 매출액은 214억원을, 영업이익은 13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2%와 81%가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과는 회사의 ‘블록버스터’ 제품인 슈링크의 영향이 크다.

슈링크는 클래시스의 고강도 집속초음파(HIFU) 기술을 활용한 리프팅 미용 의료기기 브랜드로, 지난해 기준 368억원의 매출액과 글로벌 누적판매 대수 4500만대를 돌파했다. 누적판매 대수가 증가하며 관련 소모품 매출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2017년 92억원, 2018년 157억원에 이어 2019년에는 350억원을 달성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로나19의 영향을 온전히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2분기 실적이 다소 우려되는 면이 있다”며 “하지만 성수기인 3분기에 이르면 국내외 소비자들의 ‘보복소비’가 발생, 이에 따른 매출성장이 예상돼 연간 실적 추정치 달성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클래시스의 2020년 예상 매출액을 965억원, 예상 영업이익은 603억원으로 전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60%가 넘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장비 누적판매 대수가 증가하며 관련 소모품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새로 진입한 업체 중 눈에 띄는 곳은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레고켐바이오와 알테오젠이었다.

이들 기업은 조사대상 중 2018~2019년에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했다.

ADC와 합성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바이오기업 레고켐바이오는 2019년 매출액은 전년(2018년) 대비 127.8% 상승한 575억원으로 확인됐다. 바이오시밀러 기업 알테오젠 역시 2018년보다 113.3% 상승한 292억 29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하지만 레고켐바이오의 경우, 올해 1분기 성과 지표가 저조한 수준에 머물렀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41.1% 줄어들어 역성장을 기록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영업 손실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더욱 악화된 34억 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알테오젠 역시 2019년 1분기에 35억 6600만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들 모두 ‘라이징스타’라는 이름을 달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는 실적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숨은 일 인치’가 있다. 바로 바이오벤처 기업의 특수성이다.

일반적으로 신약 개발이나 약물전달 분야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지만 구체적인 성과는 기술개발이 완료되는 시점부터 발생한다. 레고켐바이오와 알테오젠의 단기적인 성과 지표가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좋지 못한 까닭이다.

실제로 이들 기업은 최근, 플랫폼 기술을 기반으로 한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지난 4월과 5월에 ADC 관련 기술을 영국 익수다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하는 계약을 맺었다. 계약 규모는 7700억원에 달한다. 알테오젠은 지난 6월, 글로벌 빅파마와 약 4조 6770억원의 피하주사 제형(SC) 기술 관련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한미약품이 사노피와 2015년에 체결한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 기술이전(5조 184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앞서 언급한 특수성을 고려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약·바이오 기업을 평가해야 하는 이유다.

특히,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안에 다케다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하이헤바이오 등으로부터 3개의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지급이 예정돼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마일스톤이 2024년까지 확보돼 있다. 

김용주 레고켐바이오의 대표는 “단일 후보물질은 한 번 기술이전하면 끝이지만 약물전달(ADC) 플랫폼 기술은 지속적인 기술이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하나금융투자는 “레고켐바이오는 자체 항체를 개발하기보다는 이미 항체를 보유한 기업들과 공동연구를 통해 ADC를 개발한다”며 “다양한 회사들과의 기술이전 체결이 가능한 배경이다. 이는 레고켐바이오가 계속해서 기술이전 체결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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