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최대 ‘대어(大漁)’였던 SK바이오팜이 2일 유가증권시장에 화려한 데뷔를 하며 코로나19로 가라앉았던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모양새다. 청약 증거금 환불에 따른 ‘반사 효과’를 본 기업이 나타나는 한편, 증권가 일각에서는 공모절차 돌입 시점을 앞당기는 회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추신경 관련 신약을 개발한 SK바이오팜은 지난 23∼24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청약에서 경쟁률 323대 1과 청약 증거금 31조원을 기록하며 ‘역대급’ 경쟁률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SK바이오팜의 높은 경쟁률로 청약을 받지 못해 환급되는 자금이 대량 발생했고, 이러한 자금이 유입되며 ‘반사 효과’를 누린 기업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SK바이오팜에 바로 이어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 위더스제약이 대표적이다.

위더스제약은 노인성 질환과 관련한 순환계 전문의약품 제약사로 바이오 의약품의 위탁생산(CMO)을 맡은 전문의약품 기업으로 내일(3일) 상장이 예정돼 있다.

회사는 지난 25~26일 이틀에 걸쳐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그 결과 청약 경쟁률은 1,082.03대 1을 기록했고, 청약 증거금도 2조 7500억원으로 ‘조단위’를 달성했다.

이처럼 높은 청약 경쟁률과 증거금이 몰린 데에는 31조원의 청약 증거금을 기록한 SK바이오팜의 청약 환불금이 대거 환불되며 그 일부가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SK바이오팜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청약 증거금에 1억원을 넣어도 평균 13주(공모가 기준 63만 7000원) 정도만 배정받을 수 있었다. 이렇게 주식에 배정된 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30조원 가량은 지난 26일 일괄적으로 환불됐다.

주목할 점은 SK바이오팜의 ‘화려한 데뷔’가 기폭제 역할을 해 이번 3분기부터 공모 절차에 돌입하는 업체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권업계 종사자는 “코스닥 지수는 이미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한 상태”라며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도 개선됐다. 이에 따라 상장을 준비 중인 기업들의 경우 공모금액 모집이나 상장 후 주가 부진에 대한 우려도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 하반기에 상장을 진행할 제약·바이오 종목이 2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13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이 예정된 유전체 분석 기업 소마젠의 경우, 최근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청약을 마쳤다. 지난 2004년 코스닥 상장사 마크로젠이 미국 현지에 설립한 소마젠은 당초 5월에 상장을 계획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두 차례 가량 일정을 미룬 바 있다.

셀레믹스와 한국파마, 퀸타매트릭스, 제놀루션은 이미 지난달 중순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해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 단계에 있는 업체들도 눈에 띈다.

안지오랩과 이노비오, 뷰노, 고바이오랩 등의 기업들은 기술성 평가를 마치고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놈앤컴퍼니와 네오이뮨텍 등은 기술성 평가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며, 결과에 따라 상장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술특례상장은 일반 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성 평가 대신 ‘기술성 평가’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자본회수기간이 긴 바이오산업의 특성을 고려해 미수익·성장형 벤처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용이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도입된 제도다.

이외에도 국전약품, 큐라티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압타머사이언스, 박셀바이오, 미코바이오메드, 티앤엘, 피플바이오, 에스엘에스바이오 등의 기업이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SK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SK바이오팜 상장으로 인해 공모시장의 일반청약 경쟁률이 상승하고 상장 예정인 기업들의 공모 시점이 연내로 집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K바이오팜 청약 증거금 31조원 중 환불된 약 30조원 중 상당 규모는 주식 시장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유동성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며 “유동성이 풍부한 올해 하반기에 상장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에 공모절차 돌입 시점을 연내로 앞당기는 기업이 증가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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